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의 스포츠 이야기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입니다. 올 시즌 미국 대학 풋볼 최강자가 결정됐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클렘슨대학교인데요. ‘호랑이’라는 팀 이름의 ‘클렘슨 타이거즈(Clemson Tigers)’가 예상 밖의 대승으로, 지난 7일 전국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내고, 다양한 뒷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얼마나 대단한 승리였는지, 오늘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녹취: 데보 스위니 감독 우승 소감] “I hope that you get a little hope from us, little inspiration. If we can do it, anybody can do it....You can’t write a Hollywood script like this. Only God can do this.”
데보 스위니 감독의 우승 소감인데요. “사람들이 우리의 승리를 보고 희망을 찾고 영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해냈듯이 누구나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만큼 어려운 승부였습니다. 할리우드 영화 극본도 이렇게 쓸 수 없을 만큼, 정말 극적인 승리였다고 스위니 감독은 말했는데요.
얼마나 극적인 경기였길래, 우승팀 감독이 이런 말을 할까요? 상대가 대학풋볼 최고 명문이었습니다. ‘붉은 물결’이라는 이름을 가진 앨라배마대학교의 ‘크림슨타이드(Crimson Tide)’, 누구나 인정하는 강팀인데요.
올 시즌 전국 순위 1위를 줄곧 지킨 팀입니다. 게다가 1925년 이래 17번이나 전국에서 우승한 최다 기록 보유팀인데요.
이런 강팀을, 클렘슨이 44대 16, 28점 차로 대파한 겁니다. 클렘슨 골수팬이 아니라면, 객관적으로 볼 때 이런 승부를 예상한 사람은 없었는데요.
최고 전문가들도 놀라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서 대학 스포츠를 담당하는 척 컬페퍼 기자의 말입니다.
[인터뷰: 척 컬페퍼 워싱턴포스트 기자] “I absolutely did not expect that they would win in a rout so decisively. I thought there were three possibilities-- they would win a close game, Alabama would win a close game, or Alabama would win in a rout.”
클렘슨이 압승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앨라배마가 대승하거나 접전 끝에 이길 확률이 높았고, 클렘슨이 이기더라도 가까스로 이기는, 세 가지 가능성만 계산하고 기사 쓸 준비를 했다고 말하는데요.
다른 전문가들의 예상도 비슷했습니다. 이 경기를 직접 취재한, 미 전국지 USA투데이의 폴 마이어버그 기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폴 마이어버그 USA투데이 기자] “I would be lying if I said I thought that they would win by 28-points, which was a margin that surprised everyone watching the game.”
28점 차 승리는, 경기를 지켜본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는데요. 지금도 믿기지 않는 결과라고 평가합니다.
지난 2009년 이후 10여 년 동안 앨라배마가 진 경기의 점수 차를 모두 합해도 81점밖에 되지 않는다고 마이어버그 기자는 설명했는데요. 10여 년 통틀어 내준 점수 차의 3분의 1이 이번 한 경기에서 나온 겁니다.
클렘슨이 이렇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최강 앨라배마를 공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요? 19살 선수의 공로가 컸습니다. ‘쿼터백’ 위치를 맡아 팀의 사령관 역할을 한 트레버 로렌스(Trevor Lawrence)인데요.
미국 스포츠 매체와 인터넷에는 로렌스를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과 검색어들이 급증했습니다. 과연 얼마나 대단한 선수일까요?
[인터뷰: 척 컬페퍼 워싱턴포스트 기자] “Trevor Lawrence is a freshman quarterback. In October, September and November in 2017, just 15 months ago roughly, he was playing high school football. (Now) he’s a sort of epitome of how quarterbacks come to college ready yours to play that they never been in football history. He’s the utmost case of that.”
2017년 가을, 그러니까 10여 개월 전만 해도 로렌스는 고등학교 풋볼선수였습니다. 이번에 1학년생 신분으로 대학 팀을 진두지휘해 미국 정상에 올려놓은 건데요. 풋볼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대학 1학년 선수로 자리매김했다고 컬페퍼 기자는 평가합니다.
로렌스의 경기력 만큼은 대학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이미 직업 풋볼선수로도 성공할 기량과 면모를 갖췄는데요.
[인터뷰: 척 컬페퍼 워싱턴포스트 기자] “You know, when you watch him you try to resist to say-okay, he’s better than half the NFL quarterbacks now, because he’s so young. And here, he has already guided his team to a national title against the dynasty.”
전미프로풋볼리그(NFL)에 당장 나가도, 중간 이상은 할 선수라고 컬페퍼 기자는 말합니다. 게다가 아직 어려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데다, 소속 팀을 미국 정상에 올려놓은 경험까지 무장하게 됐다고 강조하는데요.
로렌스가 재학하는 동안, 클렘슨대학교의 강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왕조(dynasty)’로 불리던 앨라배마대학교와 양강 체재를 구축할 태세인데요.
