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중국 중재로 다음주 베이징에서 만납니다. 중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과의 전기차 보조금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조처를 추가로 요청했습니다. 세계 경제가 올해 3.2%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으로 팔레스타인 관련 소식입니다. 하마스와 파타가 중국 베이징에서 다음주에 만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집권당 격인 파타가 다음주 베이징에서 만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과 로이터통신 등 몇몇 서방 언론은 양측 관리들을 인용해 하마스와 파타 사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중국이 주재하는 회의가 오는 20일과 21일에 열린다고 15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파타와 하마스 측에서 누가 대표로 베이징에 갑니까?
기자) 네. 뉴욕타임스는 하마스 고위 관리를 인용해, 하마스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가 대표단을 이끈다고 전했습니다. 또 파타 쪽에서는 마흐무드 알룰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끈다고 AFP통신이 파타 소식통을 인용해 16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보도를 확인했나요?
기자) 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적절한 때에 관련 정보를 전하겠다고 16일 밝혔습니다. 또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화해와 통합을 이루기 위해 팔레스타인의 모든 당사자를 지지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특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오랫동안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거의 20년 동안 집권하는 동안 5번이나 중국을 방문했는데요. 가장 최근에는 지난 6월에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회담을 중재한 하마스와 파타는 오랫동안 경쟁 관계에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측은 모두 팔레스타인 정당이자 정치 세력입니다. 지난 2006년 팔레스타인 선거에서 하마스가 크게 이겼는데요. 이어 양측에서 유혈 충돌이 벌어지자 하마스 대원들이 가자지구에서 파타를 몰아냈습니다. 그 뒤로 지금까지 가자는 하마스가 통치하고, 파타는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부분적으로 행정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어느 정파를 팔레스타인인들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여기나요?
기자) 네. 파타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입니다. 반면에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많은 나라는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양측은 그동안 자신들을 팔레스타인인들의 합법적인 지도자로 내세우려 했고요. 상대방이 자신들 권력을 약화할 것으로 경계하면서 대립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전에도 하마스와 파타 사이에 대화가 있었죠?
기자) 네. 몇 번 중재 시도가 있었는데 실질적인 결과가 없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4월에 베이징에서 회담이 있었고, 6월에 후속 회담이 있을 예정이었는데, 이번 달로 연기됐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10월 7일부터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뒤로 양측이 화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점점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전쟁이 끝나고 가자지구 재건을 진전시켜려면 파타와 하마스가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이의 실현 전망에 부정적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전쟁이 끝난 뒤에 가자지구 통치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쪽에 맡기기를 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전후 가자를 통치하는 데 있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안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측 승인이 필요할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하마스는 가지지구에 대한 민간 통제를 포기하고, 재건 책임을 독립 정부에 넘길 뜻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렇지만 자체 군사 조직을 해체하는 것은 배제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독립 정부가 들어서도 군사력은 유지하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가자에 하마스와 공식적인 관계가 없는 독립 정부를 세우면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 그리고 국제기관들이 재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최근 중동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데, 이번 베이징 회담도 이런 움직임의 하나라고 볼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이번 가자 전쟁에서 경쟁자인 미국보다 자신들을 더 중립적인 행위자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이스라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팔레스타인 측이 원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간 이번 회담이 중국에는 국제무대에서 중재자로 자임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최근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지난 몇 년 새 중동에서의 관계와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노력해 왔고, 이는 특히 지난해에 오랜 앙숙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 외교적 화해를 중재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중동 지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미국이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인공지능(AI) 같은 부문에서 중동 나라들과의 협력을 확대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을 두고 분쟁 중인데요. 중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 해결 절차를 추가로 요청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이 문제를 조사할 전문가 패널을 설치해 달라고 WTO에 요청했다고 15일 밝혔습니다. 중국은 이미 지난 3월에 이 문제를 WTO에 제소했는데요. 그 뒤로 미국과의 협상이 실패하자 전문가 패널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3월에 WTO에 제소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서 미국에서 조립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이 불공정 행위라는 것입니다. 중국 상무부는 15일 성명에서 워싱턴이 차별적이고 보호주의적인 정책들을 시행한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미국 법이 중국과 다른 나라 제품을 제외하고, 인위적으로 무역장벽을 설정하며 녹색에너지 전환 비용을 높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자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줄 뿐만 아니라 중국산 전기차에 매기는 관세를 크게 인상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해당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전기차뿐 아니라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관세도 대폭 인상했는데요. 이 조처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으로 생기는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전기차뿐 아니라 관세나 첨단 기술 제품 수출, 그리고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틱톡 사용 금지 등 많은 부문에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자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값이 싼 전기차를 많이 수출하려고 보조금을 제공해 왔습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가 이런 정책이 불공정 행위라면서 대응 조처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런 비판을 일축하고, 중국 기업들의 법적 권리와 이해가 침해되면 이에 보복할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위협해 왔습니다.
