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천명하며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미국과 이란 간 간접 협상이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됐습니다. 시리아 내전 10년 동안, 30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유엔이 밝혔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26일부터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28일 오전 회의를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세계 경제 위기와 러시아 대응 방안, 대중국 견제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됐는데요. G7 정상들은 28일, 단합과 협력을 통해 보편적 인권과 민주 가치를 수호하기로 다짐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전쟁이 시작된 지 4개월이 넘어가고 있는데요. 전 세계의 주요 지도자들은 지금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G7 정상들은 회의 둘째 날인 27일 우크라이나 사태를 집중 논의했는데요. 정상들은 회의 후 나온 발표문에서 러시아의 “불법적 침략 전쟁”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고 지속적인 지원을 다짐했습니다. G7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 인도적, 군사적, 외교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앞으로도 우크라이나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쟁이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느슨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그런 우려를 일소하는 내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지금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경기 침체, 식량∙에너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데요. 파장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성명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계속되면서 부담감이 커지고 서방의 결속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나온 것이라 주목됩니다.
진행자) G7이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제시했습니까?
기자) 네. G7은 군사적 지원 외에도 우크라이나 정부 운영에 필요한 국가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G7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민들에게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올해 최대 295억 달러의 예산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G7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의 둘째 날인 27일, 화상으로 G7 지도자들과 인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G7 정상들에게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에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지 않는 대신, 서방과 터키 등이 참여해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새로운 체제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G7 정상들에게 또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겨울이 오기 전에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면서 더 많은 중화기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고 미국이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대가로 전후 재건 사업 참여를 제안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이 시대의 가장 큰 경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G7 경제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 문제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G7은 또 금 등 러시아의 자금원이 되는 수입을 줄여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문제 외에 또 비중 있게 다뤄진 문제는 뭔가요?
기자) 네. 중국에 대한 견제 방안도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G7 정상들은 중국의 대외경제정책인 ‘일대일로’를 겨냥해 향후 5년간 6천억 달러를 투자해 저소득 국가의 사회기반시설 구축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더 심각해지고 있는 전 세계 기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올해 45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온 현상이 나타나고, 지구온난화 문제도 심각한데요. 관련 논의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G7 정상들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올해 안에 이른바 기후클럽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파리협정은 산업화 대비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G7 정상들은 이를 위해 2030년까지는 탈탄소화를 하고, 2035년까지는 전력 부문 탄소 배출을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문제도 언급했습니다. 정상들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재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이란이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간접 협상에 나섰군요?
기자) 네, 미국과 이란 간 간접 협상이 28일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됐습니다. 카타르 외무부는 환영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회담은 역내 평화와 안보, 안정을 강화하고, 이란과의 대화와 협력을 확대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협상 대표로 누가 참여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측 대표는 로버트 말리 이란 특사입니다. 이란 측에서는 알리 바게리카니 수석 대표가 참여하는데요. 앞서 한 이란 당국자는 로이터 통신에 바게리카니 대표가 협상을 위해 28일과 29일 도하에 있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간접 형식의 회담이라고 하면 어떻게 진행되는 건가요?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는 엔리케 모라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이 양쪽을 오가며 의견을 전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바게리카니 대표는 도하에 도착해 카타르 관리들을 만난 데 이어 모라 사무차장과 회동했습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주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도하에서 재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이번 회담은 모든 핵 합의 당사국들이 참여하는 기존의 회담과는 별개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 당사국에 어떤 나라들이 속하는지 짚어 주시죠.
기자) 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그리고 이란입니다. 이들 주요 6개국과 이란은 지난 2015년, 이란의 핵 프로그램 축소 또는 동결 대가로 대이란 제재를 풀어주기로 전격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탈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제대로 합의가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핵 합의에 다시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거고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핵 합의의 순조로운 이행을 통해 세계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핵 합의 복원 의사를 밝혔는데요. 이란도 핵 합의 복원에는 동의했지만, 미국이 회담에 참여하는 것은 거부했고요. 이에 따라 미국은 회담장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 간접 방식으로 협상에 참여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는 협상 장소가 종전과 다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4월 처음 열린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그동안 유럽 국가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됐는데요. 이번에는 중동 카타르에서 열리게 됐습니다. 카타르는 미국, 이란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인데요. 지난 몇 달간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재개를 위해 이른바 ‘셔틀 외교’를 해왔습니다.
진행자) 협상이 1년 넘게 진행됐는데 여전히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트럼프 정부가 복원한 제재를 모두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은 이란이 핵 합의 사항을 준수하면 해제하겠다고 맞서면서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중간에 이란 대통령 선거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터지면서 상황도 매끄럽지 못했는데요. 지난해 연말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지난 몇 달간 다시 교착 국면에 빠졌습니다.
진행자) 그 이유가 뭔가요?
기자) 최근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는 건 이란 혁명수비대를 둘러싼 마찰입니다. 미국은 이란 최고지도자의 별도 군사 조직인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 명단에 올려놓고 있는데요. 이란은 명단에서 빼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무부 대변인은 27일, 이란은 핵 합의 외의 요구는 철회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시리아 내전에 관한 새로운 유엔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유엔 인권사무소가 28일, 시리아 내전에 따른 피해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유엔은 이 보고서에서 시리아 내전 10년간, 30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집계 기간은 어떻게 잡았습니까?
기자) 네. 2011년 3월 1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10년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약 30만6천900명 사망했는데요. 이는 지난 10년간 매일 83명이 내전 때문에 사망한 셈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 수치는 민간인만 해당하는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전쟁의 직접적 결과로 희생된 사람들이고요. 보건이나 식량, 식수 부족 등 부차적 이유로 사망한 사람들은 집계에 넣지 않았습니다. 유엔은 또, 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가족들이 매장한 경우 등도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에 군인과 저항 세력도 집계에 넣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시리아 내전의 전체 인명 피해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시리아가 내전을 벌이고 있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2011년 3월, 남부 도시 ‘다라’에 사는 10대 소년들이 벽에 낙서를 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낙서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는데요. 경찰이 소년들을 체포해 가혹하게 처벌한 것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섰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사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규모는 점점 불어났고요. 시리아 정부가 유혈 진압에 나서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특히 당시 중동에는 민주화 운동 바람도 거세게 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2010년 시작된 이른바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바람이 튀니지, 이집트, 예멘, 리비아, 바레인 등지로 확산했는데요. 이 기세에,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처럼 수십년 간 권좌에 있었던 일부 아랍 지도자가 축출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리아는 정권 교체가 아니라 내전으로 비화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후 아사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10년 넘게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여기에 러시아와 터키까지 개입하면서 사태는 점점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시리아 정부군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미사일 공습을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시리아는 아사드 가문이 50년 넘게 집권하고 있는 거죠?
기자) 네.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1971년부터 2000년 6월 사망할 때까지 30년간 종신 집권했고요. 그 뒤를 이어 아사드 대통령이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습니다. 아사드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나이가 34살이었는데요. 당시 집권 ‘바트당’은 대통령 출마 연령을 40세에서 34세로 낮춰 아사드 대통령이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진행자) 그럼 아사드 대통령도 지금 20년 넘게 집권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 대통령 임기는 7년인데요. 아사드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대선에서 4선에 성공하면서 28년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시리아 의회는 아사드 대통령이 약 95% 지지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선거에 앞서 미국과 영국 등 5개 서방국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선거가 될 거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고요. 터키도 합법적인 선거가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