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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계엄 사태 43일 만에 체포…현직으론 한국 헌정사상 처음


1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한국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도착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1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한국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도착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죄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론 한국 헌정사상 처음 사법기관에 체포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체포 전 대국민 영상 담화를 통해 불법 수사라고 반발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계엄 사태 43일 만에 체포…현직으론 한국 헌정사상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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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체포된 과정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한국 사법당국은 15일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 남용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43일 만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된 것은 한국 헌정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이날 새벽 4시 2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도착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끝에 6시간 반 만인 10시33분 체포영장을 집행했습니다.

공조본은 관저 도착 3시간여 만인 오전 7시 34분 사다리를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1차 저지선을 통과했고 이어 버스로 가로막은 2차 저지선을 오전 7시48분쯤 저항 없이 통과해 관저 앞 철문에 7시 57분 도착했습니다.

1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출발해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향하고 있다.
1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출발해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향하고 있다.

1차 체포영장 집행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경호처 직원들이 거의 없었고,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경호처 대응이 크게 달라진 건 강경 대응을 지시한 경호처 지휘부와 달리 일선 직원들 사이에선 특수공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진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조본은 앞서 지난달 31일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갖고 지난 3일 윤 대통령 관저를 찾아 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당시엔 경호처와 군인 200여명의 인간띠와 3단계 차벽에 가로막혀 5시간 30분만에 무산됐습니다.

이에 공수처는 지난 6일 체포영장을 재청구해 다시 발부받았고, 발부 여드레 만인 이날 집행에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대국민 담화를 냈다고요.

1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동하기 전 영상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1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동하기 전 영상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기자) 그렇습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로 출발하기 직전 2분 48초 분량의 대국민 담화 영상을 내고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며 “공수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며 이번 수사가 불법이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청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15일 한국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인근에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15일 한국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인근에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달 18일과 25일, 29일 세 차례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공수처 요구에 계속 응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공수처가 체포에 나서게 된 겁니다.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지난달 14일 영상으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이후 32일 만입니다.

진행자) 김 기자, 윤 대통령이 이번에 체포되기까지 혐의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일으킨 폭동의 총책임자로 지목된 상태입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무장한 계엄군을 투입해 국회를 봉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여의도 국회 내부에 진입한 계엄군이 의회 당직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여의도 국회 내부에 진입한 계엄군이 의회 당직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회에 계엄군이 투입된 상황에서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며 발포 명령을 내리고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니 계속 진행하라”며 추가 계엄을 언급했습니다.

사태 당시 투입된 군인이 동원한 실탄의 양이 5만7천735발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영장 없이 우원식 국회의장과 집권여당과 제1야당 대표 등 주요 정치 인사 10여 명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하고 수도방위사령부 벙커에 구금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경고성으로 계엄령을 발령한 것이고,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만 투입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습니다.

진행자) 현직 대통령 체포라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는데, 한국 정치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국회 다수당인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극과극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박찬대 한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찬대 한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 체포에 대해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회복, 법치 실현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물론 공권력의 법 집행을 무력으로 방해하며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든 중대범죄자”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녹취: 박찬대 원내대표] "공수처는 윤석열을 구속 수사해 내란사태의 전모를 낱낱이 밝히고 윤석열의 책임을 엄정히 물어야 합니다. 그것이 헌정질서를 온전히 회복하고 국가 정상화를 이루는 길입니다."

반면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이 체포됐다고 해서 불법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며 “불법 영장을 집행한 공수처에 정치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권영세 비대위원장] “공권력의 무리한 망동, 망국적 행동을 역사가 기억할 것이고 반드시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헌법을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본격적인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김 기자, 이제 윤 대통령에 대한 향후 수사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15일 한국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진입로에서 대통령 경호실 인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을 이동시키고 있다.
15일 한국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진입로에서 대통령 경호실 인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을 이동시키고 있다.

기자) 윤 대통령은 관저에서 경호차량으로 이송돼 영장 집행 20분 만인 오전 10시 53분쯤 정부과천청사에 도착했습니다.

공수처는 정부과천청사 5동 3층에 위치한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공수처는 준비한 질문지 분량만 200쪽이 넘는다고 밝혀 강도 높은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국회 봉쇄와 주요 인사 체포, 선관위 장악을 실제로 지휘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상계엄 선포 경위와 비상입법기구 창설 계획도 확인할 전망입니다.

공수처는 체포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체포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후인 17일 오전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입니다.

법무부는 윤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서울구치소 내 독거실을 배정해 다른 수용자들과 분리 수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현직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용된 사례는 없었던 만큼 경호, 경비와 예우 수준을 내부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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