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연구기관 전쟁연구소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욱 밀착되는 가운데, 북중 관계의 쇠퇴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외교적 독립성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쟁연구소(ISW)는 9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서 "현재로서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쇠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 “The DPRK-PRC relationship is likely in decline at least for now. Several factors may contribute to this decline, including the PRC’s reluctance to become deeply entangled in the growing Russia-DPRK alliance for fear of alienating Europe and drawing increased pressure from the United States. The PRC is no longer the DPRK’s sole economic patron, diminishing its diplomatic leverage, although Russia is unlikely to be able fully to replace the PRC in this role.”
북중 관계 쇠퇴, 북러 연대 심화가 원인
보고서는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 악화 및 미국의 압박 강화를 우려해 북러 간의 연대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더 이상 북한의 유일한 경제적 후원자가 아니며, 이는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러시아가 중국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변화가 북중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입니다.
김정은, 중국 의존 줄이며 외교적 독립 추구
전쟁연구소는 김정은 위원장이 외교적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보고서] “Kim may seek to further reduce economic reliance on China to enhance his diplomatic independence. Kim probably hopes to secure international recognition as a nuclear-armed state by strengthening his position against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This effort includes expanding the DPRK’s weapons portfolio through technology transfers from Russia and increasing North Korea’s global influence, enhancing negotiating power with both the United States and PRC on denuclearization and sanctions. Kim is likely to continue realigning toward stronger ties with Russia at the expense of the PRC.”
김 위원장이 미국과 중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고자 러시아로부터의 기술 이전을 통해 무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북한의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려 한다고도 분석했습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푸틴 신년 메시지 강조, 북중 관계 변화 암시
보고서는 올해 1월 1일 북한 관영 매체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년 인사를 더욱 부각해 보도한 점에 주목하며, 이는 예년과 달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받은 신년 인사가 크게 다뤄지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대외 정세 변화는 중국이 더 이상 북한에 대해 이전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도 분석했습니다.
[보고서] “The PRC historically has been North Korea's strongest ally and economic partner, but this shift in the DPRK's alignment suggests that the PRC may hold less influence over North Korea than it once did.”
중국, 북한과 ‘기능적 관계’ 유지 전망
전쟁연구소는 중국이 지난 1년간 북한과의 외교적 교류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과 기능적인 관계를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양국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선포한 '우호의 해'를 폐막식 없이 마무리하며 양국 간 소원해진 관계를 보여줬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1만 명 이상의 병력을 파병했다는 보도에 대해 "관련 상황을 알고 있지 않다"며, 북한과 러시아가 독립적인 주권 국가로서 양국 관계를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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