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워싱턴 톡] “한국, 중국에 ‘올바른 접근’…북한 붕괴는 필연”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23일 항저우의 시후 국빈관에서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한덕수 한국 국무총리를 만났다. (사진: 대한민국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OPM))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23일 항저우의 시후 국빈관에서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한덕수 한국 국무총리를 만났다. (사진: 대한민국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OPM))

한국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올바른 궤도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 미국 고위 관리들이 평가했습니다. 중국은 절대 홀로 상대해선 안 되며 강력한 미한일 관계를 토대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입니다. 전직 관리들은 또 북한의 놀랄만한 생존력에도 불구하고 정권 붕괴와 통일은 필연적이라며, 다만 군사 계획을 넘어선 다른 모든 안정 조치에는 미국이나 한국 모두 준비돼 있지 않다고 우려했습니다. 7일 VOA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와 시드니 사일러 전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차 석좌님과 사일러 전 분석관님은 미국 정부의 북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제로 이끌었는데요. 현재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3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미국의 정책이 실패한 건가요? 아니면 애초에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던 건가요?


빅터 차 석좌) 좋은 질문입니다. 절대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여부만을 놓고 보면 정책의 실패입니다. 하지만 우선 대북정책 성공 가능성이 더 작아졌다고 말해야겠네요. 사일러 분석관이 더 이상 정부에서 일하지 않으니까요. 미국 정부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가장 경험이 많은 두 사람 중 한 명이 사일러 전 분석관입니다. 그의 정보력과 정책 시행 배경 때문이죠. 다른 한 명은 성 김 대북특별대표입니다. 이 두 사람이 가장 많은 경험이 있습니다. 이제 한 명으로 줄었습니다. 성 김 대표는 나이가 들어가고 곧 은퇴할 텐데 그럼 한 명도 안 남는 것입니다. 그때는 정말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대북정책이 성공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성공 중 하나는 북한이 미사일 실험과 핵실험보다 더 나아가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것이죠. 분명 그들은 한반도에서 두 번째 침략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당연시해선 안 됩니다. 이건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의 대북 억지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죠. 동맹인 세 나라를 하나로 모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는 과거에 없던 방식입니다. 미국과 일본, 한국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입증했죠. 지금은 어렵게 됐지만 우리는 중국, 러시아도 서명한 10개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이런 것들을 무시해선 안 됩니다. 결의 채택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선 맞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까지 아직 멀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정책이 파탄 났다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특정한 것들에서 성과가 있었으니까요.

진행자)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 정부는 그저 시간을 끈 건가요?

시드니 사일러 전 분석관) 그렇지 않습니다. 차 석좌님이 우리가 거둔 많은 성공을 언급했는데요. 우리 앞에 놓인 레몬으로 가장 좋은 레모네이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성공이죠. 정책적 결정은 북한이 내렸죠. 탈냉전 시대에 최적의 생존 방법을 찾기 위해서요. 북한은 사회주의 붕괴로 버림받는다고 느끼면서 적대적인 세계에서 주권을 확보할 방법을 찾고자 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 정권이 결정을 내렸습니다.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제네바 합의를 파기했죠. 또 부시 행정부와는 6자 회담에서 진지한 진전을 거부했고 오바마 행정부 때는 2.29 합의 체결 몇 주 만에 이를 파기했고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공한 기회를 차버렸습니다. 이런 반복된 정책 실패는 북한 탓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시도하지 않은 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한 선제 행동입니다. 차 석좌께서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어제 언급하신 내용인데요. 이 시점에 고려할 만한가요?

차 석좌) 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대에 장착한 상황에 대해 말한 것입니다. 또 고각이 아닌 정상각도로 쏠 것이라고 믿을 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는 상황을 말한 것이고요. 하와이나 괌, 캘리포니아, 알래스카를 향해서 말입니다. 그럴 경우 중간 궤도에서 요격하거나 발사대에서 파괴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는 점을 매우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북한군이나 미사일에 대한 선제공격을 촉구한 게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그런 상황에 처할 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정상각도로 시험 발사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가속화한 지난해 미국이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어야 하지 않나요?

