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 폴란드에 미군 병력을 영구 주둔시키고, 유럽 주둔 미군 병력을 증강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상무부가 러시아군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중국의 5개 기업을 무역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엔진이 달린 차량 판매를 금지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유럽 주둔 미군 병력을 증강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미 육군 5군단 사령부를 폴란드에 영구 주둔시키고, 유럽 주둔 미군 병력을 증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9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 육군 5군단이 어떤 부대죠?
기자) 유럽 지역을 담당하는 부대로, 지금까지는 폴란드 포즈난에 사령부를 두고 유럽 동맹국들에 병력을 순환 배치해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병력 이동 없이 상시 주둔함으로써 동유럽 전선 방어를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루마니아에 3천여 명 규모의 순환 여단을 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뭔가요?
기자) 핵심 현안은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대응 방안입니다. 나토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새로운 안보 현실이 나토의 억지력과 방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요. 또 다른 주요 국제 도전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토가 언급한 또 다른 주요 국제 도전들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네. 나토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것들, 또 기후 변화에 따른 안보 문제, 국제 질서에 반하는 권위주의 국가들의 도전 등을 꼽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을 거론한 게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나토 정상들은 이번에 처음으로 중국을 ‘전략 개념’에 포함시켰습니다. 나토는 약 10년에 한 번씩 새로운 ‘전략 개념’을 정의하는데요. 나토의 목적과 과제, 안보 위기, 정치, 군사적 역할 등을 기술하는 겁니다. 그런데 나토 정상들은 29일 중국의 도전을 명시한 ‘새 전략 개념’을 채택했습니다. 이 새 전략 개념에서 나토는 중국이 유럽과 대서양 안보에 제기하는 도전에 대응하고, 동맹 수호와 안보 보장이라는 나토의 오랜 역량을 보장하기 위해 책임 있게 협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대해서는 어떻게 정의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는 동맹의 안보와 유럽 ∙ 대서양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했습니다. 2010년 나토가 발표한 전략 개념에서 러시아는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돼 있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강하고 독립적인 우크라이나는 유럽과 대서양 안정에 필수라고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터키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동의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터키가 28일,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하는 3자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세 나라가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은 나토 정상회의 개막 직전 발표됐는데요. 나토 지도자들은 29일, 핀란드와 스웨덴을 나토에 공식 초청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나토에 가입하려면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30개 회원국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북유럽의 오랜 중립국이었던 핀란드와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석 달 후인 지난달 중순, 나토 가입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는데요. 하지만 터키의 반대로 가입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터키는 왜 두 나라의 가입에 반대한 거죠?
기자) 터키가 반대한 이유는 자국 내 분리독립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이 두 나라가 지원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3국은 마드리드에서 약 4시간의 긴 회의 끝에 극적 합의를 이뤘습니다.
진행자) 그럼 터키가 그동안 문제로 제기했던 쿠르드 지원 부분은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양해각서에서 PKK는 금지된 테러 단체라고 확인하고, PKK와 그 연계 세력 등 모든 테러 조직의 행위를 막기로 다짐했습니다. 두 나라는 또 자국에 있는 테러 용의자들을 신속하고 완전하게 추방 또는 인도하라는 터키의 요구를 해결하겠다고 합의했습니다. 더 나아가 터키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 조처도 없애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두 나라는 터키에 무기 수출을 하지 않았던 건가요?
기자) 네. 두 나라는 터키가 쿠르드족의 인권을 탄압한다는 이유로 터키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해왔는데요. 이로써 터키는 전투기 등 무기 도입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터키의 러시아제 방공 미사일 시스템 ‘ S-400’ 도입에 따른 전략적 이유로, 최신예 스텔스 F-35 전투기를 판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두 나라는 공식 가입하게 되는 겁니까?
기자) 아직 각 회원국 의회의 비준이 남아 있습니다. 30개 회원국 의회가 각각 자국 지도자가 내린 결정에 동의해야 하는데요. 통상 이 과정이 1년 정도 걸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요?
기자) 네. 미국 상무부가 28일, 러시아군과 방위 산업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중국 5개 기업을 무역 제재 명단에 추가했습니다. 상무부는 해당 기업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러시아의 이른바 ‘우려 기관’들에 물품을 공급해왔으며, 침공 후에도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대상들과 거래를 계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기업들이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까?
기자) 네. 상무부의 무역 제재 명단에 오른 기업은 ‘커넥 일렉트로닉’ 과 ‘로지스틱스 리미티드’, ‘킹파이테크놀로지’, ‘위닉스 일렉트로닉’ 그리고 ‘월드제타’입니다.
진행자) 중국 기업들만 제재 명단에 오른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상무부는 이들 기업 외에 러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리투아니아, 파키스탄, 싱가포르, 영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기업들도 러시아군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제재 명단에 올렸는데요. 총 31곳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날 상무부 제재 명단에 오른 기업은 모두 36곳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36곳 가운데 25곳은 중국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앨런 에스테베즈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은 성명에서 이번 조처는 전 세계 기업과 개인에게, 러시아를 돕는다면 미국은 그들을 차단할 거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상무부의 무역 제재 대상이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해당기업들과 거래하려는 미국 기업들은 반드시 사전에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번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국제법적인 근거도 없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권한을 부여 받지도 않은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또 중국 정부는 이에 결연히 반대하고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모든 조처를 통해 중국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부쩍 긴밀한 행보를 보이는 모양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5일 통화하고 전략적 공조 방침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지 않고 제재에도 반대하면서 서방과는 결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여기에 미국은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두 나라는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푸틴 대통령도 동맹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이 28일 구소련 국가인 타지기스칸에 이어 29일에는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외국 순방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처음인데요. 서방에 맞서 친러시아 세력 규합을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자동차와 관련해,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EU가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엔진이 장착된 차량 판매를 금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룩셈부르크에서 만난 EU 27개 회원국 환경부 장관들은 29일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EU가 왜 이런 결정을 한 거죠?
기자) EU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이번 조처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법안이 상정된 건 지난해 7월이었는데요. 그동안 5년 유예를 주장해왔던 이탈리아 등이 한 발 물러나면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한 조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연기관은 말 그대로 엔진 안에 가솔린이나 디젤 같은 연료를 태워 동력을 얻는 방식인데요. 문제는 이때 배출되는 일산화탄소, 매연, 질소산화물 등 배기가스입니다. 이 때문에 선진부유국들은 전기자동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내연기관 엔진이 달린 자동차는 지금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 때문에 EU의 이번 조처는 자동차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중대한 조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EU 환경부 장관들은 충격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 연간 1만 대 미만 생산하는 중소기업 등에는 5년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전기와 가솔린, 두 가지를 동력으로 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차 같은 경우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EU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재생합성연료(e-fuel)를 쓰는 자동차 등 신기술을 이용한 자동차가 온실가스를 완전히 배출하지 않는 데 성공하면, 대체 기술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재생합성연료라는 게 뭐죠?
기자) 물을 전기 분해해서 얻은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만든 연료입니다. 물은 오염물질이 아니지만,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힙니다.
진행자) 이번 결정에 대한 EU 입장 들어보죠.
기자) 네. 이번 회의를 이끈 아녜스 파니에뤼나셰르 프랑스 에너지전환부 장관은 이번 결정은 자동차 산업에 거대한 도전이라고 시인했는데요. 하지만 전기자동차를 미래 산업으로 보고 이미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회의 결과가 최종 결정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유럽연합(EU)의 의결기구인 유럽의회에서 통과되어야 합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