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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RBM, ‘극초음속’ 보다 변칙 기동 능력 주목해야”


2025년 1월 6일 촬영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이 7일 공개한 사진은 북한 내 미공개 장소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발사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2025년 1월 6일 촬영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이 7일 공개한 사진은 북한 내 미공개 장소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발사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여부보다 변칙 기동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요격 회피가 가능한 극초음속 활공체(HGV) 역량을 확보할 경우, 역내 미군과 동맹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조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IRBM, ‘극초음속’ 보다 변칙 기동 능력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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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의 IRBM 발사와 관련해 속도보다는 방공망 회피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If it's an IRBM, even with a convention, a traditional re-entry vehicle, it is technically quote hypersonic unquote That re-entry vehicle's maximum speed is going to be at over Mach 5. And so part of this is the games that the North Koreans play in calling all these different things Quote hypersonic missiles unquote. So you don't even have to have a fancy re-entry vehicle on an IRBM to be quote hypersonic unquote but let's say it's the high end, the HGV. It's really a question of the trajectory of the booster. So it's not an issue of extra boost capability.”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6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IRBM이 마하 5를 초과하는 속도를 달성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극초음속'이라는 표현은 기동성과 재진입체 성능을 고려하지 않은 수사적 용어일 뿐이라며, 핵심 쟁점은 북한이 요격 회피가 가능한 HGV 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습니다.

“HGV 개발 가능성 의문”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극초음속 활공체 성공을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험 자료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현재 기술 수준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HGV는 선진국들도 개발과 실전 배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복잡한 기술"이라며, 북한의 기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The HGV is a very demanding technology. You know, we have no idea whether there's been any of these HGV tests have been successful. And in fact, there's some evidence that you know, at least the first several such tests were not. And so you know, a lot of flight testing is going to be required. You know, even the Russians and the Chinese had a very difficult time getting operational HDVS and required a lot of testing. And while the North Koreans traditionally are going to settle for less testing, they're still going to have to have enough testing to be able to demonstrate to their own satisfaction that the thing works. And it's far from clear that they're anywhere near that at this point.”

“북한은 전통적으로 시험을 적게 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전히 해당 기술이 작동한다는 것을 자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험을 실시해야 하며, 현재로서는 북한이 그러한 수준에 도달했는지 전혀 명확하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극초음속 활공체가 성능 면에서는 더 우수하지만, 발사체가 극단적인 온도와 압력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훨씬 더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6일 평양 일대에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이 미사일은 약 1천100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두 달 만의 도발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3천~5천500km의 중거리급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평가했으며, 지난해 북한이 세 차례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이동식발사대(TEL)를 이동시킨 정황도 포착됨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연계해 발사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변칙 기동 HGV 확보 시 역내 미군 위협”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극초음속 활공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징후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발사된 IRBM 역시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도록 설계된 일반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경우, 미사일이 표적을 향해 직선 궤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극초음속'이더라도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으로 요격이 비교적 용이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극초음속 활공체 역량을 확보했거나 확보에 근접했다면, 이는 “단순한 극초음속 미사일보다 더욱 우려스러운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So if it really was a glide vehicle as that would suggest, this is a more concerning than just a basic hypersonic missile because what a glide vehicle does that's different is goes up and then it comes down after a relatively short distance and it flies at relatively low altitude but greater than Mach 5 and it can maneuver to some extent that makes. And so that makes it really hard for a missile defense to intercept. And it's not so much the missile that is hypersonic as it is the GL.”

HGV는 기존 극초음속 미사일과 달리, 발사 후 비교적 짧은 거리를 비행한 뒤 대기권에 진입해 하강하며, 이 과정에서 낮은 고도에서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면서 목표를 향해 변칙 기동할 수 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기존 탄도미사일이 예측 가능한 포물선 궤적을 따르는 반면, 활공체는 비정형적인 궤적으로 비행해 방공망을 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HGV로 확인될 경우, 미국령 괌이나 일본 내 미군 기지 등 역내 주요 안보 자산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IRBM, ICBM과 동일 기술…북한 연계 활용 가능”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고체연료 기반의 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해온 만큼 이것이 사실이라면 IRBM 발사에 동일한 기술을 적용하고 연계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나 어려운 과제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이날 VOA와의 통화에서 “고체연료 ICBM과 IRBM을 구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ICBM과 IRBM은 모두 대형 고체 추진 로켓 모터를 사용하며 기술적 난이도는 동일하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루이스 소장] It doesn't have any technical meaning. It's not harder to make a solid propellant ICBM that it is to make a solid propellant IRBM. They're both big solid propellant rocket motors. They're the same level of difficulty.

또한 고체연료는 이동식 발사대 운용의 편의성과 신속한 발사 준비에서 강점을 갖추고 있으며, 사거리와 관계없이 기술적 안정성만 확보된다면 다양한 미사일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어 북한이 IRBM을 ICBM 개발과 연계해 활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미사일 기술 확보 위해 러시아 의존 가능성”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은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극초음속 활공체와 대기권 재진입체 등 첨단 기술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러시아의 지원을 구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So what I'd say is what North Korea needs right now is kind of two things. One is accuracy that is getting the actual warhead package on target, which is no small task and you know, the United States and also Russia has really over the past 35 years figured out a way to get warheads on target in a way that was not possible during the Cold War. And that's an area in which it's almost certain that the North Koreans have been challenged. And so the second big piece is the reliability of a warhead to actually survive and produce yield.”

피터스 연구원은 북한이 현재 목표물에 탄두를 명중시키는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 분야는 미국과 러시아도 수십 년간 연구와 개발을 통해 개선해온 영역으로, 북한 역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과 극초음속 활공체 운용 과정에서 탄두와 발사체가 극심한 열과 압력을 견디며 온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핵심 기술 개발에 있어 러시아가 북한에 상당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군사 지원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6일 조태열 한국 외교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우주 및 위성 기술을 공유할 의도가 있다는 신뢰할만한 이유가 있다”며 북러 간 기술 이전 가능성에 우려를 표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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