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금수품 약 260만 달러어치를 북한에 수출했습니다. 명백한 대북 제재 위반입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31일 VOA가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교역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국이 유엔 안보리가 대북 수출을 금지한 81개 품목의 제품을 북한에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출 총액은 259만2천717 달러, 수출 물량의 총 무게는 92만7천60kg에 달합니다.
지난해 중국이 북한에 수출한 제재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수출액을 기록한 제품은 전기회로 자동 차단기(HS 코드 85352910)로 나타났습니다. 총 37만8천160 달러어치로, 총 무게는 9만4천700kg에 달했습니다.
이어 ‘냉장용∙냉동용 장치를 갖춘 저장과 전시 목적의 가구’(HS코드 84185000) 30만5천334 달러어치, ‘가정형 물 여과용이나 청정용 원심 분리기’(HS 코드 84212110) 29만7천604 달러어치 등의 순입니다.
‘L 형강’(HS 코드 72162100) 27만4천434 달러어치, ‘알루미늄 연선∙케이블 등’(HS 코드 76141000) 24만7천 달러어치도 북한에 수출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대북 결의 2397호를 채택하면서 처음으로 북한과의 거래가 금지되는 품목에 대한 HS 코드(국제 통일 상품 분류 체계)를 명시했습니다.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모든 회원국은 모든 산업용 기계류(HS 코드 84 및 85), 운송수단(HS 코드 86에서 89) 및 철강 및 여타 금속류(HS 코드 72에서 83)의 북한에 대한 직·간접적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HS 코드 72~89 숫자로 시작하는 제품의 북한 수출이 금지됐습니다.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의 수출입이 HS 코드를 통해 이뤄지는 점에 착안해 제재 위반 여부를 놓고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오는 걸 미리 차단한 것입니다.
과거 중국은 금수품 거래를 지적 받았을 때 당시 문제의 제품이 국제 구호단체의 인도적 물품이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지난해 대북 수출이 확인된 금수품도 국제 구호단체가 제재 면제를 받은 제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해관총서 자료에는 문제의 제품들이 대부분 ‘일반 무역’과 ‘국경 무역’으로 명시됐고, ‘중계 무역’으로 명시된 제품들은 52만9400 달러어치에 그쳤습니다.
만약 중국이 북한에 수출한 제품이 인도적 지원 물품이었다면 무역 형태는 ‘정부 간 혹은 국제기구의 구호 혹은 기부’로 기록됐어야 합니다.
중국 정부는 과거 금수품 거래를 지적받았을 때 당시 유엔 안보리 측에 HS 코드 84, 85에 해당하는 일부 제품이 외교적∙인도적 목적으로 북한에 유입된 것이라고 해명했었습니다.
또 HS 코드 72와 73 제품은 강괴(steel ingot)와 강철 빌렛, 페로실리콘으로 이들은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나 안보리의 가장 최신 대북 결의인 2397호는 HS 코드로만 금수품 여부를 판별하고 있어 이런 중국 측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VOA는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에 지난해 거래된 제품의 제재 위반 여부를 문의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북중 교역액은 22억9천538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10억2천772만 달러) 대비 123% 증가했고,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27억8천902만 달러) 대비 82%까지 회복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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