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의 일반토의가 24일 시작됐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 사회가 지속 불가능한 상황에 빠졌다며, 정당한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재임 중 마지막으로 유엔총회 연단에 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가자 전쟁의 종식을 촉구하고, 동맹과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만드는 인공지능(AI) 콘텐츠를 대부분 러시아가 만든다고 미 정보당국이 밝혔습니다. 중국이 경기 회복을 위한 경기 부양책을 전격 발표했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유엔 소식입니다. 유엔총회 일반토의가 24일 시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24~30일 고위급 주간을 맞아 제79차 유엔총회(UNGA) 일반토의(General Debate)가 시작됐습니다. 일반토의는 유엔 회원국 정상과 총리, 장관 등 각 나라 대표가 총회장 연단에 올라 국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입니다.
진행자) 매년 일반토의에서 주제가 있는데, 올해 주제는 뭔가요?
기자) 네. “누구도 뒤처지지 않게: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 지속 가능한 개발, 인간 존엄성 증진을 위한 공동 행동”입니다. 일반토의 주제는 총회 의장 당선인이 회원국들, 사무총장 등과 논의해서 늦어도 8월 초까지 정해 회원국들에 통보합니다.
진행자) 올해 일반토의에 주요 나라 정상 가운데 누가 참석하나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전에 연설했고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올해 회의에 참석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일반토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밖에 총회장 연단에서 연설하는 정상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올해 취임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그리고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이 있습니다.
진행자) 24일 일반토의 첫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연설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현재 국제 사회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들을 언급했는데요. 구테흐스 총장 말을 들어보죠.
[녹취: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Lebanon is at the brink. The people of Lebanon – the people of Israel – and the people of the world - cannot afford Lebanon to become another Gaza. Civilians are paying the price – in rising death tolls and shattered lives and communities. It was time for a just peace based on the U.N. Charter, international law and U.N. resolutions. "
기자) 네. 레바논이 벼랑 끝에 있다면서, 이곳이 또 다른 가자지구가 되는 것을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민들, 그리고 세계인들이 감당할 수 없다는 겁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삶과 지역 사회가 무너지는 가운데 민간인들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면서, 유엔 헌장과 국제법, 그리고 유엔 결의안에 근거한 정당한 평화를 이룰 때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유엔 일반총회에서 어떤 현안이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미국 정치 전문 매체인 ‘더힐(The Hill)’이 23일 보도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다섯 가지를 꼽았습니다. 바로 ‘우크라이나’와 ‘중동’, ‘중국’, ‘수단’,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의 유산’입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중동 항목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요. 중국 같은 경우 남중국해와 무역 분쟁 등의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 더힐은 전망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불러온 수단 내전을 끝내는 문제, 또 내년에 퇴임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직 기간 남긴 업적 등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연설하는데, 어떤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를 위한 서방의 지속적인 지원 필요성, 또 러시아 본토 내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의 사용 제한을 완화하는 문제 등을 제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오전에 총회에서 연설합니다. 또 26일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승리를 위한 계획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문제도 그렇지만 올해 일반토의에서는 역시 현 중동 상황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 되겠죠?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 사이 전쟁이 1년이 다 돼 가고요. 또 레바논 상황도 아주 좋지 않습니다. 지난 17일과 18일에 레바논 안에서 통신기기들이 폭발하면서 사상자가 나왔고요. 또 19일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안의 헤즈볼라 목표물들을 대대적으로 공격하면서 대규모 사상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23일에 있었던 공격이 치명적이었는데요. 23일부터 지금까지 아이 50명과 여성 94명을 포함해 모두 558명이 사망하고 약 1천500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24일 발표했습니다. 피라스 아비아드 보건부 장관은 “23일 공격으로 숨진 사람 가운데, 전부는 아니지만 대다수가 집에 비무장 상태로 있던 사람들”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총회장에서 연설할 텐데, 어떤 말을 할까요?
기자) 네. 가자 전쟁의 정당성, 또 레바논에 근거를 둔 이슬람 무장 조직 헤즈볼라를 공격하는 것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아랍권 나라 대표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 수반은 26일 오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오후에 연설합니다.
