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수해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수재민용 대규모 텐트촌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복구가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를 촬영한 30일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주황색으로 된 2개 지대가 보입니다.
학교 운동장으로 추정되는 곳이지만 우주에서도 식별될 정도의 밝은 주황색 물체가 가득합니다.
최근 VOA가 평안북도와 자강도 일대에서 포착한 수재민용 대규모 천막 단지가 폭우 피해 약 한 달이 지난 시점까지 계속 운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앞서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의주군을 포함한 평안북도 내 약 9개 지점과 자강도 만포시 등 6곳에서 주황색과 노란색, 파란색 텐트 물결을 확인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압록강과 자성강, 장자강 등 강변 옆 마을이라는 점과 8월 초부터 급속도로 텐트 수가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다시 확인해 본 결과 최초 15개 지점 중 6곳에서 여전히 대규모 텐트촌이 발견됐습니다.
의주군의 경우, 최초 텐트촌이 형성된 4곳 중 북부 지역의 2개 지점이 철거된 듯 맨 땅을 드러냈지만 앞서 언급된 다른 2개 지점은 이전과 동일한 모습입니다.
그 밖에 신의주시 고성동과 자강도 성간읍, 장백로동자구에서도 8월 초와 같은 규모, 크기의 텐트촌이 발견됐습니다.
또 자강도 시중군은 이전보다 면적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주황색 텐트가 식별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자강도 삼포로동자구는 이전에 VOA가 텐트 유무를 확인하지 못한 곳이지만, 30일 이곳에선 대규모 천막촌이 발견됐습니다.
삼포로동자구까지 합치면 현재 북한에는 최소 7개의 텐트촌이 형성돼 있는 것입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 수해로 인한 사망∙실종자 규모를 1천에서 1천500명으로 추산한 한국 언론 보도를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이번 수해가 그만큼 심각하고 이로 인한 흉흉한 민심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녹취: 구병삼 대변인] “북한이 대규모 수해 피해로 전 사회적 역량을 동원해야 하는 비상 상황에서 비난의 대상을 외부로 돌림으로써 민심 이반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일부 지역에 여전히 수재민용 ‘텐트촌’이 형성돼 있는 점으로 볼 때 실제로 이번 수해로 인해 북한이 입은 피해는 결코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이재민이 한 달 넘게 텐트촌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은 피해 복구 역시 더디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국제사회의 수해 복구 지원 제의에 일절 응하지 않은 채 이번 수해를 자력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의 정성학 영상분석센터장은 앞서 VOA에 북한의 수해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정치적인 문제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 센터장] ”지도자의 체면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고 주민들의 굶주림 또 이런 어려움에서 구제해 주는 것이 지도자의 책무이죠.”
앞서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8월 1일 VOA에 북한의 수해 복구 지원 여부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에 중요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북한이 국제 인도주의적 활동가들의 북한 복귀를 조속히 허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인도적 지원과 비핵화 사안을 별개로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미국 정부는 가장 도움이 필요한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이 원활히 제공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상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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