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증대됨에 따라 한국과 일본에서 핵무장 관련 논의에 대한 금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동맹의 맥락에서 한일 핵무장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다면서도 확장억제의 신뢰도를 강조하는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타이완 비상사태와 관련해선 미국과 한국이 서로 어떻게 지원할 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를 조은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새해에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의 핵심은 억지력 유지인데요. 과거 실패한 대북 정책을 답습하는 것입니까?
슈라이버 전 차관보) 정책 목표가 한반도를 비핵화하는 것이었다면 모든 행정부가 다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 무기와 운반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실질적인 억제 전략을 펼쳐야 합니다.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대북 압박과 제재를 추진하면서 실질적인 억제 정책을 구사해야 합니다. 현재 북한과 대화가 진행 중이지 않지만 우리는 북한의 이러한 끔찍한 무기 사용을 저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북한과 북한 정권이 재앙적으로 파괴될 것이라는 점을 북한이 잘 이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은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이 이미 핵무기 보유를 천명한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에 비핵국가로 남으라고 계속 압박할 수 있을까요? 더욱 많은 한국인들이 핵균형을 원하는데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북한의 무기 역량 진전을 고려할 때 우리가 한국과 그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이런 끔찍한 위협에 직면한 것은 유감스럽습니다. 따라서 동맹의 맥락에서 우리가 이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전적으로 적절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확장억제를 신뢰해야 합니다. 확장억제 신뢰와 관련해 기술적 측면과 정치적 측면을 더 논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장이나 미국 전술핵 배치 등 다른 길을 추구한다면 일본을 포함한 역내 전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중국과 북한의 군 현대화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기자) 작년 말 북한 무인기 5대가 한국 영공을 침범해 5시간 동안 비행했습니다. 한국도 이에 상응해 정찰기를 북한으로 투입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가 파악하기로는 9.19 군사합의 체결 당시 트럼프 정부가 큰 열의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님 재임 당시인데요. 이와 관련해 어떤 내용을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9.19 군사합의을 폐기하는 것이 득이 클까요 실이 클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당시 9.19 군사합의와 관련해 우리 행정부에서 우려가 있었다면 그것은 주로 추진 과정과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에 대한 협의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지 내용 자체에 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북한과 한국 사이에 비무장지대(DMZ)에서 신뢰와 안정을 높이는 장치를 모색하는 것을 우리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2018년에 맺은 합의이고 벌써 4~5년이 지났습니다. 북한은 도발을 계속하면서 역량을 계속 증진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9.19 군사합의와 같은 것을 다시 생각해 볼 때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9.19 군사합의를 다시 생각하고 폐기하는 것이 낫다는 말씀인가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나는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보다 앞서 나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은 확실히 동맹의 맥락에서 논의돼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5년이 지났고,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북한의 도발과 무기 역량 개발이 계속됐기 때문입니다.
기자) 지난해 북한은 ICBM을 8번이나 발사했습니다. 미국이 확장억제 공약 이행을 요청 받을 경우 당국자들은 북한이 점점 더 많은 미국 도시들에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데 제약 받을 수 있습니다. 12개 미국 도시를 보복 타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고요. 한국이 과연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미국은 확장억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신뢰성을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동맹인 한국을 보호하고 매우 공격적이고 무책임한 북한 정권에 대처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기꺼이 부담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해야 합니다. 우리는 한국전쟁에서 엄청난 비용을 부담한 적이 있습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비용을 부담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북한에 전달해야 합니다. 북한 정권이 우리를 이 위치로 내몰았고, 북한이 무책임한 행동을 지속하는 한 우리도 억지력의 신뢰성을 높이는 조치를 해야 합니다.
기자) 엄청난 비용을 언급하실 때는 미국이 서울을 지키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희생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사람들은 그렇게 단순한 방정식으로 요약하길 원합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과거에 많은 생명을 희생하고 비용을 치룬 증거가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이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그들의 절대적인 파멸과 김정은 정권과 김씨 왕조를 지구상에서 완전히 쓸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이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가 강조해야 합니다. 우리보다 북한이 비용을 훨씬 더 많이 치룰 것이라는 점을 북한이 알아야 합니다.