사일러 전 분석관) 국가 안보 사안에서 허세를 부리지 말아야 합니다. 현재 주시하고 있는 미사일이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이 된다는 확신이 없다면요. 이를테면 차 석좌께서 언급하신 미국 영토를 타격할 듯 날아오는 ICBM에 대해 우리가 행동에 나서지 않게 되면 그런 경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무의미해지죠. 당신이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 그 위협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무의미해질 것입니다. 그리곤 우리 정책의 무용론이나 미사일 방어 역량에 대한 불신만 키울 것입니다. 그런 상황은 지난 3년간 봐 온 수십 번의 미사일 발사나 지금까지 누적된 수백 번의 미사일 발사만큼이나 해롭습니다. 항공고시보나 항행경보의 발령 여부와 상관없이 이들 미사일 발사는 인명 피해를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긴장을 고조시키며 문제를 일으키면서도 외교적 군사적 역풍을 맞지 않을 안전지대를 찾은 셈이죠.

진행자) 차 석좌님은 새 저서인 ‘코리아: 남과 북의 새로운 역사’에서 ‘북한은 당장 내일 무너지더라도 오늘까진 멀쩡해 보일 것이고, 그때 북한의 붕괴는 냉전 종식 후 수십 년의 생존보다 덜 놀라운 일일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그런 상황에 대비가 돼 있습니까? 그리고 그런 중요한 순간에 대비해 한국과의 협의 체계가 구축돼 있나요?

차 석좌) 누구도 그런 날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이나 한국 혹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그 어떤 누구라도요. 북한의 붕괴와 통일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정부가 미리 계획을 짜기도 쉽지 않고요. 그런 상황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도 모르고 정부도 가정적 상황보다 당장 눈앞의 일을 걱정하느라 바쁘기 때문입니다. 그게 전쟁을 말하는 게 아니라면 말입니다. 군사 계획 말입니다. 가정적 군사 계획은 오직 전쟁용 아니겠습니까? 전쟁 대비 계획이죠. 우리에겐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한 군 차원의 계획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군사 계획 너머에 있는 것들이 걱정됩니다. 북한의 붕괴에 수반되는 모든 것에 준비가 돼 있을까요? 인구 변동에서부터 보건과 이주, 정치에 이르기까지요. 그 누구도 준비돼 있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책에 쓴 것처럼 우리는 30년 뒤 북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별로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주말 사이에 붕괴했다는 소식을 월요일에 듣는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과 관련해 가능한 것 혹은 불가능한 것의 다양함을 보여주죠.

진행자) 어제 직접 증언하신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국이 핵보유국을 이웃으로 두고 있고, 만약 내가 그곳에 살았다면 균형이 맞지 않아 불안해했을 것’이라고 말이죠. 공화당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 요구에 더 동조하고 있나요? 미래의 미국 대통령이 결국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게 될까요?

차 석좌) 좋은 질문입니다. 공화당의 친트럼프계 인사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롬니 상원 의원은 친트럼프계 공화당원이 아니고요. 그는 미국 공화당의 전통적이고 온건한 외교 정책을 대변하죠. 따라서 그들이 한국의 핵무장을 주장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솔직히 저는 한국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좀 과장됐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2개의 민간 기관이 실시한 2개의 여론조사에 기반한 것입니다. 전략을 수립하는 엘리트들 시각은 매우 다를 것입니다. 그들은 한국의 핵전력 보유에 따르는 손익과 장애물에 대해 훨씬 더 미묘한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고려해야 할 게 매우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롬니 의원의 질문이 민주당보다 공화당이 한국 핵무장에 더 찬성한다는 시각을 암시하거나 반영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 오늘날 우리의 억제력을 살펴보면요. 어떤 수준의 한국 핵무장도 북한이 직면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와 상호방위 약속에 필적할 수 없습니다. 미한 동맹의 모든 요소를 봐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한배를 탔죠. 동맹이 견고히 유지되는 한, 그 말은 곧 백악관의 주인이 누가 되든 동맹에 헌신하는 한, 또 동맹이 견고히 유지되면서 미국이 비확산 원칙에 계속 전념하는 한, 저는 한국의 핵무장이 실행 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절대 안 된다고 말할 순 없지만요. 그래서 우리는 계속 협의하고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동맹임을 한국에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달 사이 북한과 러시아가 가까워졌습니다. 차 석좌님 저서에 언급된 회복력과 생존 DNA가 작용한 것일 수도 있는데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달 중 평양을 방문합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도 예상되고요. 북한과 러시아가 경제와 군사 협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십니까? 양국의 안보 협력에 따른 영향을 우려해야 하나요?

