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군이 오는 21일부터 초정통파 유대교 학생들에게 입영통지서를 발부합니다. 아이티 치안 유지 임무를 맡은 케냐 경찰 200명이 추가로 아이티에 도착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중국의 무역 정책이 후퇴하고 있고, 보조금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한 보고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초정통파 유대교 학생들에게 군 입영통지서가 곧 발부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오는 21일부터 초정통파 유대교 학생들에게 입영통지서를 보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16일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와 관련해 성명에서 군의 “증가한 작전상 필요”를 언급했는데요. 하지만 몇 명이나 징집될지, 또 이들이 언제부터 복무를 시작할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에서는 그동안 초정통파 유대인들은 징집 대상에서 빠졌죠?
기자) 네. 이스라엘 1천만 인구 가운데 초정통파 유대인이 13% 정도 되는데요. 이들은 오래된 정치적 합의에 따라 병역을 면제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법원 결정으로 이런 관행이 깨졌습니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지난달 25일 초정통파 유대인은 신학교에서 공부하도록 허용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군 복무를 강제하는 체제가 차별이라면서 초정통파 유대인도 군에 징집하라고 정부에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대법원 결정에 초정통파 유대교 측은 강하게 반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초정통파 유대교 지도자들은 종교 공부가 나라 미래에 똑같이 중요하고, 추종자들 군 복무가 자신들의 오래된 생활 방식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과거에도 몇 차례 초정통파 유대인들을 군에 징집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큰 반발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주 초정통파의 지도급 랍비인 도브 란도 씨는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징집 명령이 종교적 유대인들을 겨냥한 “전쟁”이라면서 이를 무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참고로 랍비는 유대교의 율법학자를 말합니다.
진행자) 이번에 군 입영통지서가 발부된다는 발표가 나오자 항의 시위가 벌어졌군요?
기자) 네. 텔아비브 인근에서 초정통파 유대인들이 모여 사는 브나이 브라크시에서 16일 몇백 명이 고속도로를 막고 몇 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러자 경찰이 해산을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9명이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이스라엘 안에서 초정통파 유대인들이 군 징집 대상에서 빠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와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군 사상자가 점점 늘자 징집 면제가 일반 대중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스라엘 육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적어도 325명이 전사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는 곤란한 일이죠?
기자) 맞습니다. 현 정부가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과 초정통파 정당들이 함께 꾸린 연립정부이기 때문입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손을 잡은 초정통파 정당들은 현 체제에 대한 어떤 변화도 반대합니다. 그래서 이번 조처를 구실로 이들 정당이 네타냐후 총리 측과 결별하면 연립정부가 무너지는데요. 그렇게 되면 원래 예정보다 2년 앞서 총선을 해야 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전쟁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하마스 군 지도부를 대거 제거했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은 16일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테러분자 약 1만4천 명을 제거하거나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제거된 테러분자들 가운데 여단급 지휘관 6명, 20명 이상의 대대급 지휘관, 그리고 중대급 지휘관 약 150명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 등 몇몇 언론은 이런 주장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군이 지난 13일에 공격한 하마스 고위 지휘관도 제거된 지도부 명단에 들어갔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이스라엘군은 알카삼 여단 지휘관인 무함마드 데이프 씨는 명단에 넣지 않았습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군이 칸유니스 인근 난민촌을 공격해 9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당시 이스라엘군은 이 공격이 데이프 씨를 겨냥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 쪽에서 데이프 씨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나요?
기자) 아닙니다. 데이프 씨가 당시 공격에서 사망했다는 주장을 계속 부인했습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현재 진행 중인 휴전 협상을 무산시키려고 난민촌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뉴욕타임스가 이스라엘군이 발표한 하마스 대원 사망자 수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는데, 가자지구 내 사망자 수를 놓고도 그동안 논란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쪽에서는 사망자 가운데 다수가 하마스 대원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5월 한 방송에서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약 3만 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거의 절반이 하마스 대원이었다면서 사망자 비율이 민간인 1명 당 반군 1명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 보건 당국도 사망자 수를 발표하는데, 이 집계에 하마스 대원들도 들어가는 겁니까?
기자) 가자 보건 당국은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분해서 발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망자가 여성과 아이라고 이 당국은 설명해 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이티 치안 유지를 돕기 위한 인력이 추가로 아이티에 도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6일 케냐 경찰 200명이 추가로 아이티에 도착했습니다. 이로써 아이티 치안 유지를 위해 아이티에 들어간 케냐 경찰 수가 모두 400명이 됐습니다.
진행자) 케냐 경찰이 추가로 입국한 것에 대해서 아이티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라모 노밀 아이티 경찰청장은 아이티 정부 이름으로 환영한다면서 케냐인들과 함께 일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케냐 경찰은 앞으로 모두 1천 명이 배치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케냐 경찰 외에 다른 나라 인력도 배치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하마와 방글라데시, 바베이도스, 베냉, 차드, 자메이카에서도 경찰과 군인을 보내는데요. 케냐 경찰까지 해서 약 2천500명이 배치됩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들이 연간 약 6억 달러의 비용으로 단계적으로 배치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가장 먼저 아이티에 들어간 케냐 경찰이 지금 어떤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까?