두 팀은 이번 챔피언십 경기 이후, 기록상으로도 대등한 수준을 갖췄습니다. 최근 네 시즌 동안 두 팀 모두 55승 4패, 그리고 전국 타이틀 우승 두 차례씩 동률을 이뤘는데요. 앞으로 미국 대학풋볼이 더 흥미진진하게 됐습니다.
풋볼(American Football)이라는 스포츠가 생소한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간단히 말하면 축구인데, 공을 들고 뛰거나 던질 수도 있는 미국식 축구가 풋볼입니다. 미국이 종주국이고, 미국에 가장 많은 팬이 있는데요.
미국인들에게 풋볼은 스포츠 그 이상입니다. 그 중에서도 대학풋볼은 미국 각 지역 향토 문화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자긍심과도 연결됩니다.
[인터뷰: 척 컬페퍼 워싱턴포스트 기자] “College football to American people is the closest thing I’ve seen to the passion that I saw when I used to live in Europe, with ‘football football.’”
축구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유럽 사람들이 고향 팀을 응원하는 열정에 비유할 수 있는 게, 미국에선 대학풋볼이라고 컬페퍼 기자가 설명하는데요. 149년 된 미국 대학풋볼 역사에서 줄곧, 경기마다 최대 10만 관중이 모이는데 외국인들은 놀라곤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척 컬페퍼 워싱턴포스트 기자] “It’s 149 years old, college football. Whenever I travel abroad, people are surprised by the fact that we fit 100,000 people into stadiums to watch college students play football. And really, to understand the United States, I think the best way is to travel around and see college football, because then you see cultural differences, food differences, the way of their thinking is different….”
진정으로 미국을 알고 싶으면, 곳곳에서 펼쳐지는 대학풋볼을 관람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컬페퍼 기자는 강조합니다. 미국의 지역마다 다른 문화, 다른 음식, 그리고 다른 생각들을 대학 풋볼 경기장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직업선수들이 뛰는 전미프로풋볼리그(NFL)도 지역에 연고 팀이 있는데, 대학풋볼에 특별히 관심을 쏟는 이유는 뭘까요?
[인터뷰: 폴 마이어버그 USA투데이 기자] “The NFL is calculated more by geography. So if you live in New York or you’re from New York, you root for the New York Giants or the New York Jets. If you’re from Boston, you root for the New England Patriots. If you’re from Dallas, you like the Dallas Cowboys. College football is a little bit different. It’s not calculated by your big cities. It’s much more regional, meaning smaller towns, college towns.”
NFL 팀들은 일부 대도시에 몰려있지만, 대학 풋볼팀은 작은 마을이라도, 대학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있기 때문입니다. 폴 마이어버그 기자는, 이렇게 NFL과 대학 풋볼을 통틀어, 풋볼이라는 스포츠 자체를 미국인들이 어떤 종목보다 사랑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폴 마이어버그 USA투데이 기자] “The NFL and college football, as of right now in America, are the two biggest for the viewing public. Both of these sports are more than baseball, more than basketball, and certainly more than hockey.”
NFL과 대학풋볼 관중동원과 중계방송 시청률을 합치면, 야구보다도 많고, 농구보다 많은 것은 물론이고요, 아이스하키보다는 훨씬 많다고 설명했는데요. 실제 통계를 보면, 대학풋볼은 매년 5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면서 NFL 다음으로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입니다.
이번에 클렘슨과 앨라배마의 대학풋볼 전국 챔피언십이 열린 샌프란시스코 인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도 7만여 관중석이 거의 찼습니다. 이번 경기 입장권은 평균 500달러, 주차요금은 120달러에 달했는데요,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경기장 밖에서 ‘테일게이팅’을 즐겼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조금 전에 나온 ‘테일게이팅(tailgating)’란 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테일게이트’는 자동차의 뒷문입니다. 특히 트럭이나 스포츠다목적차(SUV) 뒤에 달린, 아래나 위로 크게 열리는 문인데요.
중요한 풋볼 경기가 벌어지는 날이면, 미국인들은 야외에서 차 테일게이트에 걸터앉아 중계방송을 함께 듣고 보는 일이 많습니다. 가족들이 바비큐 시설을 갖고 나와 고기를 구워먹기도 하는데요. 이런 모임을 ‘테일게이팅’이라고 합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올 시즌 클렘슨대학교 우승 소식과 미국 대학풋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고요. ‘테일게이팅’이 무슨 뜻인지도 살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 들으시겠습니다. 클렘슨대학교 데보 스위니 감독의 우승 소감,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우리의 승리가 모두에게 희망과 영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감’이라는 말, 영어로 ‘inspiration’인데요. ‘당신은 나의 영감이에요’, 시카고가 부르는 ‘You’re The Inspiration’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