사일러 전 분석관) 물론입니다. 우려해야 합니다. 1990년대 초 소련이 북한에 대한 서약을 한국 쪽으로 돌린 건 북한보다 한국과의 관계에서 더 큰 가치를 봤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에 북한은 짐이 됐고 명목상 동맹일 뿐이었죠. 1950년의 상황은 잔여 냉전 기간과 전혀 달랐습니다. 심지어 냉전 종식 이후와도 달랐고요. 현재 진행 중인 위험한 변화는 러시아와 북한이 우선순위를 일치시켜 간다는 점입니다. 두 나라 모두 무장 중입니다. 푸틴은 전쟁을 지속하려 하고 김정은은 재래식 무기와 대량살상무기 역량을 강화하려 합니다. 두 나라 모두 국제 질서에 공공연히 맞서면서 그것을 정의하고 그 기본 원칙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새로 떠오른 연합을 과시하면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추세는 아주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북러 연대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되돌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국 등과의 강력한 외교를 통해 한반도 안정을 해치는 이런 상황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해해야 합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대량살상무기 역량이 강화되면 중국이 특히 우려하는 동북아 불안정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차 석좌) 북러가 우주기지를 방문하고 방산 전시회를 찾는 식의 만남은 괜찮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어떤 일이 뒤따르냐는 것이죠. 상업용 위성사진을 보면 북러 국경 지대인 하산을 지나는 열차가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그 지역을 계속 주시해 왔는데 그렇게 많은 열차를 본 적이 없습니다. 열차 위에 방수포가 덮여 있어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열차의 급격한 증가를 위성사진이 보여줍니다. 사치품 정도가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닙니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러시아로 향하는 탄약이 실렸는지, 러시아가 북한으로 뭔가 보내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러 정상회담 이후 열차 통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일본, 중국이 올해 말쯤 3자 정상회담을 추진 중입니다. 한국 윤석열 정부는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한 직전 정부의 접근법을 버렸는데요. 윤석열 정부는 먼저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했고 이제 중국과의 관계 정비에 나섰습니다. 앞으로 한국이 중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차 석좌) 윤석열 정부의 접근법은 사일러 전 분석관과 제가 오랫동안 한국에서 보고자 했던 것입니다. 중국을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과 매우 강력한 관계를 맺고, 매우 강력한 미한일 3자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중국을 혼자 상대할 수 없습니다. 만약 한국이 중국에 혼자서 대응한다면 중국은 한국을 지방 정도로 취급할 것입니다. 중국은 매우 위계적인 국제 관계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안보 면에서도 분명 한국은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도움을 바랍니다. 당장 이뤄지긴 힘든 일이지만요. 윤석열 정부에게 가장 까다로운 문제는 타이완 정책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입니다. 윤 정부는 한국의 어떤 전임 정부보다도 타이완과 관련해 훨씬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잘한 일입니다. 두 가지 비상사태에 대한 우려를 다 안고 있기 때문이죠. 타이완 비상사태와 북한의 비상사태 말입니다. 둘 다 가능성이 희박하고 가정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유럽에서 진행 중인 전쟁은 이 두 사안의 현실화 가능성을 희박하게만 생각할 수 없게 만듭니다. 현실화할 수 있는 일이고 우리는 여기에 대비해야 합니다.

