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이 서방과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3단계 조처에 들어갔습니다. 세계 최장기 독재자로 불렸던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이 95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중국이 학교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인 안면인식 프로그램 사용 단속에 나설 방침인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이 이란 핵 합의와 관련해 3단계 조처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이 지난 2015년 서방 측과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이행 범위를 더 축소하는 3단계 조처에 들어갔습니다. 이란 언론은 6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이를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행 범위를 축소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겁입니까?
기자) 네, 이란 핵 합의에 따라 묶여져 있는 핵 기술 연구와 개발 활동에 대한 제한을 모두 해제하겠다는 겁니다. 이란 핵 합의에 따라 현재 이란은 첨단 원심분리기 연구와 개발이 제한돼 있습니다. 이란은 또 특정 분야 연구와 개발 활동 역시 8년간 제한하기로 합의했었는데요. 이를 파기하고 이날(6일) 자로 연구와 개발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겁니다. 이란 원자력청은 7일 핵기술 연구개발의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가 앞서 예고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과 유럽연합(EU)은 현재 위기에 처해 있는 이란 핵 합의를 되살리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4일, 유럽연합이 제대로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6일부터 다양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와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개발하는 3단계 조처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3단계 조처로 원심분리기 연구와 개발에 착수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현재 이란 핵 합의에는 이란이 농축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의 수와 성능을 묶어놓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란 핵 합의를 맺으면서 약 2만 기였던 원심분리기를 6천여 기로 줄였는데요. 현재 이란이 보유, 가동하고 있는 원심분리기는 초기모델로서, 농축 성능이 낮은 편이고요. 이보다 고성능인 원심분리기는 제한된 수량에, 제한된 실험만 하기로 돼 있어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없는 수준의 연구 개발만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란이 이 제한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라늄 농축 활동의 속도는 훨씬 더 빨라지게 됩니다.
진행자) 이란이 유럽과의 협상에서 요구하는 건 뭔가요?
기자) 유럽연합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금융 거래를 재개하라는 게 가장 큰 요구사항입니다. 이란은 미국이 지난해 이란 핵 합의에서 전격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하며 압박을 가하자, 다른 핵 합의 당사국들인 유럽이 이란산 원유 거래를 보장하고 이란의 경제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3단계 조처후 다시 60일 뒤에 유럽이 핵 합의에 미온적이라면 4단계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이란이 앞서 두 번이나 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했다고 했는데, 1단계 조처는 어떤 거였습니까?
기자) 농축 우라늄의 저장한도와 원자로 냉각에 필수적인 중수의 저장한도를 넘긴 겁니다. 핵 합의에는 농축 우라늄의 저장 한도가 300kg로 제한되어 있고 중수의 한도는 150t으로 제한되어 있는데요. 이란은 미국이 핵 합의에서 탈퇴한 지 꼭 1년이 된 지난 5월 8일 1단계 조처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두 달 만에 다시 2단계 조처에 들어갔죠?
기자) 1단계 조처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자, 60일이 지난 7월 7일, 다시 2단계 조처로 우라늄의 농도를 더 올렸습니다. 이란 핵 합의에는 이란의 농축 상한선을 3.67%로 제한하고 있는데요. 이란은 자국의 전력 공급을 위해 필요하다며 다음 날 4.5%까지 농축도를 올렸습니다. 이란은 이런 조처가 핵 합의를 어기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이를 지키지 않은 데 따른 상응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 측은 이란의 3단계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6일, 이란이 입장을 거두고, 핵 합의를 약화하는 추가 조치를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중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회담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이란은 미국과의 양자 회담에 관심이 없다며, 미국이 모든 제재를 먼저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런던을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6일 "이란이 대화 가능성에 아주 조금 더 다가온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남아프리카 국가죠.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사망했군요.
기자) 37년간 짐바브웨를 통치했던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이 6일 싱가포르의 한 병원에서 95살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은 아프리카 독립 투쟁의 상징적 인물이었지만 전 세계 최장기 독재자라는 오명도 갖고 있는데요. 에머슨 음낭가와 짐바브웨 대통령은 6일, 트위터를 통해 무가베 전 대통령 사망 소식을 알렸습니다.
진행자)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 짐바브웨 건국의 아버지로 불렸던 인물이죠?
기자) 맞습니다. 짐바브웨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영국의 식민지였는데요. 교사였던 무가베 전 대통령은 백인 정권 지배에 항의하며 짐바브웨 독립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이 일로 10년간 수감 생활도 했는데요. 이후 무장 투쟁을 전개한 끝에 1980년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에 성공해 짐바브웨의 건국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부정 선거와 무제한 대통령 연임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개정하는 등 37년 간 짐바브웨를 장기 집권하며 '사상 최악의 독재자'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무가베 전 대통령이 사망한 곳이 짐바브웨가 아니라 싱가포르였네요?
