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이 이달 말 워싱턴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된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일 전망입니다. 미국 주도 국제동맹군이 11일 시리아에서 철군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고요. 타이완이 미국에서 신형 전투기를 들여 공군력을 끌어올리려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야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이달 말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열릴 전망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의 경제 사령탑인 류허 중국 부총리가 오는 30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무역협상을 벌일 예정이라고 주요 언론들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관급 무역협상을 한 단계 더 격상시키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일단 진정 국면으로 들어간 신호로 읽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국 정부가 이런 보도들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10일 의회에서 기자들에게 그에 관해 말했는데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하면서 언론 보도에 무게를 실어줬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에 대표단을 파견했던 것처럼 그런 만남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 정부가 셧다운(부분폐쇄) 상태인데, 무역협상이 열릴 수 있을까요?
기자) 므누신 장관은 연방정부 셧다운이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11일로 연방정부는 21일째 셧다운이 되어 있는데요.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양국의 무역협상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류허 중국 부총리가 전에도 워싱턴을 방문했었던가요?
기자) 네, 지난해 5월, 워싱턴을 방문해 미중 무역협상을 벌여서, 양측 모두 관세부과 조치를 보류하는 합의를 이뤄낸 바 있는데요. 류 부총리가 이달 말 워싱턴을 방문하면 무역협상을 위한 2번째 방문이 됩니다. 아직 중국 쪽에서는 류허 부총리의 미국 방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진행자) 예상대로 워싱턴에서 무역협상이 열리게 된다면, 양측의 무역협상을 책임지는 최고위 관리들이 참석하는 협상인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된 만큼 핵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중요한 협상이 될 텐데요. 양측 간의 치열한 논의와 조율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일, 아르헨티나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90일간 무역전쟁을 휴전하기로 합의했는데요. 마감 시한이 3월 1일로 다가옴에 따라 양국의 협상 속도도 빨라지는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앞서 베이징에서 열린 차관급 협상에서는 어떤 합의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제프리 게리시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7일부터 9일까지 실무 무역협상을 벌였는데요. 미 무역대표부(USTR)가 9일 성명을 내놨습니다. 무역대표부는 이 성명에서, 양측 간 협상은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 장벽, 사이버 범죄 등과 관련해 필요한 중국의 구조적 변화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진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등에서 상당한 양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에 논의를 집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은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네, 중국 상무부는 하루 뒤인 10일 성명을 내놨습니다. 상무부는 7일부터 사흘간 열린 협상에서 양측이 상호 관심사인 무역과 구조적 문제와 관련해 광범위하고 깊이 있으며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를 쌓았다고 밝혔는데요. 주요 언론들은 양측의 성명에서 양국 간의 미묘한 견해 차이가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묘한 견해차라는 게 어떤 걸까요?
기자) CNBC,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이 차관급 협상에서 무역 불균형 해소와 시장 개방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았지만, 지식재산권 문제와 기술 이전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는데요. 예상대로 한단계 격상시킨 장관급 협상이 열리게 되면 이런 핵심 쟁점들에 대해 양측이 어떤 합의를 도출해 낼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시리아 철군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군요.
기자) 네,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와 싸워온 미국 주도 국제동맹군이 시리아에서 철군 과정에 들어갔다고 국제동맹군 대변인인 숀 라이언 미군 대령이 11일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현재 미국에서 엇갈린 신호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철군을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시리아에는 미군 병력이 얼마나 되죠?
기자) 약 2천 명의 병력이 주로 시리아 중북부와 동북부 지역에 주둔하고 있고요. 요르단과의 국경 지역인 동남부 지역에서 소수의 지상군이 배치돼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철수하는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라이언 대변인은 작전상 보안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 또는 병력의 이동 등에 대해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민간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 측은 이날 일부 미군 병력이 시리아 북부 하사케주 비행장에서 철수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장비를 철수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군요.
