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격해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을 포함해 9명이 숨졌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대계 미국인들에게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씨와 함께한 대담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본인 생각을 밝혔습니다. 중국이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사건으로 전면 금지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점진적으로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홍콩의 새로운 국가보안법에 따라 처음으로 징역형이 선고됐는데요. 이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중동 소식입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또 공격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군이 20일 베이루트 남쪽 교외 지역을 공습해 이슬람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을 포함해 최소한 9명이 사망하고, 약 60명이 다쳤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20일) 베이루트에서 “표적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지휘관이 누구입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20일 성명을 내고 헤즈볼라의 정예 전력인 라드완 부대의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과 고위 요원들을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아직 아킬의 사망 사실을 확인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1983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해병대 막사 폭탄 테러 사건에 관련된 혐의로, 아킬에 관한 정보에 7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몇 달 전에도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을 제거하지 않았나요?
기자) 그네. 지난 7월에 역시 베이루트에서 공습으로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두 달이 채 안 돼서 다른 고위 지휘관이 사망한 겁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19일에도 레바논을 대대적으로 공격했죠?
기자) 네. 이스라엘군은 19일 늦은 시간대 작전에서 2시간이 넘는 공습으로 전투기들이 레바논 남부에서 즉각 발사 태세를 갖춘 다연장로켓 발사대 수백 대를 공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레바논 관영 NNA 통신은 현지 시각으로 이날(19일) 밤 9시 이후 레바논 남부에서 52회가 넘는 공격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보안 소식통들을 인용해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레바논을 겨냥해 있었던 공격 가운데 이번이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고 19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인명피해가 났습니까?
기자) 바로 나온 인명피해 보고는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에 있는 군사 기지들을 최소한 17번 공격했다고 AFP통신이 20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19일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가 최근 발생한 통신기기 폭발 사건을 두고 이스라엘에 보복할 것이라고 선언했는데요. 같은 날(19일) 바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공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스랄라의 영상 연설이 방영되는 동안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음속을 돌파하면서 내는 굉음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뒤흔들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9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새로운 전쟁 단계에서 중요한 기회가 있지만 위험도 있다”면서 “헤즈볼라는 박해당한다고 느끼고 있고, 일련의 군사 행동이 계속될 것으로 느낀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유엔 등이 확전을 우려해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외무장관들을 만나 “우리는 가자 휴전 협상의 목표를 좌초시킬 긴장 고조 행위를 어느 당사자도 하는 것을 보기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 외교적 해법이 달성 가능하다고 여전히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외부에서 자제를 요청하지만, 나스랄라는 19일 연설에서 전면전도 감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스랄라는 이스라엘군이 남부 레바논으로 들어오길 헤즈볼라가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자신들에게 역사적인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나스랄라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19일 있었던 미국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레바논에서 통신기기가 터지면서 아이들도 목숨을 잃은 것을 두고, 그것이 적합한 전쟁 방식이냐는 질문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질문에 매튜 밀러 대변인이 어떻게 답했는지 들어보죠.
[녹취: 밀러 대변인] “as a general principle, we do believe it is, an appropriate practice for any country to defend itself by fighting terrorist organizations and terrorists that attack and are committed to attacking, that country. But of course, civilians are never a legitimate target in any type of military or other operation."
기자) 네. “일반 원칙상 한 나라가 자국을 공격하거나 공격할 의도를 가진 테러 조직이나 테러분자들과 싸움으로써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이 적절한 관행임을 믿는다”고 밀러 대변인은 답했습니다. 그렇지만 “물론 어떤 군사 작전에서도 민간인들이 적법한 목표물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폭발한 통신기기들의 출처를 두고 지금 많은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동유럽 나라인 불가리아를 언급하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이 불가리아 현지 언론 보도를 19일 전했는데요. 지역 매체가 수도 소피아에 근거를 둔 ‘노르타 글로벌’이란 회사가 헤즈볼라에게 갈 호출기의 판매를 알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국영 bTV 방송은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호출기 거래와 연관된 돈 약 180만 달러가 불가리아를 통해 헝가리로 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BAC란 회사가 호출기 출처라는 보도가 있었죠?
기자) 네. 원래 호출기에 타이완 회사인 ‘골드아폴로’의 상호가 붙어있었습니다. 하지만 골드아폴로 측은 BAC란 회사에 상호 사용권을 내준 것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이에 관해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BAC는 무역 중개 회사로 헝가리에 공장이나 운영 시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불가리아 정부가 자국 언론 보도를 두고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불가리아 국가안보 기관인 DANS가 지난 17일에 폭발한 호출기들 가운데 어느 것도 불가리아가 수출하거나 수입, 생산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미국 대선 소식입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대계 미국인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19일 이곳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의 반유대주의와 투쟁' 행사에 나와 연설했습니다. 그는 연설에서 자신이 유대계 미국인들의 보호자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는데요. 트럼프 후보 말을 들어보죠.
