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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관리들 “월북 미군 협상 전망 불투명…병사 안위 우려”  


지난달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의 월북 장면을 지켜본 뉴질랜드 관광객 새라 레슬리 씨가 제공한 사진. 왼쪽 검은색 모자를 쓴 사람이 월북 직전 킹 이병이다.
지난달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의 월북 장면을 지켜본 뉴질랜드 관광객 새라 레슬리 씨가 제공한 사진. 왼쪽 검은색 모자를 쓴 사람이 월북 직전 킹 이병이다.

북한이 무단 월북 미군 병사 사건과 관련해 유엔군사령부에 전화를 걸어왔지만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미국 전직 관리들이 진단했습니다. 월북 미군 병사의 안위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무단 월북 미군 병사와 관련한 북한의 응답이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Not at all, all this is basically confirming that he is in North Korean custody. And in past experiences, the Americans who have been in similar situations, some of the military personnel, there has been a long period of time between the time the individual is apprehended by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until we actually find out something substantive of what's going on. So I don't think this is an indication of anything at this point.”

킹 전 특사는 3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이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그가 북한에 구금돼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일 뿐”이라며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미군을 비롯해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미국인들이 북한 당국에 체포된 후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48시간 내 비무장지대 내 유엔사로 북한이 전화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다만 “실질적인 전화 통화는 아니었고, (앞선 유엔사의 연락에 대한) 확인 전화였다”고 덧붙였습니다.

킹 전 특사는 “기본적으로 북한은 심문을 완료하길 원한다”며 그 전에 미국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재임 기간 동안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 협상에 관여했습니다. 2009년 억류된 로라 링과 유나 리 등 미국인 여기자 2 명, 2011년 억류된 에디 전, 2012년 억류된 케네스 배, 2015년 억류된 오토 웜비어 등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북한이 월북한 혹은 억류한 미국인들을 어떻게 대우할 지 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North Koreans I think, are suspicious. Is this a gimmick by the United States to send somebody in to try to get information? And they're very cautious about anything like this. And I think that will apply with King as well… This is someone who chose to go to North Korea made that decision himself. And the way it was done makes that very clear. So it's a very difficult situation for the United States just say return him.”

킹 전 특사는 “북한은 의심이 많다”며 “미국이 누군가를 들여보내 정보를 얻으려는 속임수가 아닌가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는 미국 정부가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킹 이병이 스스로 월북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미국이 그냥 그를 돌려보내라고 말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겁니다.

지난달 18일 판문점 견학에 참가했다가 자진 월북한 미 육군 소속 트래비스 킹 이병.
지난달 18일 판문점 견학에 참가했다가 자진 월북한 미 육군 소속 트래비스 킹 이병.

2013년 북한에 억류된 메릴 뉴먼과 2015년 억류된 오토 웜비어 등 6건의 미국인 북한 억류 사태에 관여했던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3일 북한의 이번 연락이 “어떤 긍정적인 발전으로 이어질 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suspect that North Korea is probably still trying to see to what extent it can exploit private King to acquire any intelligence or operational information that he may be able to provide them. And until they finish, whatever debriefing they're doing. I don't know that the North Koreans are in a position yet to make a decision on what they're going to do with him. So it's hard to know where things go from here.”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은 아마도 킹 이병을 이용해 작전 정보를 어느 정도까지 얻을 수 있을 지 확인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들이 어떤 형태로든 관련 설명을 듣는 작업이 끝나기까지는 킹 이병을 어떻게 처리할 지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의 언론 보도를 통해 킹 이병의 과거 징계 문제를 북한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의 정보 가치보다 그를 계속 데리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지 여부를 북한 당국이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과거 억류 협상에 관여했던 경험에 비춰볼 때 북한이 관련 정보 공유에 비협조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t has not been overly generous with sharing information in those conversations. Although if you're persistent, if you use all of the available channels, and if you can convince the North Koreans that it is in their interests to share information, eventually, in most cases, they have engaged and eventually, they have seen it in their interests to be more forthcoming. And I use that term advisedly.”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정보를 잘 공유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북한에 이익이 된다고 모든 가능한 채널을 사용해 끈기 있게 설득하면 결국 대부분의 경우 북한은 대화에 참여했고, 더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3일 VOA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이번 북한의 응답이 사태 해결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It’s only taken two weeks for North Korea to finally respond to many overtures, and the bare minimum at that – just an acknowledgment to the UN Command that they have PFC King in custody. That said and the fact that their terse response was through the JSA, suggests that the possibility is still open – however slight – that this matter could eventually be resolved sooner rather than a lot later through JSA mechanisms. It is noteworthy that the North has yet to make use of King as a propaganda tool, although it’s still early. Undoubtedly he has or is going through intensive interrogation.”

