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위한 공식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나토 사무총장은 두 나라의 가입을 위해 신속히 움직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원자력 규제당국이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레바논 총선에서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끄는 동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랫동안 군사 중립국을 유지해오던 핀란드와 스웨덴이 1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신청서를 나토 본부에 공동 제출했습니다. 두 나라의 나토 가입 신청서는 이날 나토 주재 핀란드 대사와 스웨덴 대사에 의해 전달됐습니다.
진행자) 나토 지도부는 두 나라의 가입 신청서 제출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두 나라의 결정을 계속 기다려왔던 나토 지도부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요청을 따뜻하게 환영한다”면서 두 나라는 나토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가입 신청부터 정식 회원국이 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통상 신청서를 제출하면 이 신청서 내용을 검토하는 데 약 2주 정도 걸리는데요. 가입을 희망하는 나라가 나토의 기준에 제대로 부합하는지, 그동안 나토 협력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검토합니다. 북유럽의 부국이자 군사 강국인 두 나라는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데다 현 안보 상황때문에 이 절차는 빠르면 하루 만에도 진행될 수 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다음에는 회원국의 비준이 필요하죠?
기자) 맞습니다. 30개 회원국의 비준이 필요한데 이 과정은 보통 8개월에서 12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토는 이 역사적인 순간을 붙잡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수 있도록 신속히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려면 회원국의 협조가 중요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각 회원국이 자국의 비준 절차를 빨리 끝내야 두 나라의 가입 소요 기간도 짧아지는 건데요. 발트해 인접 국가인 에스토니아 같은 나라는 자국이 해야 할 부분을 빨리하겠다면서 다른 회원국의 신속한 비준을 촉구했습니다. 캐나다도 단 며칠 안에 비준 절차를 끝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터키는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16일, 앙카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두 나라가 나토 가입을 신청하면 승인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두 나라의 나토 가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며칠 만에 이를 거듭 확인한 겁니다.
진행자) 터키가 반대하는 이유로 내세우는 게 뭐죠?
기자) 네. 터키는 자국의 남동부 등지에서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테러 집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두 나라는 PKK에 우호적인 입장입니다. 여기에 지난 2019년 터키가 쿠르드족 지역에 군사작전을 단행하자 유럽연합(EU)은 터키에 대한 무기 금수 등 제재에 나섰는데요. EU 회원국인 두 나라도 이를 따르고 있어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상황 보겠습니다. 마리우폴 제철소에서는 새로운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가 18일,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 벙커 등에 있다가 투항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지금까지 총 959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는 부상자 80명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조우스탈을 빠져나온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더 늘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6일 약 260명의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빠져나온 데 이어 약 700명의 병사가 더 나온 겁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24시간 새, 아조우연대 대원들을 포함해 694명이 투항했다면서, 이들 가운데 29명은 부상자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현재 이들은 러시아군이 통제하고 있는 올레니우카와 노보아조우스크에 분산 수용돼 있는데요.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제 기준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와 포로 교환을 희망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 관영 언론은 18일, 이들에 대한 전범 재판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해 앞으로 이들의 처리 문제가 큰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에 추가 물자를 제공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국방부가 18일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방탄 헬멧 2천 개와 방탄조끼 500개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그간 헬멧과 조끼도 군수품으로 오인되거나 전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우크라이나의 지원 요청을 거부해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지난달, 인도주의적 지원의 일부로서 우크라이나 민간단체 사용 용도와 비상용 목적으로 이를 제공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 원자력 규제당국이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계획을 승인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가 18일,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해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도쿄전력의 계획을 1차 승인했습니다. NRA는 한 달간 공개 의견 기간을 거쳐 최종 승인을 결정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사안에 정통한 NRA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이미 방류 계획을 승인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100만t 이상의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해, 2023년 봄쯤 바다에 방류하는 계획을 승인했고요. 이에 따라 도쿄전력이 세부 계획을 마련해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제출했었습니다.
