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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재개 절차...영국 '노딜 브렉시트' 기밀 문건 공개


미국 사우스 다코타주 수 폴스 인근의 농장에서 농민이 대두를 수확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사우스 다코타주 수 폴스 인근의 농장에서 농민이 대두를 수확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미국산 농축산물 구매 재개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로 예정됐던 추가 관세부과 시기를 15일로 연기했습니다. 영국 정부가 의회의 요청에 따라 브렉시트 관련 기밀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생산이 급감하면서 지방 정부가 냉동육 비축분을 방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미·중 무역 협상 소식부터 보죠. 다음 달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두고 양측에서 잇따라 긍정적인 조치들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 구매 재개를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 위한 가격 문의를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산 농산물 구매 문제는 지금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의 주요 부분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지난달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곧바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으로 보복했는데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미국 중서부 농업지대 농부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에 앞서 미국 정부도 우호적인 조치를 내놨다고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2천5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릴 예정이었는데요. 이를 15일로 연기했습니다. 현행 관세는 25%인데요. 30%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 소식을 알렸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선의의 행동으로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10월 1일에서 10월 15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조치를 취한 배경도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류허 중국 부총리의 요청과 중국이 70주년 국경절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오는 10월 1일은 중국의 건국일로, 중국 최대 국경일의 하나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앞서 중국 정부가 또 다른 조치도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 정부는 11일, 농약과 윤활유, 항암제 치료약 등 16가지 미국산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들 품목은 당초 지난해 7월 중국이 미국에 맞서 25%의 보복 관세를 매긴 품목들인데요. 17일부터 내년 9월 16일까지 관세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된 이래 중국이 이런 조치를 취한 건 처음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정부의 관세 면제 조치를 환영하며 '큰 조치(big move)'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이 하루 이틀 사이에 서로 유화적인 조치들을 내놓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이날(12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연기 발표에 대해 미국이 보낸 선의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이 효과적으로 소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실무진이 가까운 시일 안에 만나 고위급 협상을 위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고위급 무역협상이 다음 달 초로 예정되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은 지난 5일, 서로 전화 통화를 하고, 10월에 워싱턴에서 1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그에 앞서 실무급 수준에서, 순조로운 고위급 협상을 위한 조율 과정이 있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전까지 팽팽히 맞서면서 도무지 접점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는데요. 일단 양국이 서로 성의를 보이면서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이 무역협상을 앞두고 서로 유화적인 손길을 내밀면서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무역갈등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양국이 합의에 도달하기까지는 여전히 작지 않은 난관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금 양국 간의 주요 쟁점은 뭔가요?

기자) 크게 몇 가지만 정리해보면요. 미국은 중국 정부의 산업보조금 정책으로 중국 기업들이 불공정한 우위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의 지식 재산권 침해와 외국 기업들에 기술이전을 강요하는 행위 등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있고요. 농산물, 서비스 시장을 더욱 개방할 것, 그리고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위안화 환율을 조작해 시장에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양국의 합의 이후 만일 중국이 합의를 위반해 미국이 추가 관세를 가할 경우, 중국이 보복하지 못하도록 법적인 이행강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 등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 5월 양측이 거의 합의 막바지 단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주요 매체들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은 특히 법적인 강제 이행 장치 마련에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고요. 또 합의 전에 지금까지 미국이 매긴 관세를 모두 철회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합의 마지막 단계에 재협상을 요구했다고 비난했는데요. 이후 양국은 다시 추가 관세를 주고받으며 갈등 국면이 재개됐습니다.

12일 브렉시트(Brexit) 반대 시위자가 영국 의회 밖에서 시위하고 있다.
12일 브렉시트(Brexit) 반대 시위자가 영국 의회 밖에서 시위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관련 기밀 문건을 공개했군요.

기자) 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no-deal Brexit)' 상황을 전망한 기밀 문건이 공개됐습니다. 영국 정부는 11일 이른바 '노랑텃멧새 작전(Operation Yellowhammer)'이라는 이름의 브렉시트 대비 계획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기밀 문건 공개가 영국 의회의 요구에 따른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하원은 지난 9일, 5주간의 정회에 들어가기에 앞서 몇 가지 브렉시트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정부에 브렉시트와 관련해 주고받은 이메일, 문자, 문서 등을 모두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법안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습니다. 의회는 11일까지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요.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11일 늦게 기밀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공개한 기밀 문건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지난 8월 2일 자로 되어 있는 이 기밀 문건은 총 6쪽으로 되어 있는데요. 노딜 브렉시트 상황이 오면, 식품과 의약품 부족 사태 등 전국이 대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혼란이 예상되는 겁니까?

