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라파 국경검문소를 장악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다섯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중국 전투기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이행 중이던 호주 헬기에 조명탄을 발사한 사건을 놓고 양국 간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이스라엘군이 이집트와 인접한 라파 국경검문소를 장악했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라파 동부 구역에서 정밀 대테러 작전을 시작했고, 이후 라파 동부 국경을 테러분자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라파 국경검문소 가자지구 쪽 구역을 작전 통제 중이라고 7일 발표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스라엘군 관리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이번 작전에 군 특수부대와 공군이 관여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군이 국경검문소를 장악한 사실을 현지 당국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가자 국경 관리인 와엘 아부 오마르 씨는 워싱턴포스트에 라파를 통한 통행과 구호품 반입이 이스라엘군 통제로 완전하게 중단됐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 간접 협상 상황에 관해 잘 아는 익명의 이집트 전직 관리는 이 신문에 이스라엘군 작전이 사전에 이집트 쪽과 조율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6일에도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 공격은 계속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6일 밤 라파 내 목표물을 겨냥한 공습이 집중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작전 중 국경 근처에서 터널 3곳을 발견했고, 하마스 반군 약 2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IDF가 라파 동부와 국경 구역에서 하마스를 겨냥한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도 6일 라파 내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결의했는데요. 이집트 관영 알카헤라 TV는 라파 국경 주변에서 산발적으로 전투 소리가 들린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그간 이스라엘 측에 라파를 겨냥한 본격적인 군사 작전을 시작하지 말라고 계속 만류해 왔는데요. 그렇지만 국제사회가 우려하던 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겁니까?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공언했던 라파 전면 침공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라파 공격에 관해서 다시 경고했습니다. 보렐 대표는 7일 기자들에게 “미국과 EU 회원국 등 모두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라파를 공격하지 말라고 요청했음에도 라파 공세가 다시 시작됐다”면서 “누가 뭐라 말해도, 이것이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유발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라파 국경검문소를 장악한 것에 관해서 하마스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하마스는 7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라파 국경 침공이 휴전 노력을 훼손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6일 하마스 측에서 중재국들이 제시한 휴전안을 받아들인다는 발표가 나왔는데요.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 측 발표가 나오자, 휴전안이 자신들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합의를 위해 협상단을 보내 중재자들을 만나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재안을 거부했어도 협상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하는 건 아니로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관리들이 몇 시간 안에 이집트 카이로로 가서 휴전안 내용을 바꾸도록 하마스를 설득할 수 있을지 알아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중재 노력에 관해서 잘 아는 팔레스타인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하마스 협상단이 7일이나 8일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해 휴전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가 받아들였다는 휴전안이 어떤 내용인지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로이터통신은 휴전이 3단계로 진행된다고 전했습니다. 단계별로 이스라엘인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맞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다는 것이 핵심인데요. 마지막 단계에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풀고 가자 재건 사업을 시작하는 내용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진행자) 휴전안을 받아들인다는 하마스 발표에 관해서 미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하마스 발표를 검토 중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현지에 가 있는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중재국들과 하마스 발표에 관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또 “미국은 인질 협상이 이스라엘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최상의 이익이라고 계속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 발표가 나오기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6일) 통화에서 라파에 대한 그의 명확한 입장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네타냐후 총리에게 라파 공격이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이와 관련해 “라파 공격은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을 가중하고, 인명 손실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요르단 국왕도 만났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6일)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과 비공개 오찬을 했는데요. 요르단 정부는 성명을 내고 압둘라 국왕이 라파 공격이 새로운 학살로 이어질 위협이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개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이 7일 크렘린궁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대통령으로서의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새 임기는 6년입니다.
진행자) 이번 푸틴 대통령 취임식에 많은 서방 국가가 대표를 보내지 않기로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그리고 대부분의 EU 회원국이 취임식 참석을 거부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프랑스는 모스크바 주재 대사를 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장관들과 고위 인사들 앞에서 러시아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가 된 위대한 국민입니다. 우리는 함께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고, 모든 계획의 결실을 볼 것이며, 승리할 것입니다”라고 푸틴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미국과 EU 등 서방측과 대립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에 관한 언급도 있었나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서방과의 대화를 중단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 (서방) 스스로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전략핵 안정성에 관한 서방과의 대화도 가능하지만, 동등한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전략핵에 관해서 언급했는데, 취임식 전날인 6일에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 훈련을 실시하라고 군에 명령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서방 관리들에 의한 위협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실시할 전술핵무기 사용 모의 훈련의 준비를 시작했다고 이날(6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번 훈련이 푸틴 대통령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전술핵은 전략핵과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죠?
