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지칭했습니다.
유럽 순방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80km 지점에 있는 폴란드 제슈프를 방문해,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내가 솔직히 전범이라고 생각하는 자(푸틴 대통령)의 손으로 파괴가 일어나는 것을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전범 규정에 관해 "이미 법적 요건을 충족했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 출입기자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가리켜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 다음날(17일)에는 '살인 독재자'와 '완전 폭력배'로 호칭했습니다.
이어서 미 국무부는 지난 23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행위들을 '전쟁범죄'로 규정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의 행태에 맞서 민주주의 국가들의 단합을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이날(25일) 브리핑에서 강조했습니다.
이날 브리핑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참석했습니다.
두다 대통령은 국경을 넘어온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가리켜 "난민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온 우리의 손님이자 형제이고 이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재 상황이 폴란드 역사에서 "큰 도전"이라고 밝혔습니다.
두다 대통령은 "몇 주 만에 200만 명 넘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우리나라(폴란드)로 왔다"며 "우리는 이런 일을 한 번도 겪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 우크라이나 난민 최대 수용
폴란드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피란민을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국외 피란민이 총 372만5천800여 명인데, 절반이 넘는 220만6천100여 명이 폴란드로 유입됐습니다.
이날(25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문한 폴란드 제슈프 일대에서는, 미군 2천 명이 지난달 초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신속대응군에 편입돼 후방 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현지에 주둔 중인 미 육군 제82 공수사단 장병들과 간담회를 열고, 피자를 나눠먹으며 격려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까지 폴란드에 머물며 두다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우크라이나 피란민 수용 등 인도주의적 현안과 안보 지원 관련 사안이 핵심 의제입니다.
■ 미, 유럽에 LNG 추가 공급
미국과 여타 국가들이 올해 말까지 액화천연가스(LNG) 최대 150억㎥ 를 유럽연합(EU)에 추가 공급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같은 합의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EU가 올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3분의 2까지 줄이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EU는 현재 천연가스 수요의 약 40%를 러시아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이달 초 발표한 신에너지 전략에서, 새로운 공급처 확보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올해 안에 1천15억㎥ 규모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EU로 가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대부분 파이프라인을 통해 제공됩니다. LNG는 150억㎥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U에 대한 미국의 LNG 공급량은 지난해 220억㎥ 정도였습니다. 미국은 이번 추가 공급 보다 더 많은 물량을 내년에 추가 제공하기로 약속했습니다.
■ 유럽 에너지 안보 강화
이번 합의는 러시아 의존도를 낮춰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수익을 차단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5일)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이웃나라들을 억압하고 조종하는 수단으로 에너지를 활용한다"고 비난하면서 "그 수익은 전쟁 기계를 운용하는 데 들어갔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통해 러시아로부터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독립과 함께, 전반적인 가스 수요를 충족하는데도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유럽 순방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브뤼셀에서 주요 지도자들을 만났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EU정상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현안을 협의했습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첫 포로 맞교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군인 포로들을 맞교환했습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2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처음으로 전면적인 포로 교환이 이뤄졌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히고, "러시아군 10명을 보내고 우리 장병 10명을 돌려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민간인 포로 교환은 개전 이후 몇차례 진행됐으나, 전장에서 생포한 군인들을 주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러시아군에 납치됐다 풀려난 멜리토폴 시장 석방 과정에, 포로들을 대가로 돌려받았다고 러시아 정부가 밝힌 바 있습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또한 남서부 항구도시 오데사 인근에서 구조한 러시아 민간인 선원 11명과, 러시아가 나포했던 우크라이나 구조선의 민간인 선원 19명을 이날(24일) 교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우크라이나 구조선은 러시아군이 개전 초기 흑해상 도서 지역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나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당국도 이날 포로 교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 "러시아, 포로에 고문 자행"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같은 날(24일) 전황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지방의회 의원 등 우크라이나 관리 14명을 포로로 잡은 사실을 언급하며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군 점령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포로들에게 고문이 자행됐다고 주장하고,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탱크 실어나르던 러시아군 함정 격침"
우크라이나 측은 또한, 주요 전략 표적 공격에 성공했다고 이날(24일)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아조우해(러시아명 아조프해) 베르단스크항에 정박 중이던 러시아군 '오르스크'함을 공격해 침몰시켰다며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동영상에는 러시아군 점령지인 베르단스크항에서 폭발이 발생하고, 정박 중이던 함대가 떠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오르스크는 베르단스크항에 입항한 첫 러시아 군함으로, 탱크와 장갑차 등 지상군 장비를 실어나르는 역할을 했습니다. 개전 초기 러시아 국방부는 오르스크에 관해 "탱크 최대 20대 또는 장갑차 최대 40대를 운송할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대형 함정은 전장에서 '고가치 표적(high value target)'에 해당해, 전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오르스크를 격침했다는 우크라이나 측 발표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크이우 인근 러시아군 일부 철수"
개전 30일째인 25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진입로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계속 방어선을 넓혀나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아군 공격으로 크이우 주변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했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크이우 점령에 대한 목표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크이우로 향하는 주요 진입로 다리를 끊어 전선을 좁힌 뒤, 전투기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스팅어' 대공 미사일 등을 활용해 러시아 기계화사단과 기갑여단 등을 집중 공격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고위 국방 당국자는 크이우 도심에서 북동쪽으로 25~35㎞까지 도달했던 러시아 지상군이 55㎞ 지점으로 밀려났다고 지난 23일 언론에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북서쪽에서 접근하던 병력은 크이우 도심에서 15~20㎞ 떨어진 곳에서 더 전진하지 못하고 방어 태세를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최근 크이우 서쪽 이르핀과 마카리우를 탈환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마카리우는 보급물자를 크이우로 전달하는 관문입니다.
탈환과 재탈환을 반복하던 호스토멜도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포위하고 있다고 크이우 인디펜던트가 전했습니다. 부차에서는 러시아군 1만명을 포위하고 있다고 보도됐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렇게 북부과 남부에서 올린 성과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어 가는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측은 보급 등을 고려해 동부 전선에 주력할 뜻을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25일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잠재력이 상당히 감소했다"고 주장한 뒤, "당분간 돈바스(동부에 있는 친러시아 반군지역) 해방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돈바스 지역 최남단에 있는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