진행자) 10월 1일은 미한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대대적인 홍보가 있었고요. 그런데 한국에선 유엔군사령부 해체와 종전선언 촉구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좋은 질문입니다. 유엔 깃발 아래 있는 주한미군의 정당성에 도전하면서, 미국이 유엔 깃발을 한국을 불법 점령하고 남북한 긴장을 영속화하는 데 악용하고 있다는 북한의 해묵은 수사는 놀랍지 않습니다. 그런 주장은 진실을 견뎌내지 못합니다. 유엔군사령부는 휴전 시와 유사시 한국 방어를 위한 다국적 노력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정전협정은 70년 동안 한반도 평화를 지켜왔습니다. 완벽한 평화는 아니었지만 그 동안 북한의 군사 행동이나 치명적 도발이 끼어들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평화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번영도 이끌었습니다. 중국은 유엔사와 그 정전유지 노력의 수혜국입니다. 종전선언 요구는 한반도 긴장의 근본 원인에서 관심을 돌리게 만듭니다. 한반도 긴장은 정전협정이니 평화협정이니 종전선언이니 하는 기술적 문제가 근본 원인이 아닙니다. 한국전쟁은 끝났습니다. 우리가 아는 사실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은 북한입니다. 한국과 미국에 대해 강압적이고 강력한 목표 달성을 위해 주기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말입니다. 따라서 종전선언이 꼭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이런 것이 그저 순수한 요구라면 누가 평화를 원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요구가 미국과 우리의 동맹을 약화함으로써 평화에 도전을 제기하고, 우리의 훈련과 전략적 억지 자산 배치를 제한하며 혹은 상호방위조약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그 결과는 종전선언을 하지 않고 있는 지금보다 더 위험해질 것입니다.

진행자) 일부 미국 정치인들은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고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에 회의감을 표출합니다.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응답자 50%는 북한이 한국을 침공할 경우 미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49%는 반대했고요. 미국이 고립주의로 회귀한다면 미국과 동맹은 정치적 변화를 견뎌낼 수 있을까요?

차 석좌) 저는 여론조사를 살펴볼 때 항상 조심합니다. 동맹이 공격받을 때 미국의 지원 의지를 알아보는 척도로서 말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여론조사를 통해 미국의 지원 여부를 묻는다면 사람들은 조약 동맹이나 나토 회원국도 아닌 우크라이나를 왜 지원해야 하냐고 반문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죠. 물론 내년 선거를 앞두고 아시아에선 미국의 고립주의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봅니다. 이에 대해 우려가 크죠.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일 텐데요.

차 석좌) 그렇습니다. 큰 우려가 있죠. 그러나 동시에 이미 많은 일들이 이뤄졌습니다.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과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미한일 협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도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미한 양자 측면에선 워싱턴선언, 핵협의그룹 창설, 미 전략자산의 순환 배치 등이 이뤄졌습니다. 이 모든 것은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는 새로운 형태의 협력을 제도화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러한 일들은 계속될 것입니다. 만약 중단된다면 큰 문제가 됩니다. 미국이 이것들을 멈추기로 한다면 매우 큰 문제가 되는 것이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매우 명확히 봤습니다. 군대가 훈련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미국과 한국 사이에 훈련이 실시되지 않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그것이 억제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일러 전 분석관 말처럼 억제의 신뢰성은 한반도 평화와 동일한 것입니다. 억제력이 신뢰성을 잃는다면 평화는 위험에 처합니다. 이런 게 중요하지 않다고 믿는다면 그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실적을 보면 됩니다. 그래서 미국의 국내 정치와 관계없이 이러한 것들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마지막 질문입니다. 미한일 3국 협력의 제도화가 미래의 미국 대통령의 어떤 결정도 견뎌낼 만큼 충분히 강력하다고 보십니까?

사일러 전 분석관) 저는 세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에 모여 3국 관계를 제도화하고 강화하기로 한 이유에 대한 더 큰 추세와 근본적인 원칙을 살펴보고 싶습니다. 그런 원칙과 우리의 공동 가치, 우리가 대응하려는 공동 위협들, 여러 국제 사안에 대한 공동의 관심사는 용산 대통령실이나 백악관 주인이 누구인가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미국과 한국에서 여러 정권이 교체되는 동안 운 좋게도 중요한 고위직을 맡았는데요. 그거 아십니까? 그런 것들은 살아남았습니다. 물론 힘들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칙은 변함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낙관합니다. 이 제도가 완벽하진 않지만 미래의 지도자가 이것의 일부라도 뒤집으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요. 또 이런 원칙은 우리가 설정한 방향을 따라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요.

지금까지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와 시드니 사일러 전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