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 측에 라파를 공격하지 말라고 재차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 합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가자지구 라파를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국에 망명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이주민이 처음으로 아프리카 르완다로 이송됐습니다.무정부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아이티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새 총리로 임명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일 이스라엘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동을 순방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1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먼저 헤르조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 측에 최근 제안된 휴전 방안을 받아들이라고 다시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서는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가자지구로의 구호 제공이 개선됐다고 언급하며, 이런 개선을 가속하고 유지해야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협상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 가자 남부 라파를 공격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인데요. 블링컨 장관이 이 문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인구가 밀집한 라파를 공격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미국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루 전(4월 30일)에 라파를 공격할 것이라는 뜻을 다시 밝혔죠?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30일 인질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휴전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라파를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이 이날(30일) 낸 성명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모든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전쟁을 멈출 것이라는 생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합의가 되는 안되든 라파에 들어가 하마스 대대를 제거해 완전하게 승리할 것”이라고 네타냐후 총리가 강조했다고 성명은 밝혔습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전쟁 목표는 ‘하마스 제거’와 ‘인질 석방’, ‘향후 가자기구로부터의 위협 원천 방지’ 등입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에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라파 공격을 만류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는데요.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 통화에서 라파 문제에 관한 자신의 명확한 입장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라파 공격이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 간접 휴전 협상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스라엘이 하마스 측에 제안했다는 휴전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갔나요?
기자) 네. 40일 동안 휴전하면서 이스라엘인 인질 33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약 900명을 석방하고,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이스라엘이 허용하는 것이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와 관련해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휴전안이 협상 테이블 위에 있고, 우리가 말했듯이 지연도, 변명도 안 된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인질들을 집으로 보낼 휴전이 성사되지 않는 유일한 이유가 하마스 때문이라고 블링컨 장관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 휴전을 추진하는 것은 인질 석방 외에 가자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목적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전쟁으로 인도적 위기가 촉발되고, 대부분의 주민이 피난길에 오른 가자지구에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 식수를 휴전 합의로 더 많이 들여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휴전안을 받아들이라고 하마스에 지속해서 요구하는데, 하마스 쪽에서 새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사미 아부 주흐리 씨는 1일 로이터통신에 블링컨 장관이 휴전 합의 지연을 두고 자신들을 부당하게 비난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오히려 네타냐후 총리 때문이라면서 하마스가 여전히 이스라엘 측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전날(4월 30일) 이번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결정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ICJ는 이날(30일) 독일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중단시켜 달라는 나카라과의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니카라과는 지난 3월 초 독일이 이스라엘에 군사 장비를 보냄으로써 유엔 제노사이드(대량 학살)협약을 위반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그러면서 긴급하게 이스라엘을 위한 무기 공급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이 이스라엘에 상당히 많은 무기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맞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해 이스라엘이 사들인 군사 장비의 약 30%가 독일에서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액수로는 대략 3억2천만 달러로 미국에 이어 2위라고 하는데요. BBC는 이스라엘이 사들이는 군사장비 가운데 약 65%가 미국에서 건너간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가자 전쟁과 관련해서 ICJ에 소송이 제기된 것이 이번이 처음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다고 ICJ에 제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ICJ는 올해 1월 이스라엘 측에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대량 학살 행위를 예방하고, 민간인 구호를 위해 더 노력하라고 명령했습니다. ICJ는 또 3월에는 가자지구에 더 많은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육상 통로를 더 개방하라고 이스라엘 정부에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ICJ 외에 이스라엘 지도부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와 관련된 보도도 나왔죠?
기자) 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과 NBC 뉴스 등 몇몇 언론은 ICC가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그리고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총참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에 관해 이스라엘 정부가 우려한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 정부가 망명 신청 이주민을 처음으로 르완다로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선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몇몇 영국 언론이 보도했는데요. 영국에 망명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이주민 1명이 지난달 29일 르완다행 비행기에 탔다고 합니다. 망명 신청이 거부된 이주민이 르완다로 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앞서 영국 정부가 계획한 대로 해당 이주민이 강제로 르완다로 이송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자발적으로 르완다로 갔습니다. 영국 정부는 망명 신청이 거부된 뒤 자발적으로 르완다로 가는 이주민에게 최대 3천700달러를 지급하는 방안을 지난 3월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원래 이 방안이 오는 7월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는데요. 언론 보도가 맞는다면 예정 시점보다 빨리 시작된 겁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보도를 확인해 주었나요?
