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 미사일 잔해에서 북한 기술의 흔적이 발견되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셉 전 차관보는 15일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란과 북한이 20년 이상 미사일 협력을 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특히 이란은 북한과의 협력을 통해 핵무기 탑재 탄도미사일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중 하나만 방공망을 통과해도 이스라엘의 종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조셉 전 차관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이란이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했습니다. 여파가 얼마나 크다고 보시나요?
조셉 전 차관)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하고도 위험한 전략적 환경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수년 동안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이 상대를 직접 공격하지 않기로 한 제약을 없앤 중대한 확전임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더 많은 직접적인 공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끝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이스라엘은 이란의 전면적인 미사일 공격을 무력화시키고 결정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아이언 돔을 비롯한 이스라엘의 방공망과 미국과 영국 전투기들이 이란 미사일을 대부분 요격하는데 성공했는데요. 북한의 유사한 미사일 공격에 직면할 수 있는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주요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지역 통합 방공 체계를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요?
조셉 전 차관) 이스라엘이 이란의 드론, 미사일의 99%를 요격했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이것은 방공, 미사일 방어와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체계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모든 군사 태세의 필수 요소라고 생각하는데요. 동시에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정치적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방공망 덕에 이스라엘은 이란에 어떻게 대응할 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죠. 만약 이번 공격이 대규모 공격이었고 무력화 되지 않았다면 이스라엘은 압도적으로 대응해야하는 입장에 놓였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시간을 가지고 어떻게 대응할 지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다른 동맹국들의 방공, 미사일 능력만이 높은 요격률을 기록한 이유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란이 전략적, 전술적 경고를 한 것도 한 몫 했습니다. 영상을 보면 이란 드론들이 환한 불빛을 내고 있죠. ‘제발 요격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란은 유리한 상황을 고의적으로 포기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피해 규모를 줄이고 이스라엘의 대응을 축소하기 위해서였을까요? 우리가 생각해 볼 만한 부분입니다.
기자) 이란의 공격을 무력화시킨 데는 미국의 아랍 협력국들이 있습니다. 미국은 어떻게 이런 지원을 이끌어냈을까요? 그리고 이런 협력이 확전을 막는데 도움이 될까요?
조셉 전 차관) 중동 정치에서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은 ‘불확실성’이기에 두고 봐야합니다. 제 생각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격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동참한 아랍 협력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 것 같습니다. 또 부분적으로는 자국도 피해를 볼 수 있는 중동에서의 대규모 분쟁을 피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는 북한의 공격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에도 직접적으로 적용되기에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자) 이스라엘 군 당국에 따르면 이란이 드론 185대, 순항미사일 36기, 지대지 미사일 110기를 발사했는데요. 이란과 북한의 미사일 협력 역사는 오래됐고, 이스라엘이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왔습니다. 이번 공격이 북한의 대이란 미사일 지원이 누적된 결과라고 생각하십니까? 하마스와 후티 반군이 북한 무기를 사용했던 것처럼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서 북한의 기술과 부품의 흔적을 볼 수 있을까요?
조셉 전 차관) 지적하신 대로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에서 이란 대리세력들이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북한과 이란간 미사일 협력은 20년 이상 지속돼 온 문제입니다. 제가 조지 부시 대통령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확산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냈을 때도 문제가 됐었는데요, 그 협력이 더욱 심화됐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란과 북한의 협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북한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권위주의 축’이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위주의 국가들의 협력은 매우 위험합니다. 우리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문제의 일부는 미국이, 특히 바이든 정부가 ‘약하다는 신호’(signs of weakness)를 보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중동이나 한반도에서 성공하려면 이러한 추세를 되돌려야 합니다.
기자) 이스라엘은 날아오는 드론과 미사일의 99%를 격추시켰다고 하고, 이란은 이스라엘에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여러 발이 모두 표적에 명중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과 관련해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기술이전은 무엇일까요?
조셉 전 차관) 순항미사일이든 탄도미사일이든 극초음속 미사일이든 모든 이전을 미국이 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협력은 현재 진행 중이며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양자간 기술 협력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중국, 러시아와도 미사일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안보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기자) 북한과 이란은 20년 이상 미사일 기술 협력을 해왔는데, 이것이 양국의 국제 전략에 어떻게 부합하나요?
조셉 전 차관) 이란과 북한 모두 미사일 시스템에 엄청난 자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미국은 북한과 관련해 핵무기에만 집중하고 있는데요, 그들의 모든 역량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 이후 지난 며칠 간의 사건을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기 위한 명분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란은 오늘날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며, 정치적 결단만 남아있습니다. 이란은 북한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탄도미사일 운반체계를 통해 핵무기를 운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이것은 매우 우려되는 것입니다. 핵무기를 탑재한 미사일 하나만 방공망을 뚫어도 이스라엘의 종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도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기자)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300여 발의 발사체를 쐈고, 대부분이 격추됐으니 이스라엘 영토에 미사일 잔해가 있을 텐데요. 미사일 잔해에 북한 기술 이전의 흔적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까?
조셉 전 차관) 좋은 질문입니다. 그런 생각은 해보지 못했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확한 사실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기자가 말한 것이 사실이라도 놀랍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극초음속 미사일의 경우 북한이 공격 능력에서 상당한 진전을 냈고 이란도 그 부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기자) 이란과 이스라엘 교전이 일회성 충돌로 끝날까요 중동 전쟁으로 확대될까요?
조셉 전 차관) 누구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이것이 훨씬 더 큰 지역적 갈등으로 확산되지 않길 바랍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이란의 위협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이번 충돌을 통해 이란 정권이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려 한다면 문제가 곪아서 앞으로 핵무장 대결을 벌이는 것보다 지금 끝내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입니다.
기자) 지금 끝낸다는 것은 이란의 잠재적인 핵 시설에 이스라엘이 제한적 공격을 하는 것이 낫다는 건가요?
조셉 전 차관) 이란이 이번 충돌을 핵개발 진전에 대한 ‘초대’로 받아들이고 핵개발을 진전시킨다면 물론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의 관점에서 이것은 20년 동안 우려해 온 실존적 위협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습니다. 이란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발전하도록 이스라엘이 왜 내버려뒀는지는 제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훨씬 더 위험한 환경입니다. 과거보다 확전의 위험이 훨씬 큰 상황입니다.
Outro: 지금까지 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으로부터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과 북한의 기술 이전 가능성, 향후 중동 정세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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