기자) 스티브 샤봇 하원의원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한국, 일본의 자체 핵무장에 대해 두 나라와 적어도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꼭 핵무장의 길로 가라는 게 아니라 중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방안이 중국을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을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중국은 자체 핵무기고를 크게 확장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 한국에서 이전의 금기(taboo)가 제거되는 지점까지 오게 됐습니다. 이것을 동맹의 맥락에서 논의하는 것은 전적으로 적절합니다. 우선순위는 확장억제의 신뢰도를 강조하는데 둬야 합니다. 하지만 위협 증대를 고려할 때 우리가 동맹의 맥락에서 이런 부분을 논의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적절합니다.
기자) 이런 논의라는게 일본과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슈라이버 전 차관보) 주권적 결정이며 미국과 긴밀히 이 부분을 논의하길 희망합니다. 질문에 답하자면 네 그렇습니다.
기자) 미국은 일본의 새 국가안전보장전략과 국방력 강화 계획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미국은 일본이 전쟁가능 국가가 되길 원합니까?
슈라이버 전 차관보) 미국은 다양한 비상사태에 대응해 더욱 유능한 동맹이자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일본을 원합니다. 미일 안보조약에 따라 미국은 요청을 받으면 일본 영토방위에 기여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선적으로는 일본 스스로 자국을 방어할 책임이 있죠. 이런 역량 중 일부는 반격능력 등 방위태세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타이완, 동중국해, 한반도에서의 비상사태 등 우리가 역내에서 직면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할 때 동맹국으로서 더 유능한 일본을 원합니다. 한반도와 관련해 일본은 항상 후방지원 계획의 일부였는데 이제는 반격능력을 등 더 강력한 군사역량을 가지고 그 이상을 맡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더 유능한 동맹국을 원합니다.
기자) 일본 평화헌법은 미군의 초안을 바탕으로 제정됐습니다. 그때와 지금이 뭐가 다른가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변한 것은 중국과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무책임하게 이유없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점입니다. 또 일본은 수십년 동안 이 지역과 세계에 평화적으로 기여했습니다. 일본은 책임감 있으며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라는 점을 이미 넘치도록 증명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관련 대화를 해야 하고, 더 이상 금기시해서는 안 됩니다.
기자) 미국은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도 지지했습니다. 미국은 일본이 중국에 반격능력을 행사하길 원합니까?
슈라이버 전 차관보) 우리는 가능하다면 중국과의 전쟁을 피하고 싶습니다. 요점은 반격능력은 억지력을 강화하고 충돌 가능성을 낮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무기가 사용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중국과의 충돌이 생기면 모든 당사자들이 큰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격능력은 실제로 억지력을 강화하고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며, 우리는 이를 지지합니다.
기자) 중국은 타이완에 대해 더욱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타이완 외교부장은 중국의 타이완 침공 가능성이 더 커졌으며 시기는2027년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타이완 비상 사태 가능성을 주시하는 미국으로선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한국, 일본이 유사시 적극적으로 나서길 원하지 않을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미국의 동맹국들의 이익에도 부합합니다. 우리는 동맹국을 만날 때 그들의 입장을 고려할 것입니다. 일본은 자국 안보에 있어 타이완 사태의 중요성을 매우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미야코 해협 등 일본 도서 지역이 타이완에 인접해 있습니다. 미일 정부와 군은 타이완 비상사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북한이라는 즉각적인 위협이 있어 다른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 한국과도 이런 비상사태와 서로를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국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자) 8월 한국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2%는 후방지원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65%는 미국의 군사작전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죠.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이 타이완 전쟁에 참전하지 않고 후방지원 역할만 할 것이라고 미국에 미리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목소리가 워싱턴 조야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공개적인 발언들과 여론조사의 발표가 한국의 특정한 관점을 반영한다는 점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정부와 군에서 고위급에서 비공개로 진행돼야 합니다. 미한 양국은 역내 미래의 안정성에 대한 공통의 비전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위협인지에 대해 인식을 일치시켜야 하고 비상사태에 어떻게 대응할 지 논의해야 합니다.
기자) 궁극적으로 미한일이 미사일 방어망을 통합하고, 3자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슈라이버 전 차관보) 가까운 시일 내에 동맹 체결까지는 모르겠습니다. 미국은 일본과 한국이 가능한 한 역사적 이견에 생산적인 방법으로 대응하고 더 긴밀히 협력하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동맹이 가까운 시일내에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특정한 안보와 군사 도전을 감안할 때 삼각 공조는 상당히 타당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 나라가 미사일 방어, 대잠수함 등 연합훈련을 진행한 것입니다. 그러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 긴밀한 미사일 방어는 세 나라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입니다.
지금까지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로부터 한국의 자체 핵무장과 동북아시아 안보 역학에 대해 의견을 들었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