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이 최근 극초음속이라고 주장한 미사일이 일반적인 극초음속 미사일의 역량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계속 정교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14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의 미사일의 탐지가 점점 어려워지는 만큼 방어체계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 정책 국장은 북한이 지난해 공언한 목표 달성에 계속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전문가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윌리엄스 부국장님.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의 역량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우리가 앞선 두 차례의 시험발사에서 목격한 건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MaRV)를 탑재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이었습니다. 미사일이 처음에는 직선 궤적을 따라 날아가지만 대기권 재진입 단계에선 기동을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해 두 번에 걸친 시험발사에서 탄두가 대기권 재진입 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급회전을 하는 것을 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들 무기들을 극초음속으로 분류하진 않을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시험한 극초음속 미사일들을 살펴보면 대기권에서 마하 5보다 더 빠른 속도를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북한이 시험한 무기들은 대기권에서 짧은 시간만 머물었습니다. 또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매우 제한된 기동성만 보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새롭고 독특한 역량입니다. 북한이 시험발사한 것들 중에서 가장 정교합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무엇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기동성을 언급한 윌리엄스 부국장의 말에 동의합니다. 이번 시험발사의 또 다른 측면은 북한이 새로운 연료체계를 홍보했다는 점입니다.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북한이 ‘극초음속’이라는 표식 아래 이런 새 역량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시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해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보고에서 언급했던 것이기도 한데요, 그만큼 북한은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점진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살펴보면 북한의 주장과 한국 군이 처음 분석해 발표한 내용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윌리엄스 부국장님. 왜 이런 차이가 있는 건가요?
윌리엄스 부국장) “미사일 발사 초기부터 추적해 온 레이더가 이 미사일을 놓쳤다는 게 가장 유력한 추정입니다. 미사일이 추진체를 분리한 뒤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고 이후 기동을 시작한 것이죠. 이런 종류의 미사일이 얼마나 추적하기가 어려운지를 말해 줍니다. 마지막 단계에서 고도를 낮출 때는 어디로 향하는지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특정 지역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기동을 하고 다른 목표로 방향을 바꾸는 겁니다. 저는 이것이 한국 군의 추정치가 실제와 다른 것을 설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레이더를 통해 본 것은 탄도 궤적을 따라가는 탄도미사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레이더에서 사라진 미사일이 기동을 시작한 것인데 이 단계를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북한이 자신들의 미사일을 과대평가하고 한국은 과소평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아마 그럴 것입니다. 저는 북한이 이들 시험발사들을 성공으로 묘사하길 원한다고 봅니다. 제 생각엔 첫 번째 시험발사가 북한이 기대한 수준만큼 실제로 수행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시험발사가 단지 미사일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각 나라들이 지닌 추적 역량에 대한 시험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윌리엄스 부국장님. 한국과 일본이 자체적으로 이런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습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안타깝게도 좀 복잡한 문제입니다. ‘방어할 수 있다’ 또는 ‘아니다’ 로 답할 수 있습니다. 미사일 발사 초기 단계에서 이것은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처럼 비행합니다. 그러나 상황이 복잡해지는 건 그런 미사일들이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기동을 시작할 때입니다. 그래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취약합니다. 어디로 가는지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만약 제가 이 문제를 본다면 방어 부문을 강화하는 것부터 시작할 겁니다. 아마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투자를 통해 대기권 밖 비행 초기 단계에 있는 미사일을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그곳에서는 요격이 쉽습니다. 또 다른 종류의 감지 체계도 살펴 볼 겁니다. 이번에 미사일을 추적하지 못한 레이더는 아마도 해상이나 지상용 레이더였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지평선 너머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시야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진행자) 이런 미사일이 발사되자마자 한국과 일본이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가요?
윌리엄스 부국장) “한국과 일본은 이런 미사일들을 비행 초기 단계에서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빨리 탐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요격 미사일을 조금 더 빨리 발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지역에는 특정 지점만 방어하는 체계가 많습니다. ‘거점 방어’라고 불리는 것들인데요. 이런 것은 단거리 요격 체계로 비행 최종 단계에서 요격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요격 체계로는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를 맞추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더 멀리 날 수 있고 더 빠른 요격 미사일과 더불어 미사일이 날아오는 동안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감지 체계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무기 프로그램에 관여한 북한 국적자들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님. 북한의 무기 활동을 다루는 데 있어 미국이 전통적 방식으로 되돌아간 것을 보는 건가요?
스나이더 국장)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요 변화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제재를 부과하도록 한 것입니다. 다만 미국이 북한에 다자적 제재를 부과하고 추가하는 건 더 어렵고 가능성은 낮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결국 북한 기관 등에 대한 독자적 제재로 귀결될 것입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블링컨 국무장관은 동맹 및 협력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이 동맹들에게 자체적인 독자제재를 부과하도록 요청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스나이더 국장) “동맹들이 독자적으로 제재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그런 요구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 장관 회담인 ‘2+2’에서 나온 성명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북한의 ‘극초음속’ 역량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됐었죠. 저는 이것이 조사를 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특정한 대응책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내용이 미국과 일본의 2+2를 통해 성명의 일부로 나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윌리엄스 부국장님. 이번 조치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단기적으로는 그럴 수 있습니다. 제재가 해외에 있는 특정 물질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효과를 보인다면요. 하지만 저는 북한이 그런 상황에 빨리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급망을 다시 구축한다는 것이죠. 북한의 진전 속도를 보면 그들은 국가차원의 행위자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러시아일 수 있죠. 만약 그런 지원을 받는다면 필요한 재료의 새로운 공급원을 찾는 것은 더 쉬워집니다. 그래서 제재는 단기적으로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제재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아마도 미사일 개발 측면으로 볼 때 그 속도를 늦추지는 못할 것입니다. 물론 미국이 이렇게 제재 행동에 나서는 건 좋은 일입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는 대부분 무시했습니다. 저는 바이든 행정부가 단거리 시험발사에 대응해 이런 행동에 나서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거리 미사일은 동맹을 위협하고 역내 미군을 위협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말해야 합니다.”
진행자) 윌리엄스 부국장님. 북한의 추가 도발을 예상하십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물론입니다. 저는 북한이 올해도 계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핵 활동을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원자로를 재가동했죠. 북한은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물질로 무엇을 할지 관심이 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새로운 탄두 설계 작업을 하고 있을 수 있고 그것을 시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다른 종류의 무기 실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순항미사일과 같은 것들이 될 수 있겠죠. 장거리 미사일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2017년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보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미국 행정부가 들어선 상황에서 북한은 시험을 해보고 싶을 것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그런 행동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말이죠.”
지금까지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과 스콧 스나이더 국장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두 전문가의 대담은 한반도 시간 15일(토) 오후 9시 VOA 한국어 방송 웹과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