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레이스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외교 정책이 미한 동맹과 인도태평양 지역에 미칠 영향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워싱턴 톡 대선 특집에서는 전직 미국 고위 관리들과 함께 두 후보의 정책 방향을 심층적으로 조명하며, 한반도와 지역 안보에 미칠 파급 효과를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2일 VOA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리처드 롤리스 전 미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과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한 동맹 관계와 대북 정책이 매우 다를 것이라는 불안감이 한국 내에 있는데요. 그동안 미 대선 이후 미한 동맹 관계가 급변한 적은 없는데요.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보시나요?
리차드 롤리스 전 부차관) 네, 누가 당선되든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극적으로 변하겠죠. 하지만 해리스 행정부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더 호전적이고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우크라이나 파병뿐 아니라 미사일 발사, 또 북한이 한국과의 교류를 중단하고 한국을 적대 국가로 간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누가 당선되든 상관없이 상황이 바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느 후보가 이기든 이에 대응해야 할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누가 승리하든, 두 후보 모두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할 텐데요. 한국이나 미국의 아시아 동맹들이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전혀 다른 미국을 예상해야 할까요?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 국장) 물론 어느 정도의 변화는 있을 겁니다. 말씀하셨듯이 모든 나라들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합니다. 그리고 크게 보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감하는 부분도 있는데요. 미국의 외교 정책이 중국과의 경쟁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엔 초당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중국 문제에 대해선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울 겁니다. 예를 들면 말이죠. 그러나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 관계에 있어 특이하고 독특한 접근법을 취할 거라는 건 분명합니다. 한편으론 그가 한국에 첨단 군사장비를 제공하는 것을 지지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또한 동맹 관계에 훨씬 거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솔직히 방위비 분담과 동맹이 자국 방위에 더 많은 부담을 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유세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그가 김정은과 잘 지내왔다고 말했고, 김정은과의 외교를 그의 주요 외교 성과 중 하나로 꼽아 왔는데요. 2024년 공화당과 민주당 정강 모두에 북한 비핵화 목표가 포함돼 있지도 않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위협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비핵화 목표는 제쳐둘 것으로 보세요?
롤리스 전 부차관) 비핵화 목표는 이미 제쳐뒀습니다. 한국 일각이나 미국 정책 엘리트들 사이에선 비핵화를 여전히 주문처럼 주장할 수도 있죠. 하지만 비핵화는 전적으로 비현실적입니다. 북한은 결코 완전한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과 직접 협상할 방법을 찾으려 할 겁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핵심은 국무장관, 국방장관, 국가안보팀에 누구를 배치하느냐가 될 겁니다. 그들이 대통령을 안내하고 이끌어 한국과 일본 모두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일하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진행자) 북한 비핵화를 위해 수십 년간 노력해 온 이 시점에 미국이 북한 비핵화가 비현실적이라고 한다면 한국인들로서는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롤리스 전 부차관) 전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한국 사회의 정치적 여론은 매우 분열돼 있습니다. 이 점을 인정합시다. 한국에는 어떻게든 북한을 포용할 방법을 모색하는 매우 강력한 진보 좌파 세력이 존재합니다. 그들과 대화해 보면, 그들은 북한이 핵무기 측면에서 ‘큰 형님’ 같은 위치에 있고, 핵보유국으로 남을 것이며 앞으로도 핵 역량을 계속 이용하고 이를 활용할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는 또한 최근의 확장 억제 논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논의에서 미한 간에 확장 억제와 핵우산에 대한 보장을 강화할 추가 방안을 강구하는 협의체를 운영 중이죠. 문제는 북한이 호전적인 정책을 지속하면서 한국에 대한 중대한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런 핵 보장이 미한 관계에서 어떻게 검증될 것인지가 될 겁니다. 북한은 아마 이를 시험할 겁니다. 북한은 어느 미국 행정부 하에서도 이를 매우 빠르게 시험할 겁니다. 우리는 트럼프와 해리스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에 대응해야 할 겁니다.
진행자) 현실적으로 북한 비핵화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그걸 공론화하는 건 다른 문제인데요. 비핵화 목표를 정강에서 제외하는 건 북한 비핵화가 어렵다고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한국인들로서는 미국에 배신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존스톤 전 국장)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롤리스 전 부차관이 말했듯이 우리가 단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실이 있습니다. 비핵화는 장기적 목표로 유지할 수 있죠. 바이든 행정부의 어느 누구도 궁극적인 목표로서 비핵화를 포기했다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북한의 위협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오늘날 핵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억제력에 집중하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아시다시피 바이든 행정부는 대화를 위해 북한에 계속해서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의 군사 현대화를 지원했고, 미한일 3국 협력을 강화했으며, 역내 미군 전력 구조와 역량을 다각도로 향상시켰습니다. 따라서 둘 다 할 수 있습니다. 비핵화를 위한 협상 가능성을 계속 모색하면서도 동시에 억제와 안보 유지를 위한 실질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날 북한의 위협과 북한이 초래하는 위험을 줄여야 할 시급성을 강조하셨는데요. 해리스 부통령이 또다시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보시나요? 바이든 행정부가 모든 면에서 긴장 완화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그러면 북한만 더 대담하게 만들지 않을까요?
