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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트럼프 탄핵안 가결…역사상 세 번째


미국 민주당 소속의 낸시 팰로시 하원의장이 18일 하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의 낸시 팰로시 하원의장이 18일 하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결의안이 18일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공식 탄핵 대상이 됐습니다.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남용’과 ‘의회 업무 방해’ 혐의를 규정한 탄핵안을 가결했습니다.

먼저 표결에 부쳐진 '권력 남용' 항목은 찬성 230표 대 반대 197표, 두 번째 '의회 업무 방해' 항목은 찬성 229표 대 반대 198표로 나왔습니다.

이날 의원들 표는 소속 정당에 따라 갈렸습니다. 민주당 쪽에서는 일부 이탈표가 나왔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두 항목 모두 전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표결 직후 "헌법에 위대한 날이지만, 미국에는 슬픈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탄핵 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상원에서 존 로버츠 대법원장 주재 아래 탄핵 심판이 열리게 됩니다.

탄핵 심판은 다음 달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 기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상원에서 탄핵안 가결 요건은 재적인원 3분의 2인 67석이지만, 야당인 민주당과 무소속을 모두 합해도 47석에 머물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화당에서 대규모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한, 탄핵 인용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원 탄핵안 표결을 앞둔 1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원 탄핵안 표결을 앞둔 1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는 지난 7월 25일 진행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이 ‘내부 고발자’를 통해 의회에 전달되면서 촉발됐습니다.

당시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 일가 등의 현지 행적 등을 조사할 것을 우크라이나 측에 요청했습니다.

통화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4억 달러 가까운 우크라이나 군사원조금 집행을 보류시켰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당국과 관련 사항을 협의할 실무 담당자로, 자신의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지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위와 권한을 남용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한 것이라며, 탄핵 절차를 밟았습니다.

하원은 지난 9월 24일 낸시 펠로시 의장이 탄핵 조사 개시를 공식 선언한 뒤, ‘우크라이나 추문’ 관계자들에 대한 비공개 증언 청취와 자료 소환을 진행했습니다.

이어서 정보위원회와 법사위원회가 주관하는 청문회를 차례로 열어, 당시 통화 전후 상황에 관여한 사람들과, 헌법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탄핵 소추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측은 하원의 탄핵 조사에 법적ㆍ절차적 문제가 있다며 협조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하원 법사위가 마련한 공식 탄핵안에는 우크라이나 추문에 관한 ‘권력남용’ 혐의 외에, 의회의 권한을 침해한 ‘의회 업무 방해’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당할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해왔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어느 때보다 단합돼 있다며, 상원의 탄핵 심판에서는 “우리(공화당)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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