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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길섭 전 분석관 “북한 장마당 세대 마음은 한국에”


2024년 7월 27일 북한 평양에서 젊은이들이 한국전쟁 휴전 71주년을 맞아 문화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2024년 7월 27일 북한 평양에서 젊은이들이 한국전쟁 휴전 71주년을 맞아 문화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북한의 20, 30대 장마당 세대의 몸은 북한에 있지만 마음은 한국에 와 있다고 곽길섭 전 국가정보원 분석관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은 지난 14년간 핵무기 고도화는 이뤘으나 체제는 크게 약화됐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에서 30년 이상 북한을 분석해온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를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 곽길섭 전 분석관 “북한 장마당 세대 마음은 한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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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올해 2025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지 14년이 되는 해입니다. 북한이 핵무력 고도화는 성공했으나 경제난으로 체제는 더 약화된 것 아닌가요?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곽길섭) 북한은 대량무살상무기 개발에 대한 과잉, 왜곡 투자 그리고 대북제재 이런 것들로 인해서 정말 경제난은 전 세계가 알다시피 북한의 경제난은 계속 심각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최근 보면 원/달러 환율도 급상승하고 있지 않습니까. 8천원 정도 하던 것이 3만원까지 올라가고 있으니까요. 지금 북한 체제는 굉장히 약화되어 가고 있다. 주민들은 굉장히 힘든 상태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기자) 지난해 1월 김정은 위원장은 헌법에서 ‘통일’과 ‘민족’을 빼는 ‘적대적 2국가론’ 주창했는데, 개정된 헌법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런 것인가요?

곽길섭) 적대적 2국가론은 평생 민족통일을 외치면서 살아온 주민들에게는 엄청난 혼선을 주고 있을 겁니다. 그야말로 메가톤급 충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만 이런 것도 주민들은 공개적으로 표출은 할 수가 없죠. 북한이 개정 헌법을 곧바로 밝히지 않는 사례는 과거에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특수하게도 선대(김일성, 김정일)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이라는 큰 승부수도 지금 던져놓은 상태거든요. 헌법 내용을 전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북한 내부 주민관리라든지, 한반도 정세도 러시아까지 파병한 상태에서 일부러 영토 문제로 또 다른 불씨를 만들지 말자는, 관리하는 차원이 아닐까,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1만2천 명을 러시아에 파병해 4천 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죽거나 부상을 당했습니다. 노동당 간부들과 일반 주민들이 파병에 찬성하나요?

곽길섭) 참, 이 질문은 정말...북한이 파병 사실을 떳떳하게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간부나 주민들이 찬성한다면 굳이 감출 이유가 있겠습니까. 저는 이렇게 공개하지 못하는 그 태도가 찬성하지 않는 것을 반증한다, 이렇게 봅니다.

기자)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아들은 없나요? 후계자 문제가 어떻게 될까요?

곽길섭) 이런 것들은 충분히 북한이 연출을 할 수 있는 겁니다. 북한은 ‘극장국가’아닙니까.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것도 충분히 연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제가 생각하는 것은, 어린 나이라든지, 북한의 남성 중심 문화, 또 후대 수령이 다른 성(여성)이 될 수 있다는 그런 문제도 있거든요. 이런 것은 굉장히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따라서 저는 김주애를 후계자로 단정하는 건 좀 섣부르다. 특히 제 생각에는 김주애 역할은 백두혈통으로 영구세습의 문을 여는 도입부 역할, 인트로(Intro) 역할, 또 김정은의 리더십을 극적으로 부각시키는 카메오(Cameo)역할, 이 정도로 일단 보고, 우리가 좀 여유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키 174cm에 체중이 140kg에 달하는 초고도 비만입니다. 김 위원장이 쓰러지면 누가 권력을 잡을까요?