[녹취: 트럼프 후보] "With your vote. I will be your defender, your protector, and I will be the best friend Jewish Americans have ever had in the White House."
기자) 네. “여러분 표를 얻으면, 나는 여러분의 수호자이자 보호자가 될 것이며, 유대계 미국인들이 백악관에서 가진 가장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고 트럼프 후보는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연설 말미에 민주당이 유대계 미국인들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자신이 대선에서 이기면 이스라엘이 안전해지고, 반유대주의의 독성이 미국과 전 세계로 퍼져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공화당 소속의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후보를 두고 논란이 된 보도가 나왔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이 보도를 이날(19일) 언급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에 도전한 마크 로빈슨 현 노스캐롤라이나 부지사를 연설에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미국 CNN 방송은 로빈슨 후보가 과거 한 포르노 웹사이트에서 자신을 ‘흑인 나치’로 부르고, 노예제를 옹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빈슨 후보는 트럼프 후보를 강력하게 지지하고요. 트럼프 후보도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로 그를 지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9일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씨가 주관한 행사에 나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시간주 파밍턴힐스에서 열린 ‘미국을 위한 단결(United for Americas)’ 행사에 나와서 윈프리 씨와 현장에 있는 청중들, 그리고 온라인으로 참여한 사람들과 문답을 주고받았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특히 메릴 스트립, 벤 스틸러, 제니퍼 로페즈 씨 같은 유명 연예인들도 온라인을 통해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윈프리 씨는 과거에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오프라 윈프리쇼’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미국 사회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요.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후보를 열렬하게 지지합니다.
진행자) 이날(19일) 행사에서 어떤 말이 오갔습니까?
기자) 네. 불법 이민, 낙태, 총기 규제 등 다양한 현안을 두고 문답이 오갔습니다. 해리스 후보는 자신에게 약점으로 지적되는 불법 이민 문제를 두고 과거에 초당적으로 마련된 국경안보 강화 법안을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의원들을 사주해서 좌초시켰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그 법안을 되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총기 규제를 두고 해리스 후보와 윈프리 씨 사이에 재밌는 말이 오갔더군요?
기자) 네.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한번 들어보죠.
[녹취: 해리스 후보 - 윈프리] “And when you said you have guns know at the debate... I'm a gun owner, Tim Walz is a gun owner, .. (Winfrey saying: I didn't know that) If somebody breaks in my house, they're getting shot. (Winfrey saying: I hear that, I hear that.) I probably should not have said that. But my staff will deal with that later. (Winfrey saying: But you have been a gun owner for a while.) Yes, I have.”
기자) 네. 해리스 후보와 팀 월즈 부통령 후보가 총을 가진 사실을 윈프리 씨가 몰랐다고 말했는데요. 그러자 해리스 후보는 “누가 내 집에 침입하면 총에 맞을 것”이라고 해서 윈프리 씨와 청중을 놀라게 했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해선 안 될 말을 했다”라며 “나중에 캠프의 스태프가 대응할 것”이라는 농담 섞인 해명을 했습니다. 해리스 후보는 지난 10일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자신과 월즈 부통령 후보가 총을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해리스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인들의 총기를 압류할 것이라고 트럼프 후보가 주장하자, 누구의 총도 빼앗지 않을 것이라며 총기 소유 사실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국 소식입니다. 한동안 수입이 금지됐던 일본산 수산물이 다시 중국인들 식탁에 오르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작년 8월,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사건으로 전면 금지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중국은 과학적인 증거에 따라 관련 조치 조정에 착수하고, 국제적 규정과 기준에 부합하는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점진적으로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약 1년여 만에 수입을 재개하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양국의 관리들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에 관해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이어 “일본은 국제법상 의무를 이행하고 인체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해양 환경과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측에서도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일본 외무성도 양국 간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확인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0일 기자들에게 “ALPS 처리수에 대한 추가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준비가 됐음을 중국 측에 전달했고, 중국 측은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일본 수산물의 수입을 꾸준히 회복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르는데요. 특히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 물질에 대해 규제 기준을 충족시킬 때까지 정화시킨 물을 'ALPS 처리수'라고 합니다.
진행자) 추가적인 모니터링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감시한다는 겁니까?