존스톤 전 국장) 저는 그 전제에 대해 약간 의견이 달라요. 바이든 행정부가 모든 면에서 긴장 완화를 추구한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군요.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지원은 상당히 강력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분명히 우크라이나에 더 장거리 역량 지원을 할 수도 있었죠.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러시아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했어요. 따라서 이건 그저 긴장 완화가 아니죠. 타이완에 대한 지원도 강력했습니다.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을 지원하는 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 이 정부가 긴장 완화만을 추구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우리의 주요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과 소통 채널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그건 긴장 완화와는 다른 차원이죠. 따라서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사이에는 접근 방식에 많은 연속성이 있을 겁니다. 3국 관계 구축에 계속 집중할 겁니다. 동맹들의 역량 강화에도 계속 집중할 거고요. 일반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뿐 아니라 이 문제와 관련해 동맹을 우선하는 접근법은 해리스 행정부의 특징이 될 겁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와 유사한 방식이 될 겁니다.
진행자) 존스톤 석좌는 바이든 행정부와 장차 해리스 행정부가 모든 면에서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대북 정책과 관련해선 두 후보 모두 비핵화가 아닌 위험 감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사실 아닌가요? 이게 긴장 완화 아닌가요?
롤리스 전 부차관) 전제가 잘못됐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입니다. 반면 북한은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들은 그 선택지를 파악하고 그걸로 뭘 할지 결정하는 데 매우 능하죠. 그래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에 대응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또한 최악의 상황에서 북한의 행동을 예측하도록 노력해야만 합니다. 설사 긴장이 완화되더라도, 그저 자연스럽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긴장 완화는 오직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믿을 때만 이뤄질 겁니다. 그리고 존스톤 석좌가 말했듯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깨달은 건 그가 북한과 좋은 거래를 성사시킬 수 없단 것이었습니다. 그는 근본적으로 북한이 의미 있는 일을 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잘못 판단했습니다. 그는 이번엔 매우 다르게 접근할 겁니다. ‘그들이 나를 한 번 속였다’는 걸 인식하고, 다시는 속지 않겠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도 시도는 할 겁니다.
진행자) 해리스 부통령은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와는 친밀하게 지내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는데요. 이는 그녀의 향후 대북 정책에 대해 무얼 말해주는 걸까요? 이 발언을 진지한 정책적 발언으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단순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위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존스톤 전 국장) 롤리스 부차관이 말했듯이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은 제한적입니다. 우리는 보유한 수단을 사용할 뿐입니다. 강력한 대북 제재는 유엔을 통해 가해지곤 하는데 이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려 하지 않으려는 부분입니다. 오히려 북한을 부추기고 그들의 역량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줬죠. 한반도에서의 억제력은 우리의 동맹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이뤄집니다.
진행자) 선거 운동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 차례 유럽과 아시아 동맹이 더 많은 방위비 부담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은 ‘머니 머신’이라면서 자신이 백악관에 있었다면 한국이 연간 100억 달러를 지불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현재 한국이 부담하고 있는 금액의 9배가 넘는 금액입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과 2030년까지 적용되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타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방위비 분담금 재협정이 틀림없이 이뤄지지 않을까요? 그의 거래적 접근 방식은 현재 진행 중인 한국 일본과의 매우 강력한 3국 협력을 약화시키지 않을까요?
롤리스 전 부차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가 우리 동맹들에 훨씬 더 많은 걸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독일, 프랑스와 유럽의 다른 국가들, 나토 동맹들에 대한 불만이 크죠. 그는 일본과 한국 역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확실히 믿고 있을 겁니다. 한국의 현재 국방 예산은 GNP의 약 2.8% 수준이고, 이는 현재 협정에 따른 연간 약 10억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포함한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아주 초기에 한국과 일본 모두의 방위비 지출을 대폭 늘릴 것을 요구할 겁니다. 제게는 합리적으로 보입니다만 한국 입장에선 진보 보수 두 진영 모두에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예상해야만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사람들이 방위비를 GDP의 5%, 적어도 3.5%까지 늘려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도 봤습니다. 아마 이런 일들이 아주 초기에 벌어질 겁니다. 아마 향후 5년간 적용될 이번 합의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겁니다. 이미 서명도 했지만요. 그러나 다른 이슈들도 있을 겁니다. 무역 문제나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위기와 관련된 문제들이 있을 겁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전체적으로 어떻게 전략을 수행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진행자) 한국 내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동맹에 대한 접근 방식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의 안보 우려를 부추기면 오히려 한국이 핵무장으로 나아가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이 미국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보세요? 한국이 이를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요.
롤리스 전 부차관) ‘기회’란 단어를 쓰셨습니다만, 한국이 불안감을 느껴 핵 역량을 모색하는 매우 어렵고도 아마도 나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트럼프나 해리스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이 이런 문제를 완화시키고 한국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고려하지 않도록 동맹 관계에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겁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죠.
