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미국에서 열리는 미한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회의가 정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성사될 경우 북한과 중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8일 VOA에 “미한일 정상회의가 정기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1년 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Certainly the likelihood of regular summit meetings is much higher than even a year or so ago. And that's due, in large part to the inauguration of President Yoon. We've seen the US has long tried to urge our two critically important allies in Northeast Asia, to not only improve relations, but also to augment or increase their security cooperation and obviously, it's always been hampered by the historic difficulties between South Korea and Japan.”
클링너 연구원은 미한일 정상회의 정례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의 공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동북아에서 매우 중요한 두 동맹국에게 관계 개선 뿐 아니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도록 오랫동안 노력해 왔지만 한일 사이의 역사적 어려움이 항상 걸림돌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강제노동 문제를 비롯해 일본에 대해 매우 용감하고 정치적으로 위험한 접근법을 취해 미한일 협력을 촉진했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국무부 출신인 토머스 신킨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8일 VOA에 미한일 정상회의 정례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킨 연구원] “It's hard to predict with precision because the politics of the situation could shift. But right now, it's looking quite good, because there's a coincidence of interests among the three countries and their leaders, that they realize it redounds to mutual benefit. And they want to sort of institutionalize and lock this in. So I'm cautiously optimistic.”
신킨 연구원은 “상황과 정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세 국가와 지도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고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4일 기자들에게 미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3국 정상이 회담 정례화에 공감하고 있으며 정상 간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람 이매뉴얼 일본 주재 미국대사도 앞서 3일자 일본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미한일 정상회의가 “역사적인 회의가 될 것이고 지역에 있어 전략적 전환을 의미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회의가 매년 1회 정례회의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8일 VOA에 한국과 일본도 각각 자국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Undoubtedly, both President Yoon and PM Kishida will want to reciprocate by hosting their own “special” trilateral summit like at Camp David, so let those play out first before formally institutionalizing this format.”
랩슨 전 대사대리는 “의심할 여지없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모두 캠프 데이비드에서처럼 자신들만의 특별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함으로써 화답하고 싶을 것”이라며 “이 형식을 공식적으로 제도화하기 전에 한일에서의 회담 개최를 먼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정상회의, ‘소다자 안보협의체’ 격상 가능성
랜드연구소의 제프리 호넝 선임연구원은 미한일 3국 정상회의가 정례화, 제도화되면 ‘소다자 안보협의체’(minilateral)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호넝 연구원] “There are a lot of these mini lateral formats that provide the U.S. greater flexibility to pursue common causes. South Korea has always been the outlier to this because it's not a member to any of these other groupings. And so, in some ways, institutionalizing on a more routine basis, some sort of trilateral gathering between the US, Japan and South Korea, I think it does start to then take more of a flavor of some of these other mini laterals you see in the region, at least it's the start of it, it's not going to jump directly into something like Aukus or Quad, but everything has to start somewhere.”
호넝 연구원은 “소다자 안보협의체는 공통의 명분을 추구하는데 있어 미국에 큰 유연성을 제공한다”며 “한국은 이러한 협의체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항상 ‘열외’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한일 회의를 더 정례화하고 제도화하면 이 지역의 다른 소다자 안보협의체들의 특징을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한일 사이에) 오커스나 쿼드와 같은 협의체가 바로 결성되지는 않더라도 회담 정례화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클링너 연구원은 미한일이 “공식적인 동맹을 맺지 않을 것”이라며 “너무 높은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이에 대한 지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Well, I think we're not going to get a formal Alliance, that's just simply a bridge too far, there's not support in South Korea or Japan for that, but we can have much greater coordination and actions by three countries, short of a formal organization. Similarly, there's a lot of focus on should the quad become a Quint or a Penta should Five eyes become Six eyes or Seven eyes. And there's sort of a lot of baggage which goes with formally expanding a group, whereas you can sort of have the same positive benefits without having to go through the formal bureaucracy.”