기자) 네, 무가베 전 대통령은 2년 전인 2017년 군부 쿠테타로 축출된 후 망명 생활을 해왔습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이 실각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당시 41살 연하의 부인에게 권력을 넘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군부의 반발로 사임하기로 했는데요. 사임하는 대신 가족 면책 특권 등을 보장받았습니다.
진행자) 그 후임이 현 음낭가와 대통령이죠?
기자) 맞습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데요. 음낭가와 대통령은 이날 무가베 전 대통령 사망 소식을 트위터에 알리며 “짐바브웨 건국의 아버지이자 전 대통령 무가베의 사망 소식을 알리게 돼 대단히 슬프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무가베 전 대통령 가족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지 않습니까?
기자) 네, 특히 무가베 전 대통령의 부인은 각종 사치품을 사들이며 초호화스러운 생활을 했는데요. 하지만 반면 무가베 전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짐바브웨는 실업률이 80%를 넘어서고 기대수명은 60세에 불과한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하나로 전락했습니다.
진행자) 짐바브웨 국민들은 무가베 전 대통령 사망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 시민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짐바브웨의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며 무가베 통치 시절을 회상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하지만 무가베 전 대통령이 자신의 욕심으로 짐바브웨를 파탄으로 이끌었다며 그의 죽음이 슬프지 않다며 대부분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이 안면인식 등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면서 개인의 정보나 인권 침해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교육 당국이 관련 단속에 나서기로 했군요.
기자) 네, 중국 교육부가 이번 주, 학교 당국이 제공하는 모든 소프트웨어 운용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apps) 사용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는 올 연말까지는 모든 앱 프로그램에 대한 등록을 마쳐야 합니다.
진행자) 중국 교육부가 갑자기 왜 이런 규제에 나선 겁니까?
기자) 최근 중국 학교에서 안면 인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앱 사용이 늘면서 논란이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차오지 중국 교육부 산하 과학기술국장은 6일, 당국의 규제 계획을 발표하면서 "특별히 학생들의 개인 정보 측면에서는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교육부가 앱 사용을 아예 금지하지 않고, 등록을 요구하고 있네요?
기자) 네, 중국 교육부는 정보 수집의 감독 체계를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등록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레이 국장은 그러면서 "필요하지 않다면 정보를 수집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필요할 경우, 가능한 한 가장 작게 수집하려고 노력하라"고 말해 여전히 사생활 침해 여지를 남겼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안면인식 기술 때문에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중국 동부 장시성 난징에 있는 '중국약과대학'이 이번 주 개학과 함께 교문과 강의실 두 곳에 안면인식 장치를 시범 설치했는데요. 학교 측은 대학들 중에서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동의 없이 안면인식 카메라가 설치돼 큰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영국 'BBC'는 중국 교육부의 이번 규제 조치는 이같은 논란에 이어 나온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대학 측의 설명은 뭔가요?
기자) 학생들의 출석 여부를 잘 파악하고 강의실 안에서 학생들의 행동을 살피기 위해 안면인식 장치를 설치했다는 겁니다. 그동안은 학생들의 출석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이 안면인식 장치를 도입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출석률도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학생들은 "만약 이런 시스템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도입됐다면 학교 측은 소송을 당하고 학교 문도 닫게 됐을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는 고등학교에서도 문제가 생기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 항저우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를 실시간 살필 수 있는 첨단 감시망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있었는데요. 현재 중국은 교육계뿐만 아니라 금융, 운송, 소매 유통 분야 등 사회 전반에 안면인식 등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신장위구르 자치 지역에 살고 있는 이슬람 소수민족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지금 인공지능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을 이뤄내, 세계 AI 분야를 선도하고 중국 산업 발전과 경제 전환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지원하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요즘 중국에서 또 다른 안면인식 앱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오는 인물을 본인의 얼굴로 바꾸는 인공지능 앱이 지난달 출시됐는데요. 안면인식 시스템을 교란시키고 개인정보가 잘못 노출될 우려를 일으키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딥페이크(Deepfake)'라고 불리는 이 앱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얼굴로 바꿔치기 할 경우, 그 사람의 개인 신상과 재산 등의 정보가 인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상점이나 음식점에서 카메라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지급이 승인될 만큼 발전했는데요. 만일 악용되면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우려가 커지자, 중국의 인터넷 대기업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사업체인 알리페이는 이 앱으로 만든 영상은 자사의 안면인식 시스템을 속일 수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