기자) 새로운 모니터링은 중국을 포함한 국제 전문가들이 참여해 독립적으로 샘플링을 채취하고 분석 기관 사이의 비교를 추가로 실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성명에서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틀에서 핵 오염수 방출의 주요 단계를 다루는 장기적 국제 모니터링”을 수립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기시다 총리가 이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을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부터 중국이 일본 수산물을 수입하는 겁니까?
기자) 중국이 수입 재개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이번 합의가 즉각적으로 제한을 해제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중국은 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한 후 점진적으로 수입을 재개할 것임을 재확인했습니다. 마오 대변인은 또 중국은 일본의 “일방적인 해양 방류”에 여전히 “확고히 반대한다”며 “이러한 입장은 변함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 사고가 10여 년 전의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1년 3월 일본 북동부에 위치한 후쿠시마-다이이치 원자력 발전소에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폭발 사고가 발생해 원자로 3기에서 핵연료가 녹아내렸습니다. 그 이후 원자력 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TEPCO)이 파손된 원자로 주변 지하수와 바닷물을 끌어다가 핵연료를 식히면서 오염수가 발생했고요.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방사성 오염수가 계속 늘어났습니다. 결국 일본은 2023년 8월부터 후쿠시마 원전에서 처리된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당시에 주변국들의 반발이 컸던 걸로 기억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일본은 처리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은 이런 일본의 행태를 이기적이라 부르며 일본산 해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었습니다. 또 다른 인접국인 한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를 비롯한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다만,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수산물은 방사능 검사를 거쳐 일부 수입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홍콩 소식 보겠습니다. 홍콩에서 새로운 국가보안법에 따라 첫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가 나왔다는 소식 최근에 전해드렸는데요. 결국 징역형이 내려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법원은 19일 추카이푼 씨에 대해 선동 혐의를 적용해 징역 14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이날 징역형을 받은 사람은 또 있는데요. 홍콩 법원은 청만킷 씨에 대해서도 버스 좌석에 선동적인 문구를 적은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추 씨에게 왜 선동죄가 적용된 겁니까?
기자) 지난 6월,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문구가 쓰인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거리에 나섰다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광복홍콩 시대혁명’은 지난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홍콩의 해방을 요구하는 구호였습니다. 추 씨는 경찰에 자신의 주장에 다른 사람들이 공감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의도적으로 티셔츠를 입었다고 실토했고요. 추 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었습니다. 한편, 청 씨는 지난 6월 버스를 타고 가며 좌석에 ‘광복홍콩 시대혁명’등의 문구를 적어 선동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진행자) 선동적인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또 버스 좌석에 낙서를 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게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홍콩 법원의 빅터 소 판사는 6월 12일이 홍콩 민주화 시위대 사이에서 상징적인 날로 여겨지는 만큼 추 씨 사건은 사소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9년 6월 12일,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무력 충돌하며 수십 년 만의 가장 큰 폭력 사태가 발생했는데요. 추 씨가 문제의 티셔츠를 입은 날은 반정부 시위 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는 겁니다. 소 판사는 추 씨가 다른 사람들이 당시 폭동을 기억하도록 했기 때문에 사회 질서에 큰 위험을 초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홍콩의 새 법에 따르면 이런 행위로 수감될 수 있는 거고요?
기자) 맞습니다. 홍콩에는 지난 2020년에 중국 당국이 제정한 국가보안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홍콩당국은 기존 법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 3월에 기본법 제23조라고 불리는 새로운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국가 분열과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 결탁 등의 안보 범죄와 이에 대한 처벌을 담은 법인데요. 해당 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이번에 징역형이 선고된 겁니다.
진행자) 새 국가안보법은 처벌도 강화됐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해당 법이 발효되기 전인 올해 1월에 소 판사는 추 씨에게 비슷한 혐의로 징역 3개월을 선고했었습니다. 추 씨가 공항에서 비슷한 티셔츠를 입고 선동적인 출판물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혐의였는데요. 하지만 새로운 보안법은 선동죄에 대한 최고 형량을 2년에서 7년으로 늘렸고요. 만약 외국 세력과의 공모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최고 10년 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 판사는 추 씨가 자신의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형량을 1/3로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들 홍콩 시민이 징역형을 받은 데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의 새라 브룩스 중국 팀장은 AP 통신에 추 씨에 대한 유죄 판결과 유죄 선고는 새로운 보안법의 “순전한 악의”를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새 법의 모호한 문구나 광범위한 적용 범위, 또 억압적인 성격으로 인해 홍콩인들이 자신들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됐다는 겁니다. 하지만 중국과 홍콩 당국은 도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두 가지 보안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9월 현재 홍콩에서 두 국가 보안법으로 303명이 체포됐고, 176명이 기소됐으며, 160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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