기자) 관련 당국은 보안 우려를 들어 케냐 경찰 임무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하기를 거부했습니다. AP통신 기자들이 지난 5월에 다시 문을 연 국제공항 인근 지역에서 케냐 경찰이 순찰하는 것을 봤다고 전했습니다. 그렇지만 한 현지 주민은 AP통신에 지난 6월에 처음 입국한 케냐 경찰이 순찰하는 걸 보지 못했고, 납치가 다시 시작되는 등 안전도 좋아지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케냐가 주도하는 지원 세력이 아이티에서 활개 치는 갱단 폭력을 막을 수 있을까요?
기자) 일부에서는 기대하지만, 신중하게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정부 기구로 최근 아이티에서 활동을 시작한 국제위기그룹(ICG)의 디에고 다 린 씨는 아이티 사람들이 과거에도 있었던 이런 지원이 그저 폭력을 일시적으로 줄일 것으로 우려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일부 아이티 정치인과 사업가가 갱단들과 연결돼 있다고 지적하고, 불처벌과 부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앞에서 언급된 것처럼 과거에도 아이티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에서 개입한 적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아이티에서 유엔평화유지군이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평화유지군의 성폭력 의혹과 거의 1만 명이 사망한 콜레라 전파 문제 등으로 임무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치안 유지 활동을 주도할 케냐 경찰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더군요?
기자) 네. 그동안 외부 감시 단체들은 케냐 경찰이 국내에서 공권력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불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지속적으로 비난해 왔는데요. 이런 전력을 들어 케냐 경찰이 아이티 치안 유지 임무를 주도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의 무역 정책에 관한 세계무역기구(WTO)의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네. WTO가 17일, 중국의 무역 정책을 검토한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WTO는 모든 회원국의 무역 정책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4대 무역국은 3년에 한 번씩 검토를 받고요. 나머지 회원국들은 이보다는 덜 자주 평가를 받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중국의 무역 정책 평가는 2021년 이후 처음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올해는 17일과 19일, 두 차례 회의를 통해 173쪽 분량의 중국 무역 정책에 관한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는데요. 중국과 통상 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 유럽, 호주 등 회원국 간에 격렬한 논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 주요 내용 살펴보죠.
기자) 네. WTO는 우선, 중국 경제의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정체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WTO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여전히 세계 경제 성장의 중요한 원동력”이지만 “중국이 이전에 착수했던 구조적 변화, 즉 제조업에서 서비스로의 변화가 중단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보조금 문제는 중국과 서방 간 교역에서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데요. 이번 보고서에서 그 점도 다뤘습니까?
기자) 네. WTO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평가 기간에 이른바 ‘지원프로그램’에 관해 알려왔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가 알려온 내용만으로는 중국의 보조금 규모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학계와 사모펀드 출처의 추정치를 인용해 그러한 보조금의 규모가 9천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정확한 보조금 규모는 알 수 없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당국은 시장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고 했지만, 일반적으로 보조금 지급 상황이 투명하게 WTO에 보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WTO는 보고서에서 더 명확한 그림을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중국 정부의 투명성이 부족해 일부 부문에서는 과잉 생산 능력으로 인식되고 있고, 이는 회원국 간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또 주목할 내용으로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보고서는 “특히 알루미늄, 전기자동차, 유리, 조선, 반도체, 철강 등 거래가 활발한 특정 부문에 대한 재정 지원 수준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통찰력을 얻지 못했다”고 명시했는데요. 열거된 산업들은 많은 회원국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분야들입니다. 현재 여러 나라가 중국의 과잉 생산, 보조금 지급에 항의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EU,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은 중국산 전기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등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이 진전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은 분야는 없었습니까?
기자) 보고서는 중국이 외국인 투자 환경을 계속 자유화하고 있고, 외국인 투자가 금지된 분야를 31개로 줄였다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또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이 시장 중심 개혁과 경제 자유화, 세계 무역 시스템 통합 등을 통해 생활 수준을 높였으며, 대규모 중산층의 출현을 가져오고 극심한 빈곤을 퇴치했다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중국의 강력한 성장은 또한, 높은 수준의 소득 불균형과 도시와 농촌 간의 큰 격차를 동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중국 정부 이야기 들어보죠.
기자) 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WTO에 제출한 답변에서 “복잡하고 심각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중국은 외부 수요 감소와 내수 부진이라는 압박을 극복하고 대외 무역과 해외 투자에서 꾸준히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국유 기업에 대한 개혁을 심화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같은 다자 무역협정에 가입하기 위해 개혁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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