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IAEA “영변 핵시설 계속 가동…강선 ‘미신고 농축 시설’ 우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2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2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계속 가동하고 있으며 신고되지 않은 또 다른 핵 시설인 강선 단지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추가 실험 준비가 돼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IAEA “영변 핵시설 계속 가동…강선 ‘미신고 농축 시설’ 우려”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05:17 0:00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0일 북한 영변의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이 계속 가동되고 있다는 징후가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The IAEA continues to monitor the DPRK nuclear programme. There are indications that the light water reactor at Yongbyon continues to operate intermittently, which is consistent with an ongoing commissioning process. There are indications that the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at Yongbyon continues to operate.”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성명을 통해 “IAEA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면서 “영변의 경수로가 간헐적으로 계속 가동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현재 경수로에서 시운전 과정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수로 시운전은 일반적으로 핵연료 생산을 위한 원자로를 정상 가동하기 전에 모든 시스템과 장비가 설계대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는 단계적인 테스트와 검증 과정을 말합니다.

북한은 지난 2010년부터 영변에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하기 시작해 지난해 들어서 가동을 시작했으며, 영변 경수로의 발전 용량은 25~30MW로 추정됩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한 영변의 5MW 원자로가 지난 8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까지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The Agency has observed that the 5MW(e) reactor at Yongbyon was not operating between mid-August and mid-October. Our experts believe this would provide sufficient time to refuel the reactor and start its seventh operational cycle. After the irradiated fuel that has been withdrawn from the reactor has been allowed to cool for several months it is able be reprocessed.”

이어 “전문가들은 이 기간이 원자로에 연료를 재공급하고 7번째 가동 주기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자로에서 인출된 방사선 조사 연료는 몇 달간 냉각 과정을 거친 뒤 재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9월 이사회 성명에서도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계속 가동하고 추가 핵 시설로 지목된 강선 단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2024년 9월 13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 물질 생산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무기급 핵 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며 날짜 미상의 사진을 공개했다.
2024년 9월 13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 물질 생산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무기급 핵 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며 날짜 미상의 사진을 공개했다.

“강선의 미신고 농축 시설, 심각한 우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번 성명에서 북한이 지난 9월 공개한 우라늄 농축 시설이 평양 인근의 강선 단지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우라늄 농축 시설’ 방문 사진에 나온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원심분리기를 일렬로 연결한 설비)와 관련 기반 시설이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의 배치와 강선 단지의 본관 건물, 그리고 새로 건설된 별관의 구조와 일치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In mid-September, the DPRK published photographs of General Secretary Kim Jong Un visiting a “uranium enrichment base.” The depicted centrifuge cascades and infrastructure are consistent with the layout of a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and with the structure of the main building at the Kangson Complex and its newly constructed annex. The photograph showing the installation of centrifuges in the annex is consistent with General Secretary Kim’s call “to further augment the number of centrifuges in order to exponentially increase the nuclear weapons”. This display of an undeclared enrichment facility at Kangson and the call “to further strengthen the foundation for producing weapon-grade nuclear materials” are of serious concern.”

또 “별관에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사진은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기 위해 원심분리기 수를 더 늘리겠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과 일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강선의 미신고 농축 시설과 ‘무기급 핵물질 생산 기반을 더욱 강화하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입구.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입구.

“풍계리, 여전히 핵실험 준비 상태”

그로시 사무총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중대한 변화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핵실험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는 여전히 완료된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핵실험이 실시될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심각한 우려를 야기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There were no indications of significant changes at the Nuclear Test Site at Punggye-ri, which remains prepared to support a nuclear test. The conduct of a nuclear test would contraven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would be a cause for serious concern.”

앞서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월 10일 김 위원장이 북한 정권 수립일인 9월 9일, 일명 9∙9절 연설에서 “우리는 지금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데 대한 핵무력 건설 정책을 드팀없이(흔들림 없이) 관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월 13일 김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 물질 생산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무기급 핵 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북한 매체에 실린 사진에는 최신식 시설 안에 무기급 고농축우라늄(HEU)를 얻는 데 사용되는 원심분리기와 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 다수를 연결한 캐스케이드가 빈틈없이 설치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이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분리능을 더욱 높이라"며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 원심분리기 도입 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한층 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 핵 프로그램 지속 및 추가 개발, 매우 유감”

그로시 사무총장은 “미신고 농축 시설의 공개와 현재 진행 중인 영변 경수로 시운전을 포함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 및 추가 개발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The continuation and further development of the DPRK’s nuclear programme, including the revelation of the undeclared enrichment facility and the ongoing commissioning of the LWR, is a clear violation of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is deeply regrettable. I call upon the DPRK to comply fully with its obligations under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cooperate promptly with the Agency in the full and effective implementation of its NPT Safeguards Agreement and to resolve all outstanding issues, especially those that have arisen during the absence of Agency inspectors from the country. The Agency continues to maintain its enhanced readiness to play its essential role in verifying the DPRK’s nuclear programme.

이어 북한이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하는 한편, 특히 IAEA 사찰단이 북한에 부재한 기간 동안 발생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IAEA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검증에 필수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강화된 준비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IAEA는 각국이 NPT를 준수하고 IAEA의 핵 안전조치를 이행하는지 검증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으나 2003년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9년 북한의 요구에 따라 IAEA 사찰단이 철수한 이후, IAEA는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현장 검증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