존스톤 전 국장) 롤리스 전 부차관의 말에 덧붙이자면,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제 전 동료인 CSIS의 빅터 차 석좌가 핵 문제에 대한 한국 엘리트들의 견해를 종합적으로 연구했는데요. 이 연구의 결론은 한국이 미국의 약속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핵심 변수라는 겁니다. 북한의 위협보다 미국의 약속에 대한 인식이 더 중요하단 거죠. 약속이 확고하다고 여겨지는 한 한국이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진해서 얻을 이점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에 의문이 제기되면 셈법은 급격히 바뀔 겁니다.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등을 포함해서요. 미국의 여러 파트너들이 자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기로 결정하는 상황이 미국에 좋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전혀 좋지 않아요. 트럼프 대통령이 구성할 팀 역시 이를 이해할 겁니다. 결국 미한 동맹의 기본 원칙은 여전히 강력할 겁니다. 적어도 그러길 바랍니다.
진행자) 연속성을 강조하셨는데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연속성 차원에서 그녀가 최근 합의된 미일 동맹 현대화와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정과 관련해 양국 부처 간 절차가 그대로 진행되도록 할까요? 진행 상황을 뒤흔들지 않고 말입니다.
존스톤 전 국장) 사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많은 부분을 계속 진행할 거라고 봅니다. 보다 긴밀한 미일 지휘통제 구조, 군사작전 통합 등 말이죠. 이는 초당적으로 상당히 강력한 지지를 받을 겁니다. 방위비 분담 문제가 일본과 한국 모두에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될 겁니다. 롤리스 전 부차관이 말했듯이, 일본이 2022년 국가안보전략에서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방위비 지출도 이를 반영해야 합니다. 일본도 매우 극적인 변화의 과정에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것이 계속돼야 하고 심지어 더 강화돼야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고 싶다고 여러 번 분명히 밝혔습니다. 미국 내 정치적 전환기를 맞은 이 시점에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제공을 암시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고 싶어하는데 한국이 이미 깊숙이 개입해 러시아를 분노케 한다면 한국은 곤란한 입장에 놓이지 않겠습니까?
롤리스 전 부차관) 그럴 수도 있지만, 한국은 독자적인 행위자입니다. ‘진지한 국가는 진지한 일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한국이 진지한 일을 할 때입니다. 이건 북한이 이제 우크라이나에 개입해 사실상 이 전쟁의 교전국이 된 상황보다도 앞선 것입니다. 진지한 국가는 진지한 일을 합니다. 그리고 한국은 두 단계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은 제한된 양의 살상무기를 제공할 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가시적이고 현실적이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만 합니다. 제 생각에 아마 우크라이나가 가장 필요로 하는 물자는 한국이 다량 보유한 155mm 자주포입니다. 이 자주포들은 한국의 현역 장비 목록에도 있고, 예비 장비 목록에도 있습니다. 한국은 내일 당장 우크라이나에 이 자주포 70문을 보낸다고 발표해야 합니다. 이건 가시적인 일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나 카멀라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는 것과 무관하죠. 이것이 한국이 우뚝 서는 길입니다. 두 번째로, 한국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해결책을 강제하더라도 그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또 다른 역량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력 인프라가 파괴됐습니다. 한국은 향후 5년간 50억 달러 규모의 전기 인프라 지원 계획을 제안할 수 있죠. 또 한국 방식으로 저금리 대출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는 겁니다. 그것이 실질적인 지원이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한국은 이런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하거나 인명 피해를 감수하지 않고도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 주요 국가로서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한국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한국이 나설 때입니다.
진행자) 일부 한국인들은 심지어 미 대선 때까지 일주일만 더 기다렸다가 살상무기를 보낼지 결정하자고 합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대조적으로요. 한국이 살상무기를 제공한다면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한국이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까요?
존스톤 전 국장) 제 바람은 한국과 일본 친구들이 이런 결정들을 워싱턴의 생각을 염두에 두지 않고 내렸으면 합니다. 제 생각에 한국 입장에선 푸틴이 침략 전쟁에서 실패하고 북러 간 협력이 실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전략적 이익일 겁니다. 만약 북한이 러시아에 1만 명을 파병할 계획이라면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을 침략할 계획이 없다는 뜻일 겁니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의 문을 열 여지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한국에 큰 이익이 될 겁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더 큰 주제인데요. 미국을 고려하지 말고, 한국에 뭐가 좋은지, 일본에 뭐가 좋은지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안보 환경에서 한일 간의 긴밀한 관계는 그 나름의 논리가 있습니다. 해리스 정부나 트럼프 정부가 어디에 초점을 두든 상관없이 말이죠. 그리고 이런 생각이 모든 사안에 걸쳐 적용되길 바랍니다. 미국의 생각을 떠나 ‘한국에 무엇이 유리한가’라고 말입니다.
지금까지 리처드 롤리스 전 미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과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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