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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포 석탄항에 175m 선박 정박…‘고화질’ 사진 속 석탄 운반 생생


북한 남포 석탄항에 정박한 175m 길이의 선박. 적재함 속에 석탄이 가득하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북한 남포 석탄항에 정박한 175m 길이의 선박. 적재함 속에 석탄이 가득하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북한의 최대 석탄 항구인 남포에서 17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석탄을 선적하는 장면이 고화질 위성사진에 찍혔습니다. 화물열차와 수십 대의 덤프트럭이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분주히 실어 나르는 모습도 생생히 담겼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남포 석탄 항구를 촬영한 고화질 위성사진에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지난달 에어버스가 촬영해 최근 구글어스에 공개된 이 위성사진에 나타난 175m 길이의 이 선박은 적재함 4개에 석탄을 가득 싣고 있습니다.

선박 바로 앞 부두에 자리한 2개의 대형 크레인은 팔 역할을 하는 ‘붐대’를 부두의 검은색 물체, 즉 석탄 쪽으로 뻗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는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북한은 또다시 대형 선박의 석탄 선적 장면을 고스란히 노출한 것입니다.

현장의 분주한 움직임은 선박과 크레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남포항 부두 안쪽엔 대형 석탄 야적장이 들어서 있는데, 여러 대의 덤프트럭이 야적장과 부두를 오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남포 석탄항의 석탄 야적장. 중간 지대에 놓인 선로를 따라 긴 열차가 진입해 있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남포 석탄항의 석탄 야적장. 중간 지대에 놓인 선로를 따라 긴 열차가 진입해 있다. 자료=Airbus (via Google Earth)

야적장에서 석탄을 실어 이를 선박 바로 앞에 내려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약 1천330제곱미터에 이르는 석탄 야적장에는 석탄 더미가 산봉우리 형상을 이룬 채 가득 쌓여 있습니다.

특히 석탄 야적장 중심을 관통하는 선로에는 화물차 29량으로 구성된 길이 390m의 열차도 서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선적한 석탄을 이곳 야적장에 하역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위성사진에 포착된 남포 석탄 항구의 분주한 모습만으로 제재 위반을 단정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의 대표적인 금수품인 북한산 석탄이 열차에 실려 남포의 최대 항구로 옮겨진 뒤 대형 선박에 선적되는 장면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특히 북한 남포항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불법 석탄 수출의 첫 출항지로 지목된 바 있어 이번 움직임도 제재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석탄을 운반하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억류돼 이후 미국 법원에 의해 최종 몰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 역시 석탄의 최초 선적지는 북한 남포였습니다.

현재 유엔 안보리 역시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북한의 불법 석탄 수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지난 10월 공개한 중간보고서에서 북한 선박 흥봉 3호가 지난 2022년 12월 북한에서 석탄을 선적한 뒤 자취를 감췄다가 약 한 달 만인 올해 1월 중국 롄윈강 인근 해상에서 적재함이 빈 상태로 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특정 유엔 회원국의 분석을 인용해 당시 흥봉 3호가 롄윈강 항구에 석탄을 하역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발행한 보고서에서 북한 화물선 여러 척이 중국 저우산 인근 해역으로 석탄을 운송한 구체적인 사례를 전하며 수십 척의 북한 선박이 저우산 인근 해역에 머무는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특히 유엔 회원국 1곳의 분석을 인용해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북한이 64차례에 걸쳐 55만 2천 400t에 달하는 석탄을 중국 근해와 항구로 운송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석탄의 최종 목적지가 주로 중국이라는 점도 주목됩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들 선박에 대해 별다른 단속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매년 제재 위반에 연루된 북한 화물선 등을 제재 명단에 추가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추가 대북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령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최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유엔의 추가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선 독자 제재를 부과하고자 하는 같은 생각을 가진 나라들이 나설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녹취: 와츠 전 위원] “So, in the absence of UN sanctions, I think like-minded countries that are intent on implementing sanctions bilaterally...”

그러나 중국 정부는 북한 석탄의 자국 유입 의혹을 전면으로 부인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전문가패널이 관련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북한 선박에서 금수품이 발견되지 않았다거나 자국 선박이 북한 선박과 환적 행위를 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등의 답변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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