곽길섭) 김정은은 지난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하면서 자신의 유고에 대비해 제1 비서직책을 신설했지 않습니까. 그 규정을 보면 제1 비서는 당 총비서의 대리인이다, 이렇게 규정해놨거든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공석으로 두고 있는데. 이 제1비서는 총비서 직책하고 달라서 언제든지 5인의 당정치국 상무위원회만 소집하면 임명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지금 특정인이 후계자다, 이런 것보다는 제1비서가 어떤 김정은의 유고, 특별한 급변사태가 있으면 제1 비서가 중심이 돼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1 비서 후보로는 지금 김정은과 사실상 동반 통치를 하고 있는 여동생 김여정이라든지, 당을 관할하는 조직비서 조용원 등 이런 인물들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평양문화어보호법, 청년교양보장법 등을 제정해 남한의 노래, 드라마를 반입, 유포한 사람은 사형에 처하고 있습니다. 노동당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곽길섭) 네, 그렇죠. 지금 보면, 기자님께서 이야기하신 그 3가지 법이 통상 우리가 ‘악법 3종세트’라고 말하죠. 그런데 이 ‘악법 3종세트’ 말고도 ‘미성년 성범죄 방지법’ ‘군중 신고법’ 뭐 이런 것들도 계속 만들어 주민들을 통제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기성세대들은 그런 걸 참아내지만 ‘고난의 행군’ 시대에 태어나 국가로부터 아무 혜택을 받지 못한 장마당 세대, 북한판 MZ 세대들은 노동당하고는 마음 속에 선을 긋고 살고 있습니다. 노동당이 아니고 장마당을 자신의 희망이자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게 탈북자들의 일관된 증언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젊은이들의 마음은 확실히 노동당을 떠났다, 장마당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3만6천달러입니다. 반면 북한의 1인당 소득은 1천달러에 불과합니다. 한국이 북한보다 30배 잘산다는 얘기인데, 북한 민심은 모두 한국으로 넘어온 것 아닌가요?

곽길섭) 학생들이 그걸 피해서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다가 적발돼서 공개 처형까지, 사형까지 당하는 뉴스도 나왔지 않습니까. 이제 젊은이들이 목숨까지 걸고 있는 거죠. 사실 이런 것들 보면, 몸은 북한 땅에 있지만은 마음은 이미 대한민국에 왔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기자)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남포시 온천군 간부들과 자강도 우시군 농업감찰기관 감찰원들을 부정부패 혐의로 강력 처벌한다고 밝혔는데, 부정부패가 심한가요?

곽길섭) 심한 정도가 아니죠. 저는 가끔 그런 얘기를 합니다. 북한의 2천600만 주민 모두가 범죄인입니다. 그래서 검찰이나 경찰이 걸면 다 잡혀가야 될 나라다. 왜 그런가 하면, 지난해 북한이 인플레를 감안해서 월급을 10배 정도 올려줬죠. 그런데 월급을 올려봤자 3만~5만원 정도 밖에 안되잖습니까. 그런데 그걸 가지고 요즘 1달러 환율이 올라서 3만원 정도 하니까, 1달러 가지고 뭘 사겠습니까. 이제 북한에서는 부정부패는 살아가는데 선택사항이 아니고 필수입니다. 뭐, 김정은도 부정부패하고 있고 조용원도 부정부패하고, 모든 사람이 부정부패 하고, 월급을 가지고 살 수 없는데. 요번에 온천군과 우시군 간부들은 정말 억울한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요즘 북한 당국은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선전하고 있는데, 공장이 잘 돌아가고 있나요?

곽길섭) 통일부라든지 한국은행이 북한 경제를 주기적으로 발표하지 않습니까. 그걸 보면 북한의 공장 가동률은 20%-30%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전력난이 심하고 설비도 굉장히 노후화됐고 대북 제재도 장기화되고 이러니까 원자재 수급난도 심하고. 지난 한 해 동안 ‘지방발전 20X10’ 정책이 되면서 생필품 공장이 10여개쯤 준공이 되고 있는데, 이런 공장들은 김정은이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당분간은 수급이 잘 될 겁니다. 그런데 앞으로 계속 그 공급이 잘 이루어질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북한에 대화 신호를 보냈으나 북한은 순항 미사일을 쏘고, 미국에 반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곽길섭) 2019년 하노이 외교 대참사는 김정은 입장에서는 정말 잊을 수 없는 기억이죠. 게다가 지금은 김정은이 푸틴과 로맨스를, 밀월을 하고 있는 시기 아닙니까. 그러니까 트럼프는 그 다음이죠. 그래서 트럼프 마음은 알지만 트럼프가 내민 손을 선뜻 못 잡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김정은 속으로 한번 들어가서 생각을 해보면요. 이렇게 생각이 될 것 같습니다. 트럼프하고는 언젠가 협상을 해야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지금 김정은이 해야 할 일은 핵 능력을 보강하고 대러시아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면 뭐냐, 미국과는 기싸움이다. 다음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싸움을 벌이는 거다. 뭐 이런 수준에 있지 않겠냐.

기자) 곽길섭 선생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곽길섭) 네, 고맙습니다. 수고하십시오.

지금까지 한국 곽길섭 전 국정원 분석관으로부터 북한 내부의 정치 상황과 계속되는 경제난 그리고 민심 이반과 후계 문제 그리고 미국과 북한 관계 전망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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