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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폼페오 비난, 실무협상 재개에 또다른 걸림돌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순안공항에서 영접했다.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순안공항에서 영접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비핵화 협상 상대인 폼페오 장관을 비난하면서 사실상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에 새로운 난관이 조성됐다는 지적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3일 담화를 통해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담화에서 폼페오 장관을 `미국 외교의 독초’로 묘사하면서, 그가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가 버린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폼페오 장관에 대해,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 판단력이 결여돼 있고 조-미 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라고 악담을 쏟아냈습니다.

리 외무상의 이번 담화는 폼페오 장관이 미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을 시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반응으로 나왔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수 차례 폼페오 장관을 비난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뒤에는 폼페오 장관의 교체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 1부상은 지난 3월 14일 외신기자들과의 회견에서 폼페오 장관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반대해 회담에서 제재 해제가 무산됐다며, 미국이 비핵화와 관련해 강도적 요구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녹취: 최선희 부상] “명백히 하건데, 지금과 같은 미국의 강도적 입장은 사태를 분명 위험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 최고 지도부가 곧 자기 결심을 명백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4월 18일에는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하노이 회담에 대해 언급하며, “폼페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오가 아닌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대화 상대로 나서기를 바란다”는 말로, 폼페오 장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폼페오 장관은 북한의 주장을 일축하며 앞으로도 자신이 대북 협상을 계속 이끌 것임을 밝혔습니다.

[녹취 : 폼페오 장관] “Nothing has changed. We're continuing to work, negotiate. Still in charge of the team. President Trump, obviously, is in charge of the overall effort but it will be my team.”

북한은 이어 6월 2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폼페오 장관을 직접 거론하며 “제재가 조-미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 듯이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또다시 비난했습니다.

앞서 폼페오 장관이 대이란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대북 제재와 관련해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발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 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바로 이튿날에는 다시 권정근 국장이 담화문을 통해 또 다시 폼페오 장관의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북 대화 재개 조건으로, 제대로 된 협상 자세를 갖고 말이 통하는 사람, 그리고 온전한 대안을 요구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의 교체를 거듭 요구한 겁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 직후 기자들에게 폼페오 장관이 계속 협상팀을 이끌 것이라며 힘을 실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re going to have the United States will have the team. Secretary of State Pompeo will pick it.”

이번에 북한이 리용호 외무상 명의로 협상 상대인 폼페오 장관을 다시 강하게 비난한 것은 심각한 불신의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이 협상 상대인 폼페오 장관에 대한 비난을 재개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미-북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에도 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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