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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7차 핵실험의 이해득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성사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성사진.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북한은 얻는 것 못지 않게 잃는 것도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핵실험 셈법과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 정세는 이미 북한의 7차 핵실험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북한은 이미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복구한데 이어 별도의 장소에서 기폭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은 5월 25일 “7차 핵실험을 준비하기 위한 핵 기폭장치 작동 시험을 하고 있는 것이 탐지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핵폭탄은 핵물질을 고성능 폭약으로 감싼 뒤 연쇄 폭발로 핵분열을 일으키는 것인데 이렇게 폭발을 일으키는 폭약과 전기 장치가 기폭장치입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 연구소(ISIS) 소장은 북한이 소형 전술핵 탄두를 시험하려는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올브라이트 소장] “The idea that they tried to miniaturize nuclear warheads testing to make senses of one of the possibilities of what they…”

그러면서 핵실험이 갱도 내 핵실험 장소와 지상 통제소 간 전기 케이블 연결 작업만 남겨둔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핵실험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미-중 간에는 벌써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31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반드시 추가 대북 제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Absolutely, we will. First of all, we need to enforce sanctions that we have already authority to enforce

그러자 다음날인 1일 중국은 대북 제재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 핵 실험에 대한 질문에 “제재 일변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대화와 협상만이 실행 가능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얻는 것 못지않게 잃는 것도 많다고 말합니다.

우선 핵실험에 성공하면 북한은 한국과 일본을 핵공격 사정권에 넣을 수있습니다. 소형 핵탄두를 KN-23, KN-24, 신형 전술미사일 그리고 초대형 방사포 등에 장착해 실전 배치하면 남북한의 군사력 균형이 무너집니다. 한 마디로 핵무장한 북한과 비핵국가인 한국이 맞서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또 북한은 핵실험으로 미국을 압박해 핵 군축회담을 하려할 수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핵탄두를 40-50개 정도 갖고 있고 매년 10개 가량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핵무기 투발 수단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중거리, 단거리 미사일, 순항미사일, 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확보했거나 개발중입니다. 이렇게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를 함께 탑재할 수있는 미사일이 대량 생산돼 실전 배치되면 군축 회담 외에는 이를 단계적으로 제거할 수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미국의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궁지에 몰아넣고 제재 해제를 강요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North Korea hoping is that pushing US into corner has no option…”

핵실험에 따른 대북 제재 여파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7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미국과 유럽, 한국과 일본 등이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석유 반입 추가 제한 등 고강도 제재를 시도할 수있습니다.

그러나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미-중, 미-러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In the current situation where Russia and United States are so much at odds, and China, generally siding with Russia, I don't think there's any chance at all that Russia and China would support any resolution.”

앞서 미국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관련 지난달 26일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지만 상임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된 바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나오겠느냐 하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에 ICBM을 발사하고 6차 핵실험을 감행해 긴장을 고조시킨 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북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2018년이 아닙니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트럼프 대통령과 상당히 다른 성향과 접근방식 그리고 우선순위를 갖고 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개인적 호감을 갖고 있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불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북 관계를 중재했던 한국 문재인대통령도 이제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상황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핵실험을 감행 하더라도 바이든 행정부는 대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와관련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 해도 미국에 대해 더 강력한 지렛대를 갖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대사]”I don’t think another test give more leverage…”

반대로 핵실험을 하면 북한은 상당한 외교,안보적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우선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확장억제 정책을 구체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또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미군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배치될 수있습니다. 일본의 군비 증강이 가속화 되는 것은 물론 미국-한국-일본의 관계가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북한에게 핵실험은 최고 도발 수단입니다. 그러나 핵실험을 하고도 미국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북한은 더이상 쓸 카드가 없게 된다고 한국 정부 산하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북한이 핵실험밖에는 미국과 한국을 움직일 수단이 없다고 모험주의적 선택을 하면 그때는 핵실험을 할 겁니다.그러나 그 카드를 쓰고 나면 쉽지 않기때문에…”

북-중 관계도 악화될 전망입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보유국이 될 경우 동북아의 안보 구도가 바뀝니다. 예를 들어, 미-한 확장억제는 물론 미사일 방어망, 일본 재무장 그리고 타이완에도 여파가 미칠 수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안보 이익에 한결같이 부정적인 요인입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막으려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과거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학 교수는 중국이 먼저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 핵실험을 자제시키고, 석유 공급을 끊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Probably Chinese trying much pressure other than cutting oil…”

현재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연간 400만 배럴 가량의 원유와 정체유를 합법과 불법 방식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7차 핵실험을 감행해도 북한이 얻는 것은 소형 핵탄두 기술과 한국에 대한 핵 우월감 정도입니다.

그 밖에는 미국을 압박하기도 어렵고 한반도 안보 상황이 북한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수있습니다. 또 북한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도 악화될 수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과연 7차 핵실험을 감행할지 아니면 새로운 전략적 선택을 할 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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