클링너 연구원은 “공식 기구에 못 미치더라도 세 나라가 훨씬 심도있는 조율과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3국 정상회의 정례화, 북한·중국에 강력한 신호”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8일 VOA에 미한일 정상회담 정례화는 북한과 중국에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여 석좌] “The region is becoming, security wise is becoming more complicated and more intense. Because of North Korea's incessant missile testing, because of Chinese greater assertiveness in the region. And to have these three countries meeting regularly, I think is a clear signal that those actions are actually pushing us and its allies closer together. And I think that's an important signal for both allies and adversaries alike.”
여 석좌는 “인도태평양 지역은 안보 측면에서 더 복잡하고 치열해지고 있다”며 “북한의 끊임없는 미사일 실험과 역내에서 중국의 공세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한일 3국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는 것은 (북중의) 행동이 미국과 동맹국들을 더욱 긴밀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동맹국과 적국 모두에게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호넝 연구원은 3국 정상회의 정례화가 역내 안보 우려에 대한 더욱 솔직한 협의와 군사협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호넝 연구원] “I know South Korea is very sensitive about the issues relating to China but behind closed doors to actually have the leaders discuss China in a very open and frank manner would be very be productive… but I think when you start to go beyond that, and start to look at some of the things that the US has done another trilaterals like the US, Japan, Australia, like regularizing more military exercises, I think that starts to touch a little bit more on sensitivities that will maybe take a little bit more time to overcome. Obviously, they have done some things in the military realm, but doing it in a bigger or more robust manner, even considering having Japanese self-defense forces possibly on South Korea, for some exercise, those are very sensitive issues.”
호넝 연구원은 “한국이 중국 관련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비공개로 3국 정상들이 매우 솔직하게 중국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매우 생산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일본, 호주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한일도 더 많은 군사훈련을 정례화하고, 시간이 소요되는 민감한 문제들을 조금씩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호넝 연구원은 “미한일이 분명히 군사 분야에서 몇 가지 협력을 해왔지만 앞으로 더 크고 더 강력한 방식의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며 “매우 민감한 문제이지만 훈련을 위해 일본 자위대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미한일 3국 정상회의 정례화로 안보 협력을 넘어 “규칙을 정하고 제도를 구축하며 지역과 국제 질서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로닌 석좌] “The overall benefit transcends security by helping to set rules, build institutions, and build regional and global order. These sound like abstract ideas but refer to very tangible and serious challenges, ranging from principles governing large-language Artificial Intelligence to ensuring supply chain security from economic predations and protecting critical infrastructure from malevolent hacking. Together, the trio of leaders can make a free, open, and inclusive Indo-Pacific more of a reality than they can individually or bilaterally.”
크로닌 석좌는 국제 질서 구축이 “추상적인 생각처럼 들리지만, 대규모 인공 지능을 관리하는 원칙부터 경제적 약탈로부터 공급망 안보를 지키고 악의적인 해킹으로부터 주요 인프라를 보호하는 것까지 매우 구체적이고 심각한 과제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일) 지도자들이 함께라면 개별적으로 또는 양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인도태평양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현재의 위협과 부상하는 위협, 3국의 공동 관심사와 공동 가치를 고려할 때 3국은 향후 몇 년 동안 새로운 협력기제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Because of current and emerging threats, as well as their shared interests and values, we should expect the three partners to strengthen their emerging trilateral cooperative mechanism in the coming years. This will include more regular consultation and dialogue, joint training and exercises, and joint planning. The growing threats and challenges from North Korea, China, and others are changing regional security dynamics in important ways. The most important change is the emerging U.S.-ROK-Japan partnership. The East Asia region is in the midst of a dramatic and important shift.”
이어 “여기에는 보다 정기적인 협의와 대화, 공동 (군사)훈련과 공동 계획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 중국 등의 위협과 도전이 증가함에 따라 역내 안보 역학관계가 중요하게 변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변화는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미한일 협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 지역이 극적이고 중요한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