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수해 피해 지역에 대한 복구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축구장 100개 면적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는 온 지역이 공사판으로 변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안북도 의주군에서 본격적인 수해 복구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8일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압록강과 맞닿은 의주군과 위화도의 여러 지역에서 공사가 한창인 장면이 보입니다.
대부분 얼마 전까진 공터였지만 이제는 아파트로 추정되는 직사각형 모양의 건물 기초가 들어선 곳이 많습니다.
압록강과 맞닿은 의주군의 한 지대에는 약 20개의 부지가 형성됐습니다. 또 일부에는 약 50m 길이로 콘크리트가 바닥에 깔리기도 했습니다.
이들 공사 부지 옆에는 공통적으로 수해 복구 인력이 머무는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천막촌이 형성돼 있습니다.
앞서 VOA는 북한이 수해 피해를 입은 주택을 철거해 해당 부지를 공터로 만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수해 직후까지 주택 등 건물이 남아있다가 최근 공터로 변한 지대는 최소 8곳, 면적으로는 약 67만㎡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국제 규격 축구장 100개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그런데 이곳 공터에 불과 며칠 만에 아파트로 보이는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것입니다.
만포 등 다른 지역에서도 아파트 공사 중
비슷한 장면은 자강도 만포시에서도 포착됐습니다.
9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강과 맞닿은 지대를 중심으로 정지 작업이 벌어진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수해 직후인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수풀이 우거졌던 곳이지만 최근 북한이 이곳의 나무를 정리해 공터로 만든 것입니다.
홍수로 유실된 주택을 대체하기 위해 새 부지에 아파트 등 공동 주거시설을 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수해가 발생한 지역에서 이처럼 대대적인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피해가 적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 수해로 인한 사망∙실종자 규모를 1천에서 1천500명으로 추산한 한국 언론 보도를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수해가 그만큼 심각하고 이로 인한 흉흉한 민심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녹취: 구병삼 대변인] “북한이 대규모 수해 피해로 전 사회적 역량을 동원해야 하는 비상 상황에서 비난의 대상을 외부로 돌림으로써 민심 이반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군수 공장에선 아직 별다른 움직임 없어
주거지역에서 활발한 공사가 포착된 것과 달리 북한 자강도의 군수공장에선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VOA는 북한 자강도 강계시와 전천읍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번 수해로 인해 북한의 군수공장도 큰 피해를 입은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실제로 포탄과 미사일 생산 기지로 알려진 ‘전천 2.8 기계공장’의 경우, 공장 바로 앞 도로와 다리가 유실됐으며, 공장 북쪽에 위치한 건물도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VOA가 이곳의 9일 자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이곳에선 아직까지 별다른 복구 조짐은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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