진행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방사능 오염수,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거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1년 일본 동쪽 도호쿠 지방 인근 바다에서 규모 9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 거대한 쓰나미, 지진해일을 일으켰는데요. 이 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 내 몇몇 원자로가 폭발하면서 지금까지 오염수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 1천 개에 달하는 지상 탱크에 오염수를 저장해왔는데요. 탱크 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올 연말쯤이면 더는 오염수를 저장할 수 없게 된다면서, 바다 방류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오염수를 그냥 방류하겠다는 건 아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쿄전력 측은 방류할 오염수를 바닷물에 희석해 오염물질의 수치를 국제 허용 기준에 맞춘 후 방류한다는 방침인데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18일 회의에서, 방출 전 수치 확인 방법이나 주변 환경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심사한 결과, 심사 내용에 문제가 없어 방류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다에는 어떤 식으로 방류하게 됩니까?
기자) 네. 원전과 맞닿은 해저 면에서 12m 깊이로 터널을 파고 이 터널에 파이프를 넣고 처리한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일본 정부는 해안으로부터 떨어진 곳에 방류하기 위해 터널의 길이는 1km로 제작할 방침입니다.
진행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정부의 계획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발표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일본 방문 중에 나온 건데요. 그로시 총장은 이날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 산업상에게 IAEA의 검토는 문제의 물이 공공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국제 사회에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IAEA 조사단은 후쿠시마 원전 일대를 방문하고 해당 계획의 안전성 여부를 점검했는데요. 승인 결정 여부는 각국의 책임 사항이며, 조사단의 역할은 일본이 국제 기준에 맞춰 안전하게 방류하는 것을 돕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으로 레바논 총선 결과 살펴볼까요?
기자) 네. 레바논 선거관리위원회가 17일 총선 최종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지난 15일 치러진 레바논 총선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끄는 동맹 세력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정국 운영이 원활하게 이뤄질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동맹은 전체 의석 가운데 몇 석이나 얻었습니까?
기자) 전체 128 석 가운데 61석을 얻는 데 그쳤습니다. 4년 전 총선 때보다 10석을 잃은 겁니다. 헤즈볼라가 주도한 이 동맹에는 미셸 아운 대통령이 이끄는 기독교 성향의 ‘자유애국운동’, 나비흐 베리 국회의장이 이끄는 시아파 ‘아말운동’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헤즈볼라는 몇 석이나 얻었습니까?
기자) 비록 동맹 세력이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헤즈볼라가 이번 총선에 내세운 13명의 후보는 모두 선출됐습니다. 헤즈볼라의 최대 주축 동맹인 ‘아말운동’은 14석을 확보하며, 두 정치 세력은 할당된 27석을 지켜냈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선에서 특별히 선전한 정당이 있습니까?
기자) 헤즈볼라의 가장 강력한 적수인 민족주의 성향의 ‘기독교레바논세력당’이 21석을 얻어 원내 최대 정당이 됐습니다. 종전에 기독교 최대 정당은 아운 대통령의 ‘자유애국운동’이었는데요. 4년 전보다 3석이 줄어 18석을 얻는 데 그치면서 ‘기독교레바논세력당’에 자리를 넘겨줬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선에서 또 특별히 주목되는 부분이 있을까요?
기자) 네. 무소속 후보들과 정치 신인들의 약진도 두드러집니다. 이들 가운데는 지난 2019년 레바논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인물들도 있는데요. 이들 무소속과 정치 신예들이 이번 총선에서 14석을 쓸어 담았습니다. 이들의 선전은 현재 고착화되어 있는 주류 정치 세력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헤즈볼라 동맹의 부진과 정치 신인들의 약진,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집권 세력에 대한 국민의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레바논은 지난 2019년부터 경제위기가 시작됐는데요. 여기에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까지 겹치면서 지금 최악의 경제난을 맞고 있습니다.
진행자) 레바논 정부가 구제금융도 신청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레바논은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는데요. 지난달 초 IMF는 레바논 정부에 3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실무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IMF와의 합의를 조속히 마무리짓고 레바논의 개혁과 회복을 이끌 포용적인 정부 구성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향후 정국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과반 의석을 확보한 세력이 없어 향후 정국 운영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두 주요 정치 세력인 헤즈볼라와 기독교레바논세력은 서로 반목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통합이 필요한 시기에 두 진영의 마찰과 불협화음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