기자) 영국 관리들은 해당 이주민이 영국에 있을 권리를 모두 소진했다고만 설명하고, 자세한 사항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르완다 정부는 해당 이주민이 비행기를 타고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4월 30일에 도착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르완다 정부가 영국에서 망명 신청이 거부된 이주민들을 모두 받아들이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영국 정부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르완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5천700명을 받아들이기로 영국 정부와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새 많은 이주민이 불법으로 영국에 도착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정부 공식 자료를 인용해 2022년 1월 1일 이후 지금까지 5만명 이상이 도착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영국 정부의 강제 이송 방안에 따르면 이날 이후 영국에 불법으로 도착한 사람은 모두 르완다로 추방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배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너와 망명을 신청하는 이주민들이 급증하면서 골머리를 앓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르완다 이송 방안을 만든 거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항소법원과 대법원이 제동을 걸어 이 계획을 오랫동안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의회가 최근 대법원 결정을 뒤집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이 법안이 발효됐는데요. 이에 따라 영국 정부가 이번 여름에 이주민 이송을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영국 의회가 어떻게 대법원 결정을 뒤집을 수 있었던 건가요?
기자) 네. 고등법원과 대법원은 르완다가 안전한 제3국이 아니기 때문에 망명 신청자들을 르완다에 보내는 정부 계획이 위법이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자 영국 정부는 르완다와 이송된 이주민 안전을 강화하는 협정을 맺었고요. 이어 의회가 르완다를 안전한 나라로 선포한 법을 만들어서 가능했던 겁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법으로 르완다를 안전한 나라로 선언했어도 여전히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케미 베이드녹 기업통상부 장관은 누군가 르완다로 가기로 자원했다는 사실이 르완다가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는 주장을 약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BBC 보도에 따르면 베이드녹 장관은 자발적으로 르완다로 가는 이주민들에게 돈을 주는 것에 대해 국경통제에 있어 비용이 들지 않는 선택 방안이 없다고 영국 스카이뉴스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이티 과도위원회가 새 총리를 임명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최근 출범한 아이티 과도위원회가 4월30일 프리츠 벨리제르 전 체육부 장관을 아이티의 새 총리로 임명했습니다. 아이티는 지난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당한 이래 무장갱단의 준동과 치안 부재로 극도의 혼란 속에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기자) 과도위원회가 출범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바로 총리를 뽑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25일 과도위원회가 출범했고요. 그에 맞춰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던 아리엘 앙리 총리도 사임했습니다. 총리 대행은 미셸 파트리크 부아베르 경제재무부 장관이 맡았었는데요. 약 일주일 만에 새 총리에게 권한을 넘기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총리로 임명된 벨리제르 전 체육부 장관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고요?
기자) 네. 르네 프레발 대통령 집권 2기였던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체육부 장관을 지냈는데요. 아이티 역사 전문가인 로버트 패튼 버지니아대학교 교수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면서, 본인 선거구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날(1일) 투표에 참여했던 과도위원회의 한 위원은 그를 지지했느냐는 AP 통신 질문에 “나는 그를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과도위원회 위원조차 알지 못한다고 답하는 건 다소 의아한 상황인데요. 과도위원회는 모두 몇 명으로 구성돼 있죠?
기자) 투표권을 가진 7명과 참관 자격을 가진 2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날 투표권을 가진 4명이 벨리제르 전 장관을 총리로 뽑았다는 관리들의 발표가 나오자, 장내에서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진행자) 새 총리 임명 소식에 아이티 일반 국민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AP 통신은 총리 임명 후 몇 시간이 지났을 때까지도 많은 사람이 새 총리 임명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들이 총리를 뽑았느냐?”고 반문하면서 서둘러 자신이 가던 길을 갔고요. 한 70대 남성은 벨리제르라는 이름을 들어본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이 남성은 국가가 바른길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소식이라면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치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남성은 벨리제르라는 이름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지만, 아이티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총리 임명과 함께 이제 과도위원회의 역할도 끝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과도위원회의 임기는 2026년 2월까지입니다. 그때까지 정부 공백 상태를 메우고 새 대통령이 취임해 정권을 인수할 수 있도록 대선을 준비해야 합니다. 아이티는 또 지금 갱단의 준동으로 치안이 붕괴돼 있는데요. 케냐를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아이티의 질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경찰 파견 문제를 논의하고 있어 이 절차도 서둘러 진행해야 합니다.
진행자) 지금 아이티는 무장 갱단이 활개를 치면서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된 상태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지난해 갱단의 폭력으로 적어도 4천45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올해는 더 사태가 심각합니다. 1분기에만 갱단의 폭력으로 1천500명 넘게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갱단이 아이티 최대 교도소를 습격해 수천 명이 탈옥하는 사건까지 벌어지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이티 무장 갱단은 과도위원회의 활동이나 총리 임명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은 게 있습니까?
기자) 네. 갱단들은 정치적 영향력과 사면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폭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과도위원회 구성 때도 참여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갱단 연합을 이끌고 있는 전직 경찰관 출신 지미 셰리지에 씨는 지난 주말 소셜미디어에 자신들은 대화할 준비가 됐다며 “우리 모두 테이블에 있거나, 아니면 모두와 함께 테이블은 부서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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