진행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3일 레바논 상황을 두고 이스라엘을 비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확전을 추구하면서 이란을 전쟁에 끌어들이려고 “덫”을 놓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란이 싸우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모든 이를 전쟁에 끌어들이고 중동을 불안정하게 하는 것을 원하는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유엔총회 소식 이어가 보겠습니다. 24일 일반토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재선 도전을 포기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네 번째이자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시작하면서 바로 이 점을 언급했는데요. “나는 놀라운 역사의 흐름을 보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오늘날 세상을 바라보며 어려움을 보고 절망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가자지구, 수단이 직면한 도전을 비롯해 전쟁과 기아, 테러, 기후 위기, 민주주의 위기 등 여러 위협에 직면해 있지만, 유엔이 지난 수십 년간 함께 해온 모든 일들을 봤을 때,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다”며 국제 사회가 힘을 합쳐 여러 도전과 지구촌 곳곳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도전을 언급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ach of us in this body has made a commitment to the principles of the U.N. Charter to stand up against aggression. When Russia invaded Ukraine, we could have stood by and merely protested.”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에 속한 각국은 침략에 맞선다는 유엔 헌장의 원칙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우리는 가만히 서서 그저 항의만 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그것이 ‘폭력’이라는 것을 이해했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막대한 안보와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다른 유엔 회원국들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지지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발발한 이후 많은 지원을 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자유를 지킬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인가, 아니면 침략이 다시 시작되고 한 나라가 파괴되도록 물러설 것인가”라고 물은 뒤 “나는 나의 대답을 알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우리는 지쳐서도, 외면해서도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가 승리해 유엔 헌장 아래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얻을 때까지 우리는 지원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외에 또 다른 분쟁 지역에 관해서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이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작년 10월 7일부터 중동 지역 전역으로 전쟁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거의 1년이 지난 지금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건데요. 다시 바이든 대통령입니다.
[녹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Full scale war is not in anyone's interest. Even as the situation has escalated, a diplomatic solution is still possible.”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전면전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상황이 악화하더라도 여전히 외교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지속적인 안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양국 주민들이 국경에 있는 그들의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진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인공지능을 어떻게 다루는지보다 우리 리더십에 대한 더 큰 시험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우리는 AI의 놀라운 역량이 독재자들에게 인류 정신에 대한 더 강력한 족쇄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을 고양하고 힘을 실어주는 데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연설을 마무리하며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권력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이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미국 대선 소식입니다.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러시아가 그 어느 나라보다 많은 인공지능(AI) 콘텐츠를 만든다고 미 정보 당국이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 당국자가 23일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인데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 가운데 일부로 러시아가 그 어느 나라보다 많이 AI를 이용한 콘텐츠를 만들어 미국 대선에 영향을 주려 한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어느 정도 규모로 그런 콘텐츠를 만드는 겁니까?
기자) 네. 브리핑에 나선 당국자는 규모는 전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생성형 AI를 쓴다는데요. 이 생성형 AI는 사람이 만든 것처럼 보이는 문자나, 그림, 영상 같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ODNI 당국자는 러시아가 AI로 강화한 사회연결망서비스(SNS) 계정을 써서 미국이나 다른 지역에서 친러시아 메시지나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외에 다른 나라도 이런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죠?
기자) 네. ODNI 당국자는 중국에 대한 국제적인 시각을 형성하고 미국의 분열적인 정치 문제를 증폭시키려는 작전에 중국이 AI를 사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중국이 미국 대선 결과를 겨냥해 특정한 작전을 하는 것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 당국자는 이란 측 사람들이 SNS 게시물들을 만들고, 진짜처럼 보이는 뉴스 웹사이트를 위한 확인되지 않은 기사들을 작성하는 것을 돕기 위해 AI를 사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대선 후보 관련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5일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후보를 암살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라이언 라우스 씨가 체포됐는데요. 라우스 씨에게 실제로 암살 시도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 디스포토 검사는 연방 법무부가 암살 시도 혐의를 라우스 씨에게 적용해 달라고 대배심에 요청할 것이라고 23일 밝혔습니다. 라우스 씨는 현재 2건의 총기 관련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데요. 만일 주요 대선 후보를 겨냥한 암살 혐의가 인정되면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앞서 라우스 씨 변호인이 보석을 신청했는데, 법원이 이걸 기각했습니다.
