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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케네디센터 50주년...스케이트보드 타는 여학생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케네디센터 50주년...스케이트보드 타는 여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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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있는 공연장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가 개관 50주년을 맞았습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있는 예술공연장인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 가 올해 개관 50주년을 맞았습니다. 9월 중순 시작된 가을 시즌은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공연들로 무대가 채워지는데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오랜 기간 문이 닫혀 있던 케네디센터가 새로운 시즌, 새로운 반세기를 기념하며 다시 문을 열고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셔널교향악단이 마스크를 쓴 채 케네디센터 50주년 기념 공연에서 연주하고 있다.
미국 내셔널교향악단이 마스크를 쓴 채 케네디센터 50주년 기념 공연에서 연주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50주년을 맞은 케네디센터"

[현장음: 케네디센터 공연]

워싱턴에 있는 케네디센터 무대 위에서 내셔널교향악단의 장엄한 연주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관객은 힘찬 박수로 연주에 화답하는데요. 케네디센터는 이번 시즌 50주년을 기념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모든 무대를 완전히 개방했습니다.

관객들은 물론 마스크는 써야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연주자들도 지난해 초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한동안 원격 연주를 해야 했지만, 이제는 모두 무대 위로 돌아왔습니다.

[녹취: 머리사 레그니]

내셔널교향악단의 바이올린 연주자인 머리사 레그니 씨는 팬데믹 이후 첫 현장 공연을 하게 돼 너무나 흥분됐다고 했는데요. 이제 케네디센터 공연은 관객 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공연하게 됐고 또 무대 위의 연주자들 역시 제한 없이, 모든 단원이 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케네디센터 측은 아직 팬데믹이 종식되지 않았고, 최근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지만, 케네디센터가 다시 문을 닫을 일은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가 정식 명칭인 케네디센터는 워싱턴을 따라 흐르는 포토맥 강변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수도에 국립 극장을 짓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이름을 딴 이 공연장은 1971년 개관한 이후, 정통 클래식 음악부터, 재즈, 발레, 희극 공연까지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올리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중단됐다가, 18개월 만에 완전 개장한 케네디 공연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할 필요는 없지만, 공연장을 들어오는 모든 사람은 코로나 백신을 맞았음을 확인하는 백신 증명서나, 코비드 테스트에서 음성 결과가 나왔음을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만큼 관객들 역시 다시금 케네디 공연의 무대를 온전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는데요.

[녹취: 욜란다]

공연장을 찾은 욜란다 씨는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원래도 남편이나 아들과 함께가 아니면 혼자 공연을 보러 왔다고 했습니다.

케네디센터 측은 당초 성대한 50주년을 준비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기념 공연 규모를4분의 1 축소했다고 하는데요. 케네디센터의 데보라 러터 회장은 그럼에도, 올해는 무척 특별한 해가 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데보라 러터]

50주년을 앞두고 몇 년을 기대하며 준비했지만, 지난 18개월간 공연에 관해 다시 생각해야 했다는 건데요. 하지만 직원들이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공을 들였다고 했습니다.

이번 시즌 공연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비롯해 발레와 ‘스탠드업 코미디’라고 하는 일인 희극 무대까지 다양합니다.

그리고 공연장의 복도에는 케네디센터가 처음 문을 연 날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이 전시돼 있는데요.

[녹취: 소피아 버커라 리샤]

케네디센터의 기록보관 담당자인 소피아 버커라 리샤 씨는 지난 1971년 9월 8일, 지휘자를 비롯한 유명인들의 사인이 들어가 있는 첫 공연의 순서지를 보여주면서 첫 공연의 입장권도 소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 50년간 케네디센터는 역사에 남을 만한 순간이 정말 많았습니다. 구소련이 낳은 세계적인 발레리노로 미국으로 망명한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주역의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과 20세기를 대표하는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가 오페라 ‘노르마’에서 주역을 노래하기도 했죠. 그리고 미국의 전설적인 가수 아리사 프랭클린은 지난 2015년, 미국 문화에 공헌한 예술가에게 주는 ‘케네디센터 명예상’ 시상식에서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앞에서 노래를 불러 큰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는데요.

케네디센터 측은 새로운 반세기를 맞아, 앞으로 더 많은 역사적인 순간을 써 내려갈 준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달리는 염소들(Goats on Wheels)'의 리처드 램(왼쪽) 대표 코치가 여학생에게 스케이트보드 타는 법을 지도하고 있다.
'달리는 염소들(Goats on Wheels)'의 리처드 램(왼쪽) 대표 코치가 여학생에게 스케이트보드 타는 법을 지도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여학생들"

기다란 판 위에 바퀴를 달아서 만든 이동수단인 스케이트보드. 미국에선 주로 남학생들이 길거리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놀거나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최근 들어 변화를 보인다고 합니다. 스케이트보드가 올해 여름 도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길거리 문화였던 스케이트보드는 스포츠의 하나로 인정을 받게 됐고요. 그뿐만 아니라 남학생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스케이트보드에 도전하는 여학생이 늘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스케이트보드에 관심을 보이는 여학생이 늘었다고 하는데요. 올해 11살인 앤젤라 저스티스 양도 그중 한 명입니다. 앤젤라 양은 집에 있으면서 뭔가 새로운 걸 배워보고 싶었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스케이트보드였습니다.

[녹취: 앤젤라 저스티스 어머니]

앤젤라 양의 어머니는 딸이 스케이트보드를 배운다는 말을 듣고는 너무 놀랐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동네 공원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여학생들을 보게 되면서 다른 여자아이들도 많이 하는 걸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녹취: 앤젤라 저스티스]

앤젤라 양 역시 본인이 직접 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새로운 묘기들을 익혀가는 게 재미있다고 했는데요. 앤젤라 양은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 있는 ‘달리는 염소들(Goats on Wheels)’의 회원입니다.

'달리는 염소들'은 아이들에게 스케이트보드를 소개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법을 가르쳐주는 단체인데요. 여학생 회원이 10여 정도 된다고 합니다.

[녹취: 리처드 램]

이 단체의 대표 코치인 리처드 램 씨는 여학생들의 문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했는데요. 요즘 여학생들은 편견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지난 하계 올림픽에서 어린 여학생이 스케이트보드에서 금메달을 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에 관한 젊은 층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스케이트보드를 정식 종목에 새롭게 포함했는데요. 일본의 니시야 모미지 선수가 13살의 나이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일본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고요. 그 외 메달 수상자들도 대부분 10대 소녀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스케이트보드에 입문하는 여학생들이 많아지자, 여자 스케이트보드 선수들 역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15살인 인도네시아 국가 대표 선수 니마스 분가 친타 양은 지난 2014년 처음 스케이트보드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고 했습니다.

[녹취: 니마스 분가 친타]

니마스 양은 지금도 스케이트보드는 남자들이 장악하고 있고 여자 선수들도 대부분 18살 이상으로, 자신이 제일 어리다고 했는데요. 보수적인 나라에서 히잡을 쓴 채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사회적 편견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미나스 양은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에서 평가전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녹취: 니마스 분가 친타]

니마스 양은 많은 국제대회에서 상을 휩쓸었지만, 아직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했는데요. 자신의 꿈은 올림픽 출전이라고 했습니다.

니마스 양은 또한 더 많은 여학생이 거리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걸 보기 원한다고 했는데요.

'달리는 염소들' 소속의 여학생들 역시 램 코치의 지도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스케이드보드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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