기자) 네. 전술핵은 전략핵보다 핵탄두 위력이 약합니다. 그래서 전술 핵무기는 주로 전장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는데요. 광범위한 방사능 확산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특정 지역에 있는 적 목표물들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기자) 그런데 러시아가 전술핵 훈련 준비 이유로 서방 관리들의 위협을 들었군요?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이 완전히 새로운 단계의 긴장 고조를 유발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우크라이나 정부가 요청하면 프랑스군을 배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를 거부했고요. 캐머런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영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로는 해당 발언에 항의해 러시아 외무부가 두 나라 대사를 초치했다고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프랑스군 배치가 러시아와의 직접 대결을 준비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영국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공격에 관해서는 이에 대한 대응이 우크라이나 영토나 그 너머에 있는 모든 영국군 시설이나 장비가 목표물이 된다는 것을 포함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 발표에 관해서 서방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파라 다클랄라 대변인은 해당 훈련이 위험하고 무책임하다면서 나토가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외무부는 프랑스가 군을 우크라이나에 보내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그런 러시아 측 주장이 ‘허위조작정보(disinformation)’ 캠페인이라며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과 호주 사이에 마찰이 불거졌군요?
기자) 네. 지난 주말(4일) 한반도 서해(황해) 인근 국제 공역에서 중국 전투기가 호주 해군 소속 ‘호바트(Hobart) 구축함에서 발진한 ‘시호크(Sea Hawk)’ 헬기 경로로 조명탄을 발사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양국 정부는 상대방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서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 해군은 당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는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핵 비확산을 지지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이행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아르고스 작전’을 전개해 왔는데요. 이를 위해 역내에 함정과 항공기 등을 파견해 왔습니다. 호주 국방부는 6일 성명에서, 당시 호주군이 정기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중, 중국 공군 소속 J-10 전투기가 시호크의 약 300m 전방에서 조명탄을 투하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하고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다친 사람이나 기체 파손 같은 피해는 없었습니까?
기자) 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시호크가 조명탄을 피했다면서, 시호크와 승무원들이 위험에 빠지긴 했지만, 다친 사람은 없으며 기체도 훼손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만일 시호크가 조명탄에 맞았다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됐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호주와 중국 군이 전에도 충돌한 적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11월에도 동중국해에서 양국 간에 마찰이 있었습니다. 당시 호주는 중국 해군 함정이 수중 음파 탐지기를 사용해 호주군 잠수부를 다치게 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이를 일축했습니다. 또 지난 2022년에는 중국 해군 함정이 호주 북부 해안 근처에서 호주 군용기에 레이저 빔을 발사해 호주가 항의하는 등 양국 간에 종종 마찰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호주 정부는 이번 사건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6일 호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주는 중국 정부에 모든 수준에서 가장 강력한 표현을 했으며, 호주인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중국 측의 설명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앨버니지 총리는 또, 호주 군인들이 국제 영공에서 위험에 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호주가 도발적인 행동을 했으며, 이에 정당하게 대응했다는 반응입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호주군 헬기가 위협적인 방식으로 중국 영공 가까이 비행했기 때문에, 호주 측에 경고와 주의 환기 목적에서 현장에서 필요한 조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의 법률과 규정에 부합하며, 전문적이고 안전한 조처였다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호주는 한동안 꽤 관계가 좋지 않았죠?
기자) 맞습니다. 양국은 원래 교역을 기반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요. 하지만 2018년 호주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자국의 5G 이동 통신 사업에 중국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하면서 관계가 틀어졌습니다. 여기에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둘러싸고 갈등이 더 깊어졌습니다. 당시 호주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에 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했는데요. 이에 중국은 호주산 석탄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는 등으로 대응하며, 양국 관계가 극도로 악화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다 최근 다시 개선되는 분위기였는데요.
기자) 네. 지난해 5월 앨버니지 총리의 노동당 정권이 출범하면서, 양국 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보였습니다. 중국은 호주산 와인 등 일부 품목의 관세를 철폐했고요. 지난해 11월에는 호주 총리로서는 7년 만에 처음 앨버니지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다음 달에는 리창 중국 총리가 호주를 방문할 예정인데요. 앨버니지 총리는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호주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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