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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지성호 씨 형제 백악관 면담 “중국 내 탈북민 고통 전달”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초대된 탈북자 지성호 씨가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를 받자 목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부모 프레드 웜비어 씨와 신디 웜비어 씨(윗줄 왼쪽)도 당시 국정연설에 초대됐다.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초대된 탈북자 지성호 씨가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를 받자 목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부모 프레드 웜비어 씨와 신디 웜비어 씨(윗줄 왼쪽)도 당시 국정연설에 초대됐다.

북한 인권단체를 이끄는 탈북민 지성호 씨와 지철호 씨 형제가 17일 백악관을 방문해 관리들과 면담했습니다. 지 씨는 중국에서 인신매매로 고통받는 탈북민들의 상황을 전했다며, 백악관 관리들이 생명을 살리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북한 인권단체 NAUH의 지성호 대표는 18일 VOA에, 전날 동생 지철호 씨와 백악관을 방문해 일부 관리들과 1시간 가량 면담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직접 소개돼 관심을 끌었던 지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 지속적인 노력을 할 의지가 보인다”며 이런 관심에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워싱턴에 올 때마다 고위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며 “지난 4월에도 면담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 대표는 지난해 국정연설뿐 아니라 2월에는 다른 탈북민들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환담했으며, 12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성탄절 연회 행사에 참석하는 등 백악관과 꾸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 대표는 이런 관계에 대해 “북한 인권활동가로서 지속적 로비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이런 관계를 통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나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7일 백악관 면담도 이런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설명입니다.

지 대표는 이날 면담의 핵심은 “중국에서 인신매매로 고통받는 사람들(탈북민들)에 관한 이야기였다”고 말했습니다.

“자유를 찾기 위해 대한민국으로 오던 중 체포돼 북송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소원인 자유를 선물하기 위한 노력과 방안”을 협의했다는 겁니다.

지 대표는 “최근 중국 현지에 100명도 넘는 탈북민들이 위험에 처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백악관 관리들이 “생명을 살리는 일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실은 이날 면담에 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4일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부모를 백악관에 초청해 저녁 만찬을 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비핵화 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국인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받는 웜비어 씨 가족과 탈북민들의 우려를 낮추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웜비어 씨 부모는 최근 워싱턴과 유엔에서 열린 국제 행사에 참석해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에 강한 부정적 견해를 보였었습니다.

웜비어 씨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는 지난 5월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 행사 연설에서 북한 정권은 “지구의 암”이라며 외교적 노력에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디 웜비어 씨] “How can you have diplomacy with someone who never tells the truth? That’s what I want to know. I’m all for it, but I’m very skeptical. He lies, he lies, he lies, all for himself.”

신디 씨는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찬성하지만, “진실을 절대로 말하지 않는 누군가와 어떻게 외교를 할 수 있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자기 자신 만을 위해 계속 거짓말을 하고, 북한 정권도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을 비롯해 주민들을 돌보지 않은 채 자신들만 챙기기 때문에 외교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디 씨는 이런 북한 정권을 압박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가 할 수 있는 압박을 계속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 씨도 지난 5월 유엔본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김정은은 위원장이 아니라 “범죄자”로 불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웜비어 씨] “He's a criminal, we give him this status on the world stage and we call him a chairman he should be called criminal Kim, if we're afraid to tell the truth of who we're dealing with. We don't stand a chance at making a difference here, this, we start by telling the truth.”

웜비어 씨는 상대방에 진실을 말하길 두려워한다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며, 비핵화 추동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좋은 말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백악관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웜비어 씨 부모의 회동에 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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