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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주민, 고난의 행군 때 보다 더 힘들어”


지난해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지난해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회통제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습니다.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주민 불만을 잠재우고 사회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회통제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각급 당 위원회 조직부 당 생활 지도부문일군 특별강습회’를 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강습회에서 “모든 당 조직이 당 중앙의 유일적 영도에 절대 복종하도록 기강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은 북한 당국이 강습회를 연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민심을 수습하고 사회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Micromanagement right now it suggest regime is stressed because COVID…”

전문가들은 이번 강습회가 6월부터 시작된 노동당 회의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합니다.

지난달 8-10일에는 노동당 5차 전원회의가 열렸고 이틀 뒤인 12일에는 비서국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어 21일에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열렸고 27일에는 비서국 확대회의, 그리고 7월 2일 특별강습회가 열린 겁니다.

모두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했습니다.

회의의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김 위원장이 북한 내부 문제와 관련해 강조한 것은 크게 3가지였습니다.

우선 경제난이 심각해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치약을 비롯한 소비재의 품질이 나쁘다며 당 간부들을 질책했습니다.

코로나 방역 대책도 허술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5월 17일 열린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코로나 방역과 관련 “우리 사업의 허점과 공간이 그대로 노출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세도주의’와 ‘관료주의’ ’요령주의’ ‘부정부패’ 등으로 인해 노동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북한 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담당하는 국가보위상을 정경택에서 리창대로 교체하고 인민군의 사상 사업과 인사를 총괄하는 총정치국장 권영진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정경택을 임명했습니다.

과거 김원홍처럼 군 총정치국 간부가 국가보위상에 임명된 적은 있어도 국가보위상이 곧바로 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한국의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상에는 박수일을 임명했습니다.
이는 군사와 치안, 그리고 주민 감시를 담당하는 고위 책임자 5명 중 4명이 교체됐음을 의미합니다.

이같은 인사 개편은 군부를 비롯한 사회 전반을 강력히 통제하겠다는 뜻이라고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정경택을 총정치국장으로 보내고 군의 기강 해이를 강조했고, 또 전원회의를 계기로 공안라인이 약진했거든요, 그렇게 보면 군을 비롯한 내부가 이완돼 있다, 이렇게 판단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북한 정권은 지난 5월에 발생한 코로나 사태에 갈팡질팡하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2020년 1월부터 북-중 국경을 봉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돼 봉쇄에 실패했습니다. 게다가 4월에는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코로나를 전국으로 확산시켰습니다.

또 코로나 발생 직후 북한 당국은 5월 12일부터 평양과 주요 도시를 봉쇄했지만 식량 부족 등으로 인해 5월 29일 봉쇄를 풀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5월16일 인민군을 동원해 약품을 공급하라고 특별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약품이 부족한데다 사재기 등으로 상당한 혼란이 있었다고 조한범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까, 약품 밀매, 암시장 거래, 빼돌리기, 또 지급된 약품을 중간 간부가 빼돌려서 이익을 취하는 행위, 이런 것들로 인해 원성이 많다고 합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7일 북한 내 코로나 신규 발열환자가 1천명대로 떨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누적 발열환자는 476만명이고 사망자는 74명입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북한의 발표를 믿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코로나 확진자가 1천만명 이상이고 사망자도 3-17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듯 코로나 사태가 두 달째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식량난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의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도에는 6월 말-7월 초에 집중호우가 쏟아졌습니다. 며칠간 200-300mm 가량 폭우가 내려 모내기를 마친 논밭들이 침수됐습니다.

한국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GS&J 인스티튜트 권태진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이번 장마로 소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어느 정도 작물이 생육한 상태에서 장마가 오는 것과 아주 어린 시기에 장마가 오는 것은 전혀 피해가 다른 것인데 올해는 작업이 늦어진데다 장마가 빨리 오다 보니까 피해가 더 커진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북한 지인들과 정기적으로 통화하는 서울의 탈북민 조충희 씨는 함경도와 양강도의 경우 이미 식량 가격이 크게 올랐고,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내부 통신자에 의하면, 고난의 행군보다 힘드냐 이렇게 물어보면, 고난의 행군은 왔다가 울고 갈 정도로 험악하다, 이렇게 얘기하고,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죽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주민들이 말도 못하게 통제하고 있는데, 노동신문이 말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 현실이죠.”

상황이 이런데도 북한 수뇌부는 ‘사상 사업’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7월 1일자 기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수행을 촉구하며 “모든 부문의 모든 일꾼들이 최우선 중시해야 할 사업은 대중의 정신력을 총폭발시키기 위한 사상 사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를 백신을 비롯한 방역으로 플어야지 ‘사상 사업’이나 ‘사회통제’로 대응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합니다.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이 지금은 선전선동 활동으로 버티고 있지만 사태가 더 악화되면 사회불안정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What point they get go level of instability they can not come back…”

코로나 사태에 식량난까지 겹친 상황에서 북한 수뇌부가 언제까지 사회통제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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