랩슨 전 대사대리는 “수많은 제의에 북한이 마침내 2주 만에 최소한의 수준에서 응답했다”며 “킹 이병을 데리고 있다는 사실을 유엔사에 인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판문점을 통해 짧은 응답을 했다는 사실은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지만 이 문제가 판문점 채널을 통해 조만간 해결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북한이 아직까지 킹 이병을 선전도구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며 “의심할 여지없이 그는 집중적인 심문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I’m guessing senior leadership in Pyongyang is still debating disposition of King and trying to determine his value and to what extent, if any, the U.S. might make a concession or slight gesture to facilitate his release.”

랩슨 전 대사대리는 “평양의 고위 지도부는 킹을 어떻게 조치할 지에 대해 여전히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킹 이병의 ‘가치’와 미국의 ‘양보 수준’을 재고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킹 이병 안위 우려”

한편 전직 관리들은 과거 미국인 북한 억류 사례를 비춰볼 때 킹 이병의 안위가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North Korea has a history of mistreating us detainees and even mistreating American defectors. So I would not rule out the possibility that Travis King might be mistreated by the North Koreans. He's in a very difficult situation right now he's made a political statement by going over to the north. And one would think that the North might have an interest in treating him fairly well, in order to see what sort of information they could get out of him. But at the same time, since they have complete control over him, and there's nothing he can do about it, there's not much of a disincentive for the North Koreans against mistreating him.”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들, 심지어 북한으로 전향한 미국인들도 학대한 전력이 있다”며 “트래비스 킹 이병이 북한 당국에 의해 학대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킹 이병에게서 정보를 빼내기 위해 잘 대우해 줄 수도 있지만 그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잘 대해줄 동기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북한 사람들은 (협상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자국민들과 여러가지 이유로 자국의 통제 안에 들어온 외국인들을 대하는데 있어 매우 무례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You know, the North Koreans are very difficult. They are very unpleasant in dealing with their own people. And they're very unpleasant in terms of dealing with people from other countries who come under North Korean control for various reasons. I feel very sorry for this young man. I don't think he knew what he was getting into. When he made the decision to dash into North Korea. I feel very particularly sorry for his family, for the uncertainty that his action has created for the family. And I hope that things work out well but based on our experience of the North Koreans in the past, this is not going to be something they're going to resolve easily.”

킹 전 특사는 “일이 잘 해결되길 바라지만, 과거 북한과의 경험에 비춰볼 때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는 3일 VOA에 “가장 궁금한 것은 트래비스 킹 이병이 귀국을 원하는지, 그가 월북할 당시 북한의 상황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라고 말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 “If he would like to be returned, the US may find the DPRK transactional and not ready fully to observe international treaties consistently like the Vienna Conventions obliging states to take certain steps and provide essential protections to foreigners in custody… One does not know how lengthy his interrogation will be, under what conditions he is being held, whether he will be released and deported or subject to a prison term for crossing the border, whether he will be able to receive mail or communicate with family members, whether he will be visited by a foreign official serving as protecting power for the US. North Korea must be urged by the US, foreign governments and the UN to observe fundamental rules for holding a foreigner during his detention, to allow family members to communicate with him, and to release him if he wishes to depart North Korea and return home.”

코헨 전 부차관보는 “그가 송환을 원하는 경우에 미국은 북한이 ‘거래적’으로 나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북한이 구금 중인 외국인에게 필수적인 보호를 제공해야 하는 비엔나 협약과 같은 국제 조약을 준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의 심문이 얼마나 길어질 지, 구금 환경은 어떤 지, 석방돼 추방될지 아니면 국경을 넘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을 지, 우편물을 받거나 가족들과 연락할 수 있을 지, 미국의 이익대표국인 국가의 관리가 그를 방문할 지 여부를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미국, 외국 정부와 유엔은 북한이 외국인 구금 시 기본 규칙을 준수하고, 가족들이 그와 소통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북한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고자 할 경우 석방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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