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발발 74주년을 앞두고 올해 94세의 미국 육군 참전용사에게 군사 훈장인 ‘퍼플하트’가 전달됐습니다. 한국전쟁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집으로 돌아온 지 71년 만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주의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공화당 하원의원이 지난 21일 94세의 미 육군 참전용사 도널드 도너 상병에게 미국 정부가 수여한 ‘퍼플하트’ 훈장을 전달했습니다.
로저스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훈장 전달 소식을 전하고 “도널드 도너 상병과 같은 사람이 없었다면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도너 상병은 형언할 수 없는 악에 맞선 용기와 인내로 정의되는 이야기를 가진 진정한 미국의 영웅”이라고 말했습니다.
[로저스 의원]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would not be the greatest country on earth without people like Corporal Donald Donner. He is a true American hero with a story defined by courage and resilience in the face of unspeakable evil.”
퍼플하트는 전투 중 부상을 입거나 전사한 군인에게 미국 정부가 수여하는 훈장으로, 도너 상병에게 퍼플하트이 전달된 것은 그가 한국전쟁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돌아온 지 71년 만입니다.
도너 상병은 지난 1948년 미 육군에 입대한 뒤 일본에 파견돼 무선통신병으로 복무하다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참전했습니다.
이후 전투 중 적의 총격으로 오른쪽 다리에 여러 발의 총상을 입었지만 치료 받기 전 북한군에 포로로 잡혀 극심한 고문을 당했습니다.
도너 상병은 700여 명의 다른 전쟁 포로들과 함께 만포에서 중강진까지 이어진 이른바 ‘죽음의 행진’에 강제로 동원 됐고, 그때 동료 미군의 도움을 받아 부상을 입었던 오른쪽 다리에서 총알을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도너 상병은 한국전 정전협정이 맺어진 1953년이 되어서야 다른 미군 포로들과 함께 풀려나 미국으로 송환됐습니다.
미군 참전용사가 퍼플하트 훈장을 받으려면 미군 규정에 따라 부상과 관련된 명확한 의료 기록 문서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도너 상병은 전쟁 당시 의료 처치를 받기 전에 적에게 포로로 잡히는 바람에 기록이 없어 그동안 부상에 대한 적절한 인정을 받기 어려웠다고 로저 의원실은 밝혔습니다.
도너 상병의 손자는 지난해 9월 로저스 의원실에 도움을 요청해 훈장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할 수 있었고, 71년 만인 지난 2월 마침내 도너 상병에 대한 퍼플하트 수여가 승인됐습니다.
로저스 의원은 “도너 상병은 심각한 부상을 입고 3년 반 동안 북한에서 포로로 잡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무와 국가에 대한 헌신이 흔들리지 않았다”며 “그는 퍼플하트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까지 한국전 참전 미군 중 부상 혹은 전사로 퍼플하트 훈장을 받은 장병은 11만8천여 명입니다.
한국전에는 약 180만 명의 미군이 참전했고, 이 중 10만여 명의 병사들이 부상을 입었고 전사자는 3만여 명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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