진행자)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 문제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막대한 보조금으로 전기차뿐 아니라 청정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제품의 값을 크게 낮춰서 규모가 큰 역내 시장을 중국 제품들이 서서히 잠식해 들어오는 것을 우려해 왔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EU가 이에 대응하는 조처를 강구했는데요. 특히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달 4일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37.6%의 상계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조처를 두고 EU 회원국들 사이에 생각이 갈린다고 하더군요.
기자) 네. 이해관계에 따라 견해가 다릅니다. 실제로 집행위가 회원국들에 15일 자정까지 ‘권고 투표(Advisory Vote)’를 통해서 이 조처에 대한 입장을 달라고 했는데요. 로이터통신은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찬성하고, 독일과 스웨덴은 기권했다고 15일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 권고 투표는 구속력이 없고요. 다만 집행위가 해당 문제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할 때 영향을 미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새로운 세계경제 전망을 내놨군요?
기자) 네. IMF는 ‘2024 세계경제 전망’ 7월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2%로 예측했습니다. 이 수치는 지난 4월에 내놓은 전망과 같은데요. 반면에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지난 전망치보다 0.1%P 증가한 3.3%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수정된 전망과 관련해서 IMF 쪽에서 어떤 설명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IMF는 먼저 아시아로부터의 수출 호조로 무역이 활성화되면서 국제적 활동과 세계 무역이 올해 들어 견조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무역 제한 조처 건수가 폭증하고 있다고 피에르 올리비에 고린차스 수석경제학자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런 조처가 지난해 3천 건 넘게 시행됐다면서, 이건 이미 높은 수준이었던 2019년의 1천 건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IMF가 무역 제한 조처를 언급했는데, 실제로 미국과 중국, 또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많은 나라 사이에 무역 분쟁이 벌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IMF는 그런 제한 조처가 수출 제한이나 산업 정책 형태를 띠고 보복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현상이 국제적 활동에 부담을 준다는 점이 우려 사항이라고 IMF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많은 나라가 인플레이션, 즉 물가 상승과 금리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데요. 보고서가 이 문제도 언급했나요?
기자) 네. IMF는 서비스 가격이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을 억제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습니다. 참고로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는 상승하지만, 그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IMF는 또 새로운 무역 긴장이나 지정학적 긴장도 여기에 일조한다고 지적했는데요. 무역 긴장이 커지고 정책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 수준이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역별로 성장률 전망치를 짚어볼까요? 먼저 중국 경제 성장률은 어떻게 전망됐습니까?
기자) 네. IMF는 지난 4월 4.6%에서 5.0%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개인 소비 반등과 강력한 수출 호조에 따라 그렇게 조정된 건데요. IMF는 중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도 앞서 4.1%에서 4.5%로 수정했습니다.
진행자) 성장률 5%는 중국 정부 목표와 일치하는 수치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잡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성장률이 소비 부진과 부동산 시장 침체 탓에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에 이런 상승세가 가라앉을 수도 있다고 IMF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유럽 경제에 대해서는 어떤 전망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미국은 지난 4월 전망과 비교해 0.1%P 떨어진 2.6%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이건 연초에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탓이라는데요. IMF는 내년도 성장률은 지난 전망과 같은 1.9%를 유지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번과 비교해 0.1%P 오른 0.9%로 수정됐습니다. 또 유로존의 내년도 성장률은 4월 전망치와 같은 1.5%였습니다.
진행자)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경제 규모가 큰 나라들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먼저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4월의 0.9%에서 0.7%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또 인도는 7.0%로 상향 조정됐고요. 한국은 지난 전망에서 0.2%P 오른 2.5%로 예측됐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와 2년 넘게 전쟁하는 러시아는 어떻게 전망됐습니다?
기자) 네. 러시아 경제는 올해 3.2%, 그리고 내년에는 1.5%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경제는 전쟁이 시작된 2022년에는 1.2% 역성장했고요. 지난해에는 3.6% 성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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