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계속 가동하고 또 다른 핵 시설인 강선 단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습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과 추가 핵 개발 정황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9일 북한 영변 핵시설이 계속 가동 중이라는 징후가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Since my report to the Board and General Conference in August last year we have continued to monitor the DPRK nuclear programme. Since October 2023, the Agency has observed water outflows from the cooling water system of the light water reactor (LWR) at Yongbyon. These observations are consistent with an ongoing commissioning process.”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성명을 통해 “지난해 8월 이사회와 총회 보고 이후 우리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영변 경수로 냉각수 시스템에서 물이 배출되는 것을 관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현재 경수로에서 시운전 과정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수로 시운전은 일반적으로 핵 연료 생산을 위해 원자로를 정상 가동하기 전 시스템 작동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를 통해 냉각수 시스템과 전기 설비, 제어 장치 등을 점검합니다.
북한은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 2010년부터 영변에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했지만 지난해에야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영변 경수로의 발전 용량은 25~30메가와트로 추정됩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한 영변의 5MW 원자로 및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의 가동과 일치하는 징후가 관찰됐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The Agency has also observed indications consistent with the operation of the 5MW(e) reactor and the reported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at Yongbyon. Since my Report, the 5MW(e) reactor has shut down. The shutdown period has now lasted approximately 3 weeks. This is consistent with an indication that the reactor operating cycle has ended and that the reactor may then be refueled, a process which requires at least 6 weeks. We are continuing to monitor the reactor closely.”
지난해 8월 IAEA 보고 이후 5MW 원자로는 가동이 중단됐고, 현재 약 3주간 가동 중단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는 원자로의 가동 주기가 종료됐음을 시사하며, 이후 원자로에 새로운 연료를 재공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 과정은 최소 6주가 소요될 것이라면서 “원자로를 계속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이 영변 이외에 추가로 만든 핵 시설로 지목된 평양 인근 강선 단지에서 “기존 본관 건물 인근에 새로운 별관이 건설돼 사용 가능한 면적이 확장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달 제출한 ‘북한 안전조치 적용’ 보고서에서도 올해 2월 강선 단지 남서쪽에 새 별관 공사가 시작돼 올해 4월까지 외부 공사가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강선 단지는 영변 원심 분리기 농축 시설과 인프라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보고 기간 동안 이 단지에서도 활동이 진행 중이라는 징후가 있었다”고 밝혔었습니다.
“북한 핵 프로그램 지속 및 추가 개발, 매우 유감”
그로시 사무총장은 “현재 진행 중인 영변 경수로 시운전을 포함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 및 추가 개발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The continuation and further development of the DPRK’s nuclear programme, including the ongoing commissioning of the LWR, is a clear violation of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is deeply regrettable. I call upon the DPRK to comply fully with its obligations under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cooperate promptly with the Agency in the full and effective implementation of its NPT Safeguards Agreement and to resolve all outstanding issues, especially those that have arisen during the absence of Agency inspectors from the country. The Agency continues to maintain its enhanced readiness to play its essential role in verifying the DPRK’s nuclear programme.”
이어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의 효과적 이행을 위해 IAEA와 협력하며 IAEA 사찰단이 북한에 부재한 기간 동안 발생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IAEA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검증에 필수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강화된 준비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핵 역량 고도화’∙∙∙생산 역량 향상·소형화 노려”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북한 핵시설 가동 정황에 대한 IAEA의 계속된 보고가 ‘북한의 핵무기 생산 역량 증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When you look at the how they're growing their nuclear weapons production complex is that they are growing it so they can increase the amount of nuclear weapons they can make every year. And so yes and everything in the IAEA report it is consistent with that they're growing their capability to make nuclear weapons.”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매년 생산할 수 있는 핵무기를 늘리기 위해 핵무기 생산단지를 확장하고 있다”면서 “IAEA 보고서의 모든 내용은 북한이 핵무기 생산 역량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현재 북한은 연간 적게는 2개, 많게는 6개로 평균 4개 정도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며, 경수로 가동으로 연간 5~10개의 핵무기를 추가 생산할 수 있다면 연간 생산 역량이 2~3배 증가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무기급 플루토늄은 더 작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핵무기 제조가 좀 더 쉬워진다”며 “따라서 영변 경수로가 상징하는 기능은 상당히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IAEA는 각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고 IAEA의 핵 안전조치를 이행하는지 검증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다가 2003년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IAEA는 지난 2009년 북한의 일방적인 요구로 철수한 이후 북한 핵 시설에 대한 현장 검증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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