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1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율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북한 핵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가 크게 변할 전망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13개월 남겨놓고 실시된 가상대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크게 이기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신문과 `ABC’ 방송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 바이든 대통령은 42%를 기록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현 대통령을 9%P 앞선 겁니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동률이거나 1-2% 차이로 업치락 뒤치락 해왔는데 이번에는 트럼프가 거의 10% 가까이 앞선 겁니다.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7%에 그쳤습니다.
지지율 하락의 이유는 물가오름세 즉, 인플레이션과 이민자 문제 때문입니다. 미국민 대부분은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도 걸림돌입니다.
미 `NBC’ 방송이 최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민 74%는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했습니다.
올해 바이든 대통령은 80살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77살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공화당에서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7명 이상의 대통령 후보가 출마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에서 59%의 지지율로 다른 모든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압도적인 지지를 배경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 23일 열린 1차 공화당 대선 토론회에 불참한 데 이어 9월 27일 열린 2차 토론회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는 아직 많은 변수가 남아 있지만 여론조사를 보면 2024년 대선이 바이든-트럼프 재대결이 되는 것은 분명한 가능성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앤드류 여 석좌] ”I never say certainty who will going to President, but poll indicate that Biden-Trump rematch.”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의 주인이 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관계, 그리고 북한 핵 문제가 크게 변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1천100억 달러 이상의 군사적, 경제적 원조를 제공했습니다.
또 러시아를 침략자로 규정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롯한 서방권을 규합해 러시아를 제재, 압박하는 전략을 썼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는데 초첨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방영된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같은 방에서 만나게 해 타협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I would get him into a room. I’d get [Ukrainian President Volodymyr] Zelenskyy into a room. Then I’d bring them together. And I’d have a deal worked out.”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의미심장한 신호를 주고받았습니다.
지난 12일 푸틴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포함해 모든 뜨거운 문제를 며칠 내에 해결할 것이라고 말한 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닷새 뒤 트럼프는 `NBC’ 방송에서 “그가(푸틴) 그렇게 말한 것이 마음에 든다”며 “그것은 내가 맞는 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화답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가치 있는 파트너로 보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바라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There is no doubt that Putin love to see Trump back to White House.”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어도 미국의 대중국 정책 기조는 계속될지 모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작한 ‘중국 때리기’ 정책을 바이든 행정부가 이어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타이완 정책은 변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면 타이완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바보같은 사람들만 답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과는 상당히 다른 입장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공격할 경우 타이완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워싱턴의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은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견지했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며, 그가 당선되더라도 당분간 중국에 대한 기존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래리 닉시 박사] ”Every president before Biden, ambiguity about how far US defense support Taiwan…”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의 대북정책은 크게 변할 전망입니다.
앤드류 여 한국석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북 간 대화와 접촉이 늘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 보유를 허용하느냐 여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앤드류 여 한국 석좌] ”Certainly there is more contacts and exchanges between two countries, real question is whether Trump open this time to allow North Korea to keep own nuclear…”
미북 관계를 오래 관찰해온 켄 고스 국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북한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북한이 문제를 안 일으키고 조용히 있게 하는 정책을 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Probably Trump will come to conclusion that North Korea is not denuclearized…”
실제로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사실상의 핵 보유국 지위를 굳혀왔습니다.
북한은 2018년 4월 선언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유예 조치를 파기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4년 간 100회 이상의 미사일을 쐈으며 수십개의 핵탄두를 만들었고, 한국을 겨냥해 전술핵무기를 실전배치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핵 무력 정책을 헌법에 명시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한국에 방위비 분담 증가를 압박할 수 있습니다. 그는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20년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받아내려다 실패한 바 있습니다.
앤드류 여 한국석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방위비를 다시 올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앤드류 여 석좌] ”Trump once again try to ask much more on Korean side burden sharing.”
미국과 한국이 체결한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은 2025년 만료됩니다.
한국에서는 벌써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2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 핵 위협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그가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고 또 방위비를 올릴 경우 한국은 자체 핵 보유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북한이 선을 넘었기 때문에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필연입니다. 왜냐면 확장억제는 미국이 최종 결정권을 갖게 되거든요.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은 막기 어려울 겁니다.”
미국의 대선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대선 주자로 확정돼 바이든 대통령과의 재대결이 성사될지, 또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지 주목됩니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는 2024년 11월5일 실시됩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