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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폭 드론, '저비용·고효율' 무기"…"생산기지 역할 가능성도"


24일 북한 평양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공개된 무인공격기의 목표물이었던 장갑차가 폭발해 잔해가 터져나오고 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24일 북한 평양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공개된 무인공격기의 목표물이었던 장갑차가 폭발해 잔해가 터져나오고 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새 ‘자폭용 무인기’를 공개한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사일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한국의 방공망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북한이 이란과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지원받아 무인기 완제품을 만든 뒤 이를 다시 수출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자폭 드론, '저비용·고효율' 무기…생산기지 역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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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

반 밴 디펜 전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는 26일 북한이 공개한 새 ‘자폭 드론’에 대해 아직은 시제품 연구 및 개발 단계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자폭 드론’은 외관상 일반 무인 항공기와 비슷하지만 비교적 오랜 시간 비행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자폭 드론의 모습과 보도 내용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비행거리가 짧은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Based on what we've seen, they seemed to be relatively short range. They did show sort of a dome for a camera. So they're at least some of them seem to be at least partially you know, remotely guided via video. They showed a picture of one of these drones, you know, crashing into a tank.”

또한 공개된 드론에 둥근 모양의 카메라가 달려 있는 점으로 미뤄 일부는 원격으로 조종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목표물 타격 시 정확도를 높이려는 의도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자폭 드론을 활용해 상대방의 전차를 폭격하고 무용지물로 만듦으로서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는 것처럼 북한도 이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러시아·이란 무인기와 외관 유사…관련 지원 가능성 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공개한 드론이 이란제 ‘샤히드’나 러시아제 ‘랜쳇-3’와 유사한 외관을 갖고 있다며, 이들을 기반으로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So it it could be based on the Shahed I mean, it could be capable you know, those things have been shown as being capable. They're being used in Russia against Ukraine of so effect. So I think it's very possible that the Russians could be providing them with this technology.”

피터스 연구원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역량이 어느정도 입증된 러시아제나 이란제 자폭 드론을 기반으로 한다면 북한도 일정 수준의 역량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러시아가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관측했습니다.

샤헤드는 이란이 제작한 자폭 드론으로 낮은 제작 비용과 긴 비행거리, 비교적 작은 크기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란이 러시아군에 제공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됐었습니다.

또 러시아제 랜쳇-3는 특히 정밀 유도 시스템을 탑재해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자폭용 드론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24일 북한 평양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공개된 무인공격기가 목표물로 보이는 장갑차 위에서 수직낙하하는 모습.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24일 북한 평양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공개된 무인공격기가 목표물로 보이는 장갑차 위에서 수직낙하하는 모습.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앞서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를 찾아 최근 개발한 무인기의 타격 시험을 현지지도하고 조속한 부대 배치를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전략정찰 및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뿐 아니라 각종 자폭형무인기들도 더 많이 개발생산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이 자폭형 무인기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공개된 사진에는 자폭형 무인기 2기가 날아가 한국의 K-2 전차로 보이는 모의 표적을 타격해 폭발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정교한 역량 아니지만 대량 생산·배치 시 심각한 무기될 것”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만으로는 현재 역량을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아직은 이란이나 러시아가 운용 중인 자폭 드론처럼 정교한 역량을 보유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향후 북한이 이를 전면 배치한다면 한국의 대공 방어망에 큰 부담을 주는 위협적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14일 VOA 조상진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14일 VOA 조상진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만일 어느 한쪽이 2~3천대의 자폭용 드론을 갖고 있었다면 전장 상황이 완전히 다른 쪽으로 흘러 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So what both sides have learned in the Ukraine, both the Russians and the Ukrainians is that a drone can be a very effective way of attacking opposing ground forces that they can fly out, see where the ground forces are and even with armor, they can attack them in a top down manner. They've been using to attack cities and just attack apartment buildings and hospitals and those sorts of things. One of the things that drones are particularly good at is what's called a swarm. You can send dozens of drones together into the, a target area and they overwhelm the defenses.”

자폭을 통해 적의 지상군과 전차, 도시, 건물, 주요 인프라를 공격하는 데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특히 “군집 비행이 주요 장점인 드론의 경우 수십 대를 한꺼번에 목표 지역에 보내면 상대의 방어망을 압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자폭 드론은 심각한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렴한 제작 비용…배치만으로도 큰 이득”

전문가들은 또 자폭용 드론이 가지고 있는 군사적 효용성 뿐 아니라 경제적 가치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은 “자폭용 드론은 탄도미사일이나 순항 미사일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면서 이는 북한이 적의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값비싼 미사일을 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They are a lot cheaper they are a held a lot cheaper than ballistic missiles and cruise missiles. It could be used to overwhelm South Korean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s as what we saw earlier with the Iranian attempt back in April against Israel. So I mean, it's certainly possible that they're trying to build these things as an asymmetry to come over to overcome South Korean missile defenses. I mean for sure that's a real concern is that you're shooting down 20,000 dollar drones with a half a million dollar or more missiles they're meant to intercept. So that is a problem and it focuses on, on North Korea simply doubling down on this and trying to produce more.”

북한으로서는 한국의 미사일 방어를 극복하기 위한 비대칭전력으로서 이 같은 자폭 드론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고작 2만 달러짜리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50만 달러 이상의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정말로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북한은 드론 대량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도 “북한이 공개한 소형 자폭 드론의 장점 중 하나는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이라면서, 드론 한 대가 한국 군의 탱크 한 대를 파괴할 경우 배치 자체로 북한에 훨씬 이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One advantage of the kinds of small drones that we've that like the ones we've seen the North Koreans display is that they're relatively inexpensive. And certainly if you compare the cost of one of these drones to the cost of a modern tank for example, they're pretty cheap. And if you tried to defend yourself against these drones with sort of sophisticated surface to air missiles there would be a cost mismatch.”

또 북한이 배치한 자폭 드론을 막기 위해 한국으로서는 지대공 미사일 등 훨씬 더 비싼 대공 방어 무기 체계를 가동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비용 불일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자폭 드론을 다량 보유해 날려 보내면 그 자체로 이미 효과적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나 다름 없으며, 한국에게 큰 비용을 감수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격추되더라도 승리나 다름 없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또 북한이 러시아나 이란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제공받은 뒤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값싸게 자폭용 드론을 생산해 수출하는 이른바 ‘생산기지’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think probably Russia decided that North Korea can produce drones much cheaper than even Russia can or Iran can. And you know, the price of labor in North Korea is not high. So I think Russia may well have shared their drone technology with North Korea hoping that North Korea would produce a lot of drones and make them available at a low cost to Russia.”

그러면서 북한이 기술 지원을 받아 생산한 자폭용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장이나 전운이 감돌고 있는 중동 지역에서 사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자폭용 드론이 최근 현대 재래전에서 새롭게 추가된 전장 위협과 도전이라면서, 한국도 관련 역량을 추가하고 이에 대처하는 역량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대응 방안은 “전파 방해를 통해 군집 형태의 드론 공격을 막는 것”이라며, 드론의 위성항법 장치를 무력화할 수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 방어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You want to have jamming capability because, and just a one on one you can jam the actions by all of a swarm of drones. If you can jam the GPS guidance on the drones, they probably are going to be ineffective. Jamming becomes a very effective way.

아울러 주한미군과 함께 레이저와 무선 주파수 무기 체계를 점검하고 검토해 보다 비용 효율적인 방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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