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의 가족은 북한 당국이 킹 이병을 한국으로 추방해주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해 수차례 방북했던 빌 리처드슨 전 주지사가 킹 이병 가족들을 돕기로 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판문점을 통해 자진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의 가족들이 북한 당국에 킹 이병을 한국으로 추방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가족 언론 대리인이 전했습니다.
[녹취: 프랭크스 대표] "Towards the DPRK authorities, We want to make clear that their family means no disrespect to the DPRK. They understand that Travis crossed their border without authorization. That is a crime anywhere in the world. And we're asking them to see him as a young man who was struggling with a lot of problems and to please employ we're pleading with them to deport him back to the Republic of Korea so that we can so the U.S. Army can send him home so his family can get him the help he needs.”
킹 이병 가족 대리인을 맡고 있는 조나단 프랭크스 '루시드 PR' 대표는 3일 VOA와 전화 통화에서 “킹 이병 가족들은 북한 당국에 대해 어떤 무례를 범할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하길 원한다”며 “그들은 킹 이병이 무단으로 국경을 넘었고, 그것이 세계 어디서나 범죄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당국이 킹 이병을 "많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으로 여겨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북한 당국이 그를 한국으로 추방해 미군이 그를 집으로 보내고 가족들이 그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수록 해달라고 간청하고 있다"고 프랭크스 대표는 말했습니다.
미국 중북부 위스콘신주 러신(Racine) 출신으로 올해 23세인 트래비스 킹 이병은 2020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미 육군에 입대했습니다.
이후 순환근무 방침에 따라 2021년 6월 주한미군으로 배속돼 한국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이 기간 폭행 사건 등으로 두 달 가까이 구금됐다 지난달 17일 추가 징계차 미국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이송되던 중 공항에서 탈출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민간 여행사를 통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중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습니다.
킹 이병의 어머니는 폭행 사건과 자진 월북 등 알려진 아들의 모습은 자신이 알던 아들과 다르기 때문에 아들의 이런 행동을 이해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프랭크스 대표는 전했습니다.
[녹취: 프랭크스 대표] "And part of the reason that his mother has had so much trouble understanding what happened here is because the person that has been described to is not the man she raised. He wasn't a partier that was out getting black out drunk and you know breaking things like he was generally found in his room playing video games or reading the bible...And she apologizes for her son having illegally crossed their border.."
가족들이 기억하는 입대 전 킹 이병 모습은 술에 취해 기억을 잃거나 소란을 일으키는 것과는 거리가 먼 그저 방에서 혼자 게임을 하거나 성경을 읽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프랭크스 대표는 킹 이병 어머니는 그런 만큼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어머니로서 아들의 행동을 사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프랭크스 대표는 가족과 미국 정부 간 소통에 관해서도 언급 언급했습니다.
[녹취: 프랭크스 대표] "She got one phone call when this started, a brief phone call but she's not received any substantive. She's not had any substantive communication with the government and we are actively trying to reach the appropriate people in government...they're extremely frustrated that reporters often seem to know more about this case and have told them more about this case than the government has. It is fair to say that reporters have provided us critical information that they then published right that has helped us piece together what happened."
킹 이병의 어머니가 사건 발생 직후 정부와 짧은 전화통화를 했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지 못했으며 실질적인 소통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들은 정부보다 오히려 언론으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 듣고 정보를 얻는 실정이라고 프랭크스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미국 육군은 이와 관련한 VOA 논평 요청에 킹 이병의 무단 월북 문제와 관련해 가족들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가능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육군 대변인실] “I can tell you now on background that the Army has been in very regular contact with the family and endeavored to provide all possible information. Not least of all, we understand and respect that this is a very stressful time for Travis King’s family and certainly do not want to add to their emotional toll.”
미국 육군 대변인실은 “다만 우리는 무엇보다도 지금이 트래비스 킹 가족에게 매우 힘든 시기라는 점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들의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키고 싶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국무부는 VOA의 관련 문의에 “킹 이병의 안위는 여전히 국무부의 최우선 순위이며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 백악관과 국방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다만 킹 이병 가족과의 소통 문제는 국방부에 문의하라고 언급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King’s wellbeing remains an extremely high priority for the State Department, and we are coordinating closely with the White House and Department of Defense on this case. We refer you to the Department of Defense for any comment on communication with his family."
국방부와 국무부 등 미국 정부는 킹 이병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합리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울러 킹 이병의 안위를 파악하고 미국으로 데려오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미 정부는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킹 이병의 월북 사건과 행방에 대해서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킹 이병의 월북에 대한 유엔사 측에 메시지를 받았다는 입장만 전달했다고 미국 정부는 확인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통'으로 알려진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가 킹 이병의 가족들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프랭크스 대표는 말했습니다.
가족들이 먼저 도움을 요청했고 리처드슨 전 주지사 측이 이에 동의해 성사된 것입니다.
[녹취: 프랭크스 대표] "He was asked by the family to get involved and he has agreed to help. His role helping the family is really to engage with DPRK authorities through the channels that he has right and to try and get information and try and open a discussion with the DPRK authorities... convey you know sort of convey the family's message to the DPRK authorities right you know get a response from the DPRK authorities."
리처드슨 전 주지사가 보유하고 있는 대북 채널을 활용해 북한 당국과 소통하고 가족들의 메시지를 북한 측에 전달해 주는 역할 등을 가족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 측은 이와 관련해 VOA에 "트래비스를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로 합의했다"면서 "다만 현재로선 우리가 하는 일이나 방법에 대해선 자세한 내용을 공유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리처드슨 센터 관계자] "We have agreed to try to help them get Travis back home. As you can imagine, we are not able to share with you any details regarding our work or methods, at this point. Our sole focus is to do what we can to get Travis home to his family."
그러면서 "오로지 우리의 초점은 트래비스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리처드슨 전 주지사 측은 강조했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1994년 이래 북한에 강제 억류된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수차례 방북한 경험이 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러시아에 수감돼 있던 미국 여자프로농구 선수와 전직 미 해군 석방을 위한 러시아 측과의 협상에 관여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