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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전문가들 “북한 ‘화성-17형’ 실전배치 갈길 멀어…다탄두 장착도 오래 걸릴 것”


북한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다음날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다음날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신뢰성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실전배치까지는 갈길이 멀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다탄두 장착 기술과 고체연료 엔진 기술 확보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17일 화성-17형의 단분리 장면 등 발사 장면을 공개하고 신뢰성을 검증했다고 자평한 데 대해 미사일 전문가들은 ‘대외 선전용’에 가깝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독일 ST 애널리틱스 박사는 1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관련 질문에 북한의 1단 추진체 분리 장면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그리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I was expecting that it only had something like a first stage launch and separating with that because the altitude that was reported was 1000 kilometers. That was exactly what I was expecting. I think they just if they actually separated something from that first stage and it was important enough for them that they had to announce that perhaps they were just responding to the many critics the many criticisms that people were saying they are not able to build a warhead or re-entry vehicle that would survive reentry.”

실러 박사는 북한은 1단 분리나 탄두 제작 능력이 없다는 외부의 비판에 대응하고 재진입체 역량 등에도 기술적 진전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라며, 자신들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신호를 외부 세계에 보내려 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이 화성-17형 발사 장면을 공개한 것은 일부 역량의 진전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지만 아직 시작 단계임을 자인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이번 발사를 통해 “신뢰성이 검증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이제 겨우 두 세번 발사했을 뿐”이라며 일축했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No, by far no. They just launched a two or three times it at all. And it's completely far from operational. You have to launch it on so many more times. You have to go from prototyping to a serial production. You have to figure out that it works on any other meteorological conditions on crosswinds. You have to launch it on a cold day on a hot day. So it's far from a real weapon. They have a long road to go.”

실러 박사는 현재 화성-17형은 시제품 수준으로 운용과는 거리가 멀다며,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미사일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바람의 영향을 고려하여 미사일의 비행경로를 조정하기 위한 과정인 ‘측풍(crosswind)’에 따른 영향이나 혹한, 혹서 등 각종 기상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화성-17형 실전배치는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습니다.

실러 박사는 다만 북한이 ICBM의 핵심 역량으로 꼽히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이미 확보했을 것으로 평가하면서, 화성-15형에 이어 화성-17형도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든다는 일각의 분석에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 여부를 확증할 수 있는 정상각도 발사 대신 고각 발사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기술력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주변국과의 직접적인 마찰이나 시험 시 발생할 사고를 피하기 위한 것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Well, they don't want to cross foreign territories. That is one point. And also if that rocket failed sometime in the boost phase and you want you intend to cross the foreign country, if it fails at that moment, the rocket will continue flying into their territory.
So if they launch over Japan, it might fail early and it might fall onto Japan. And I don't think that Japan would be happy about that.”

정상각도 발사 시 상승 단계에서 실패하면 다른 국가의 영토에 떨어질 위험이 있고 일본 등 피해가 예상되는 국가들과의 직접적인 마찰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또 미국 본토를 겨냥한 북한의 ICBM 기술의 또 다른 핵심 역량으로 꼽히는 다탄두 기술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이 단기간에 확보하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Well yeah the math is certainly is that hwaseong 17 concavity multiple warheads by math and by space by volume. There's enough space up on the top of the rocket that it could carry multiple re-entry vehicles.
So we will see if they walk down that road. I can only tell you that it took China 30 years to do that.”

실러 박사는 화성 17형은 이론적으로는 다중 탄두를 가지기에 부피, 공간 등 적합하며, 로켓 상단에도 여러 개의 재진입체를 운반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중국의 경우 다탄두 장착 기술을 확보하는데 30년이 걸렸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이 중국의 도움을 받는 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독립적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다음날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다음날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 부차관보도 북한이 ICBM 핵심 역량인 재진입체와 다탄두 기술 확보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일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있다고 말했습니다.

[반 밴 디펜 전 부차관보] “Many analysts including myself, assessed that, you know, North Korea is able to build reentry vehicles that are large enough and robust enough that they would survive reentry at full range. Nuclear multiple warhead capabilities have not yet been proven, but there are indications that related attempts are being made in several places.”

다만 북한이 그러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과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느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면서, 실전 배치를 위해서는 수많은 시험 발사와 시행 착오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또 북한이 화성-17형 발사에 고체연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반 밴 디펜 전 부차관보] “You can't just switch the engines from liquid to solid. So they would have to have a completely independent new development program for a solid ICBM parallel to all the liquid programs. Transitioning from a liquid fuel engine to a solid fuel engine requires many changes, including design changes, redesigns, and engine replacements, and can be very difficult in terms of cost and time. Therefore, conversion from liquid fuel engines to solid fuel engines is generally not possible in ICBMs.”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액체 연료용으로 만들어진 ICBM의 경우 고체연료로 전환할 수 없으며, 연료주입 체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개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설계의 변경과 재설계, 엔진 교체 등 많은 변화가 필요하며,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많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금까지 선보인 ICBM 체계 대부분은 액체연료 기반으로, 고체연료 기반 기술이 안정적으로 확보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TV는 17일 보도를 통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화성-17형의 발사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특히 공중에서 1단 추진체가 떨어져 나가는 장면을 포착한 단분리 장면을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3단으로 구성된 화성-17형은 1단 추진체가 먼저 분리된 뒤 시차를 두고 2단 추진체가 분리됩니다. 그동안 북한 ICBM 발사에서 2단 분리 이후 비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평가돼 왔지만 북한이 1단 분리에 성공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또 이날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번 발사 훈련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 부대의 임전 태세와 전략 무력의 전투성이 확인되고 신뢰성이 검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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