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만에 또다시 탄도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연이어 도발에 나서는 양상입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또다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14일 오전 9시 30분께 북한 자강도 강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포착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은 250여km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습니다.
북한이 SRBM 표적으로 쓰는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합참은 “미한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 왔고 발사 시 즉각 탐지해 추적했다”며 “또한 미국, 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군은 현 안보 상황에서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굳건한 미한 연합방위 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인성환 국가안보실 제2차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소집해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 기종에 대해선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까?
기자) 한국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 계열 탄도미사일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SRBM보다 사거리가 짧은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등 전술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민간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이번 미사일이 보여준 사거리는 초대형 방사포보다는 짧다며 북한의 CRBM인 ‘화성-11-라형’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을 쏜 배경에 대해선 어떤 분석이 나옵니까?
기자) 북한의 이번 발사는 올해들어 두 번째 도발입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6일 고체연료 추진체계 적용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했습니다.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북한이 존재감 과시 차원에서 연이은 도발에 나서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주한미군 있죠. 한국에 거주하는 미 국민들이 꽤 많잖아요. 단거리도 당연히 미국에 위협이 되는 거죠. 그래서 시점으로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일주일 전이고 비록 단거리라고 해도 한미 연합방위 체제에 대한 도전과 위협이 되잖아요. 그런 뜻으로 일단 존재감과 압박감을 높이기 위한 그런 의도가 섞여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SRBM 발사를 대미 메시지로 보기엔 약하다며 무기 체계의 성능 개량 시험 또는 실전 훈련 성격이 강해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일각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전방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이동식발사대(TEL) 250대의 기동력과 화력을 검증하는 사격을 실시했을 거란 분석도 제기됩니다.
진행자) 이번에 미사일이 발사된 지역인 강계는 북한이 이전에도 미사일을 쏜 곳인가요? 생소한 지명인 것 같은데요?
기자)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강계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자강도에서 발사된 건 지난 2022년 10월 이후 2년 3개월만입니다.
북한은 당시 무평리라는 곳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일본 쪽으로 발사한 바 있습니다.
자강도는 북한의 미사일 생산기지와 각종 군수공장이 밀집한 지역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엔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자강도 성간군 광명리 지역에서만 200채가 넘는 마을 전체가 폭우에 휩쓸려 사라지는 등 큰 피해를 봤던 곳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당시 평안북도와 양강도보다 자강도 지역의 피해가 컸을 것으로 평가한 바 있는데, 이번 미사일 발사가 수해 피해 복구 상황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양욱 박사입니다.
[녹취: 양욱 박사] “자강도 지역에서 오랜만에 발사했다는 건 자강도 지역 미사일 생산시설들이 이제 수해에서 전부 복구가 돼서 정상적 생산이 가능하다는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을 수 있습니다.”
군사분계선에서 멀리 떨어진 자강도에서 사거리가 짧은 대남 위협용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가까이에 단거리 미사일을 그리고 자강도나 양강도처럼 중국과 국경을 접한 지역엔 중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해 운용해 왔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김 기자,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과 연관 지은 분석도 나온다고요?
기자) 조한범 박사는 러우 전쟁에 파병된 북한 병사들의 대규모 사상 소식이 국제사회 이슈가 되면서 북한이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라며 이번 미사일 발사가 러우 전쟁으로부터 시선을 분산시키면서 북한군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예상보다 더 많은 희생, 예상보다 전투력을 못 보여주고 있다 그 다음에 잡힌 포로 2명은 정찰총국 소속이라고 하면 가장 전투력이 높은 부대거든요. 그런 정찰총국까지 갔는데도 궤멸적 타격을 입었다면 인민군으로선 체면이 상당히 손상되는 상황이거든요. 이 때문에 본인들의 무력 시위와 존재감 과시 이런 걸 북한군이 선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거죠.”
일각에선 러시아 등 해외 수출을 위한 시험 발사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양욱 박사는 러우 전쟁 참전한 북한 병사들이 처한 참혹한 상황 속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무기 수출을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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