기자) 현재 영국의 주요 화물 운송 통로는 영국 도버와 프랑스 칼레를 연결하는 다리인데요. 만약 노딜 브렉시트 상황이 벌어지면 대형 화물트럭이 이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의 켄트 지방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세관 검사 때문에 하루에서 이틀 이상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적어도 3개월 이상 혼란이 이어지면서 물동량이 하루 40%~6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되면 영국민들이 물건을 구매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는 신선한 식품이나 의약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다는 공포로 영국민들이 한꺼번에 많이 사들이는 이른바 '사재기'를 초래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를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문건에는 그 부분도 적시하고 있는데요. 공급 부족과 이런 사재기가 증가하게 되면 가격이 급등할 수 있고,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동물 약품이 부족할 경우, 동물과 사람이 함께 걸리는 전염병이 확산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민생 분야의 변화는 없습니까?

기자) 이 기밀 문건은 EU의 관세로 영국의 제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면, 단기간에 2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추산했는데요. 이런 현실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는 이같은 내용이 공개된 데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영국 정부는 이 기밀 문건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벌어지지 않을 수 있는 가상 시나리오라는 겁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자신이 취임한 지 2달도 채 되지 않았다며 최악의 상황에 충분한 대비를 하기 위해 이런 문건을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은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31일로 유럽연합(EU)을 탈퇴해야 하는데요. 그전까지 유럽연합과 합의를 하든, 못하든 무조건 유럽연합을 탈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존슨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 상황이 벌어져도 잠시 '덜컹거리는 수준'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영국 하원은 지금 3개월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9일 영국 하원의원들은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다음 달 19일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존슨 총리가 유럽연합에 브렉시트 시점을 3개월 더 연장해 내년 1월 31일로 요청할 것을 주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12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브렉시트를 단행하겠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지난 5월 중국 윈난성 허커우 야오족 자치구의 한 시장에서 상인들이 돼지고기를 팔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윈난성 허커우 야오족 자치구의 한 시장에서 상인들이 돼지고기를 팔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돼지고기 대란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돼지고기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는데요. 지방 정부들이 냉동 돼지고기 비축분을 방출하는 등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에 나섰습니다. 12일 중국 동부의 대도시 지난시는 이번 주말 시작되는 중추절 연휴를 앞두고 냉동 돈육을 방출하겠다고 밝혔고요. 하이난과 광둥성은 이미 비축된 냉동 돼지고기를 시중에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선 돼지고기를 특히 많이 먹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돼지고기는 중국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입니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가 돼지고기로, 중국은 돼지고기 생산과 소비 대국인데요. 특히 중국의 추석이라고 할 수 있는 중추절과 국경절을 앞둔 시점에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급 안정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돼지고기 파동이 난 이유가 있죠?

기자) 네, 바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입니다.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성의 한 농가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올 6월엔 30여 개 성으로 퍼졌는데요. 이후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로 급속도로 확산했고요. 북한에서도 지난 5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공식 확인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백신도 없고 치료도 불가능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그렇다 보니 작년 한 해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사육 돼지가 1억 마리 이상 줄었습니다. 게다가 큰 피해를 본 축산농가들이 돼지 사육을 포기하면서 지난해 돼지고기 가격은 50% 가까이 뛰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전쟁도 돼지고기 대란에 영향을 줬다고요?

기자) 네, 중국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한 보복 조처로 미국으로부터 돼지고기 구매를 대량 취소한다고 밝혔었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돼지고기 수출액은 한해 65억 달러에 달하는데요. 하지만 중국 당국은 12일 미국산 농축산물 구매를 재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돼지고기 공급에 악재가 겹치면서 지방 정부들이 나서게 된 건데 중국 중앙정부는 방출 계획이 없습니까?

기자)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2일,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적절한 때에 냉동육을 방출할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양은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지만, 수십만t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올해 1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1만t 가까운 돼지고기를 방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돼지고기 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 비축분을 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고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올해 돼지고기 부족분이 약 1천100만t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따라서 돼지 축산 농가에 지원금을 늘리고, 대출이나 보험 적용 등에 혜택을 주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관영 언론은 돼지고기가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아 많이 먹는 것이 몸에 해롭다며 돼지고기를 덜 먹을 것을 국민들에게 선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외에 정부가 또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당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지자 긴급 대책반을 만들어서 관련 연구를 시작했는데요. 현재 백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또 지난 11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지역인 필리핀으로부터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했고요. 지난달에는 같은 이유로 슬로바키아산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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