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라진항에서 새해 첫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북러 무기 거래의 핵심 거점으로 지목된 장소에서 올해도 이런 활동이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 부두에서 10일 길이 115m의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대형 선박 입항...컨테이너 적재 정황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러시아와 북한이 사용하는 전용 부두 안쪽에 정박해 선체를 부두에 밀착시킨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선박 앞쪽에는 컨테이너로 추정되는 물체가 선박과 유사한 크기로 적재돼 있으며, 컨테이너를 옮기는 크레인의 팔인 ‘붐대’가 선박 위로 뻗어 있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이 선박이 컨테이너를 하역하거나 선적하는 작업을 진행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백악관은 북한과 러시아가 라진항을 통해 무기가 담긴 컨테이너를 거래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특히, 라진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로 옮겨진 후 열차로 우크라이나 전선에 전달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선박과 ‘북러 무기 거래’ 사이의 연관성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입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해당 선박이 이 지점에 빈 컨테이너를 하역한 후, 바로 옆 북한 전용 부두로 이동해 새로운 컨테이너를 선적하는 패턴을 보여왔다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포착된 선박 역시 러시아에서 운반해 온 빈 컨테이너를 하역 중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해에도 활발한 컨테이너 이동
새해 첫 대형 선박의 입항이라는 점에서 이번 움직임은 특히 주목됩니다.
물론 위성사진에 포착된 선박과 컨테이너만으로 북러 간 무기 거래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지적한 라진항에서 새해에도 대형 선박의 입항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의혹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로버트 우드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1만 8천 개 이상의 군수품 관련 컨테이너와 100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불법 이전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그 이후 한 달여 동안 라진항에는 최소 3척의 대형 선박이 추가로 입항했습니다. 이는 북러 간 거래된 컨테이너 수가 이미 2만 개에 육박했거나 이를 넘어섰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일반적으로 선박 한 척이 운반할 수 있는 컨테이너는 약 600개로 추정됩니다.
북러 “정당한 우호협력 관계” 주장
라진항을 드나드는 선박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은 지난해 10월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러 간 무기 거래에 대한 의혹 제기를 두고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유엔 헌장에 따른 주권 국가 간 정당한 우호협력 관계를 훼손하기 위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제기된 제재 위반 의혹에 대해 “물적 증거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이를 일축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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