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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최선희 외무상 임명, 미북 대화 재개?


최선희 신임 북한 외무상 (자료사진)
최선희 신임 북한 외무상 (자료사진)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은 1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통’인 최선희를 외무상으로 임명했습니다. 북한이 미국 전문가를 내세워 미-북 협상을 재개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최선희 임명 배경과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지난 8~10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5차 전원회의에서 외무성 제1부상인 최선희를 외무상에 임명했습니다.

또 군 출신으로 지난 2년 5개월간 외무상을 맡았던 리선권은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번 인사로 최선희는 북한 최초의 여성 외무상이 됐습니다. 또 미국과 핵을 담당한 북한 외교관 가운데 최초로 외무상이 됐습니다. 1990년대 미-북 제네바 합의를 이끌었던 강석주와 2000년대 6자회담을 담당했던 김계관도 외무상을 맡은 적이 없습니다.

올해 58살인 최선희 외무상은 최영림 전 북한 총리의 수양 딸로 알려졌습니다. 1980년대 북한 외무성에 들어온 최선희는 베이징 6자회담 통역으로 외교무대에 데뷔해 20년 이상 북한 핵 문제를 놓고 미국과 씨름해 왔습니다.

북한 외무성에서 북미국 부국장과 국장을 거친 최선희는 미국 인사들과 오랜 기간 ‘투트랙 회의(Two Track: 반관 반민 회의)'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최선희 부상은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 결렬 직후 “김정은 위원장이 조-미 거래에 의욕을 잃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최선희 부상입니다.

[녹취: 최선희 부상] ”우리 국무위원장께서 앞으로의 조미거래에 대해 의욕을 잃지 않으셨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선희를 외무상으로 임명한 것은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과거 북한과의 비공식 회담에서 최선희 외무상을 만났던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이번 인사는 미국의 대화 제안에 북한이 응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크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This might bode well for a resumption of talks between Nor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을 담당했던 스티븐 비건 미 전 국무부 부장관은 11일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인사는 “북한이 미북 관계와 남북 관계를 별도로 다루는 정상적 질서로 돌아 간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선희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서로 잘 아는 사이로 서로 합의한다면 분명히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도 미묘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하려 하자 미국의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9일 서울을 방문한데 이어 13일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워싱턴에서 박진 한국 외교장관을 만났습니다.

미국의 메시지는 일관됐습니다.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 하는 동시에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으며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는데 열려 있으며,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13일 유럽에서 만나 북한 핵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북한을 비롯한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4시간30분 이상 진행된 회동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어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 핵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리고 설리번 보좌관과 양제츠 정치국원은 북한 문제를 보는 방식과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이 회동에서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어떤 합의나 공감대를 이뤘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미-중 모두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미중이 충돌하고 있지만 북한 핵에 대해서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미국도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면 부담이 커지고, 중국도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진 배치되고...”

또 10일 막을 내린 북한 노동당 전당대회도 주목되는 점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강대강, 정면승부 투쟁’ 입장을 밝혔지만 관심사인 핵 실험이나 미국이나 한국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 12일에는 미사일 대신 방사포를 서해로 쏘는데 그쳤습니다.

미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이 도발의 수위를 다소 낮추고 경제난 해결에 주력하려는 조짐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North Korea regime itself on economy internal dynamics…”

물론 미-북 대화가 재개된다고 해도 미국이 바라는 비핵화나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가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미-북 간에는 대화 재개 조건을 둘러싸고 상당한 간극이 있습니다. 미국은 조건없이 만나자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제재 완화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양측은 대북 제재 완화와 비핵화의 순서와 범위 그리고 선후관계 등을 둘러싸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선희를 외무상에 발탁한 것은 북한이 외교적 관여에 관심이 없다는 신호이며 더 나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개발을 위해 실험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볼튼 전 보좌관] “It’s a signal that there’s no real belief on the other side that the diplomacy would produce any results.“

그러나 한국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 입장에서는 제재 완화가 절실하고 미국도 비핵화가 아쉽기 때문에 서로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실무회담을 열어 미국과 북한이 주고받을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관건은 실무협상을 통해 북한이 내놓을 것과 미국이 내놓을 것에 대한 주고받을 것, 상응조치에 대한 실제적인 패키지가 마련되야 합니다. 그래야 협상에 나갈 수있겠죠.”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려면 미국도 뭔가 구체적인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럴려면 공식적인 회담 보다는 비공식 채널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How to manage that back channel, New York channel, another place…”

미-북 대화는 2019년 10월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을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미국과 북한이 3년만에 다시 미-북 대화를 재개할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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