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중국 본토에 거침없이 다가가던 북한 유조선이 이틀 만에 중국에서 멀어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유엔 제재 대상 선박이 왜 입항도 하지 않고 중국해상에 머물다 뱃머리를 돌렸는지 의문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에 바짝 다가갔던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가 중국해상에 머물다 기수를 돌려 현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천마산호는 현지 시각 8일 오후 3시 30분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공해상을 항해 중이었습니다.
당시 천마산호는 남쪽 방향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이후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면서 더 이상의 위치 정보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3일, 천마산호가 지난달 30일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동쪽으로 약30km 떨어진 해역에서 발견된 데 이어 이달 2일 새벽에는 중국 푸저우시 해안선에서 약 18km 떨어진 지점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천마산호는 6일 새벽 중국 푸젠성 황치반도 최남단을 기준으로 남쪽으로3.5km 떨어진 해상까지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중국 항구에 입항하지 않은 채 이틀 뒤인 8일 중국해역을 벗어난 반대 방향의 항로를 노출한 것입니다.
천마산호는 지난 2018년 3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입니다.
당시 안보리는 2017년과 2018년 포착된 천마산호의 불법 선박 간 환적을 제재 이유로 들면서, 각 유엔 회원국은 천마산호에 대해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천마산호는 중국해역에 진입할 수 없고, 진입한다면 곧바로 자산 동결, 즉 억류 조치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중국해역에 진입한 천마산호가 다시 운항을 시작한 것으로 볼 때 중국 당국에 의해 억류당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로선 천마산호가 중국 바다, 그것도 북한에서 약 1천500km나 떨어진 지점까지 이동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천마산호가 발견된 남중국해 일대는 과거 북한 선박이 제3국 선박과 불법 환적을 통해 유류를 건네받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천마산호가 이 일대에서 선박 간 환적 행위를 했을 가능성도 남아있습니다.
앞서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제재 대상 북한 선박이 중국해역에서 발견됐다는 VOA 보도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것이 제재 대상 선박이라면, 또 어떤 종류의 제재 위반이라도 이는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파텔 부대변인] “Certainly, if it's a sanctioned vessel, any kind of subversion of sanctions against, that would be concerning, but I'm not aware of this specific scenario. We've long said that as it relates to the DPRK we believe that Beijing can have a constructive role to play in reining in some of their destabilizing activities and that continues to be the case.”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이 북한의 불안정한 활동을 억제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어왔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VOA는 중국 정부에 천마산호의 중국 영해 진입과 관련된 내용을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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