진행자) 라우스 씨가 직접 쓴 편지가 최근에 발견됐다는 소식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 측은 사건이 있기 몇 달 전에 어떤 사람 집에 “세계” 앞으로 보내는 편지를 라우스 씨가 남겼다고 밝혔습니다. 라우스 씨는 편지에서 “이것은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한 암살 시도였지만, 실패했다”라면서 “이 일을 끝내는 사람에게 15만 달러를 주겠다”라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한편 라우스 씨 변호인은그가 타이완이나 우크라이나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을 도우려고 시도했다면서, 수사 당국이 발견한 편지가 암살에 실패하려는 라우스 씨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와 해리스 후보는 23일 어떤 일정을 보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23일) 연설에서 해리스 후보를 “공산주의자”로 부르는 등 독설을 이어갔습니다. 반면 해리스 후보는 유세 일정이 없었는데요. 대신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과거 대선 후보들이 참석했던 가톨릭 자선 행사에 해리스 후보가 가지 않는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스 후보 측은 다음 달 17일 뉴욕에서 열리는 “알 스미스 연례 만찬”에 다른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행사는 가톨릭교회의 자선기금 마련 행사인데요. 대선이 있는 해에 보통 두 당 대선 후보가 참석했습니다. 해리스 후보는 대선에서 이기면 대통령 신분으로 행사에 가겠다고 밝혔는데요. 반면 트럼프 후보는 올해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중국 소식 보겠습니다. 중국 당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중앙은행이 24일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고 정부의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습니다. 새 부양책은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고 금리를 인하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는데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당시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내놓았던 부양책 이후 가장 큰 규모이자 가장 공격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경제 대국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와 관련해 실망스러운 데이터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중국의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 등이 모두 둔화하고 주택 가격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와 함께 중국이 올해 5%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중국 인민은행이 새로운 계획을 내놓은 겁니다.
진행자) 경기 부양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좀 볼까요?
기자) 중국인민은행의 판궁성 은행장은 24일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은행 지급준비율(RRR)을 0.5%P 인하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 위안, 미화로 약 1천420억 달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판 행장은 이어 올해 안에 시장 유동성 상황에 따라 지준율이 0.25∼0.5%P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판 행장은 또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PBOC) 금리를 0.2%P 낮춰 기존 1.7%에서 1.5%로 조정하고, 기타 금리도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중국의 주택 가격도 하락했다고 하셨는데, 부동산 정책에도 변화가 있나요?
기자) 네,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처로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율을 인하하고 모든 유형의 주택에 대한 최소 현금 납부액을 15%로 낮추는 내용이 포함됩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2021년 이후 급격한 침체에 접어들었는데요. 여러 부동산 개발 업체가 파산하면서 미분양, 미완성 주택이 대량으로 쏟아진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도 최근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주 4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낮췄는데요. 인하 폭도 0.5%P로 통상적인 0.25%P보다 컸습니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한 것도 중국에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었던 한 배경으로 꼽히는데요. 중국 인민은행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주식 시장이 바로 반응을 보였습니다. 24일 상하이와 홍콩의 주가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4% 이상 상승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이런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나뉩니다. 역대급 부양책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반응도 많습니다. 금융서비스 회사인 매쿼리 그룹의 래리 후 씨는 연구 노트에 “오늘의 정책 발표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1999년 이후 가장 긴 디플레이션 행진을 끝내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중국의 최고 지도부 사이에서 디플레이션과 맞서야 한다는 긴박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번스-프리처드 분석가 역시 로이터통신에, 팬데믹 이후 중국 인민은행이 내놓은 가장 중요한 경기 부양책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중국이 5%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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