기자) 네, 미국 CNN 방송은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의 시리아 철군 발표 이후 처음으로 시리아 주둔 미군이 장비 일부를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CNN은 장비를 철수하는 것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의 첫 신호탄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보안상의 이유로, 철수한 장비가 어떤 것인지, 또 이동 수단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발표한 게 약 한 달 전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우리는 시리아에서 IS를 패퇴시켰다"고 선언하면서, 이것만이 미군이 시리아에 있어야 할 유일한 이유라고 적었습니다. 또 같은 날 오후에는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IS에 맞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며, 이제 우리의 위대한 젊은이들을 집으로 데려올 시간이 됐다며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의 당위성을 역설했는데요. 하지만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이에 반발해 사임하는 등 행정부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 소속당인 공화당 안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타이완이 미국산 전투기 도입 사업을 진행 중이군요?
기자) 네. 타이완 당국이 미국에서 신형 전투기를 추가 도입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F-16A’와 ‘F-16B’ 전투기 4대를 올 초에 배치 완료할 계획인데요. 이와 함께, 이전부터 갖고 있는 ‘F-16’ 전투기들에 현대적 장비들을 더해 ‘F-16V’형으로 개조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완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최신 기종 전투기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타이완의 의사만 중요한게 아니라, 미-중 관계가 얽힌 복잡한 문제라, 향후 어떻게 풀려나갈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신형 전투기들을 추가하려는 이유는 뭐죠?
기자) 타이완 당국의 방위전략이 최근 바뀌었습니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방법에 큰 변화를 준건데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전술 중심에서 물자 중심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진행자) ‘전술 중심에서 물자 중심으로’, 무슨 말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기자) 중국 인민해방군에 장비 대 장비로 맞서면, 싸움이 안되기 때문에, 타이완 군은 오랫동안 전술 개발에 더 몰두했습니다. 군사 장비 수준이 약간 달리더라도, 병력 운용이나 심리· 정보전에서 앞서나가면, 충분히 중국의 공세를 방어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는데요. 요 몇 년 동안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차세대 무기들을 속속 갖추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게 실제적으로 타이완에 위협이 되고 있어서, 타이완에서도 신형 군사 장비들을 들여야 할 필요가 커진 겁니다.
진행자) 중국이 새 무기들을 개발하는 게, 타이완에 어떻게 실제적 위협이 되나요?
기자) 중국 정부 당국자들이 공개 석상에서, 타이완을 상대로 무력 통일 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하고 있습니다. 새해 벽두였던 지난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타이완과의 통일을 주제로 연설했는데요. “양안 통일은 역사의 흐름이자 정도(바른길)다. 타이완 독립은 타이완에 심각한 화를 가져올 것이란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는데요. 통일 추구 과정에 “무력 사용을 포기한다는 약속을 할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당시 타이완 언론은 일제히 이 발언을 기사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타이완은, 미국산 전투기를 새로 들여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몇 년 전부터 진행해온 대응책의 일환인데요. 현재 타이완 공군에는 프랑스제 ‘미라주 2000’ 전투기가 많습니다. 오래된 기종이라서요, 프랑스 주력 전투기인 ‘라팔’보다도 성능이 한참 떨어집니다. 그래서 미국에 최신형 전투기 판매를 꾸준히 요청했고요. 미 국방부 안보협력국(DSCA)은 지난해, ‘F-16’ 전투기와 부품 등을 포함한 중요 군사 물자를 타이완에 파는 걸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F-16’을 들여가는 타이완이, 더 신형 기종을 원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F-16’도 좋은 전투기이긴 합니다만, 타이완 측은 최신 기종인 ‘F-35’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F-35’는 레이더에 안 잡히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첨단 장비라, 미국이 아무 나라에나 팔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이 ‘F-35’ 100여 대를 들여가는 계약을 맺었고요. 한국도 도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에 ‘F-15’는 팔 수 있지만, ‘F-35’는 못 파는 배경은 뭔가요?
기자) 못 파는 걸로 확정된 건 아니고요. 미국 정부가 타이완에서 ‘F-35’ 판매 요청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승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종합적인 상황 판단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내려야 할 종합적인 상황판단이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아무래도 미-중 관계 요인이 큽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타이완에 무기 거래를 승인할 때 마다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하지만, 천중지 타이완 국방부 대변인은 “모든 선택이 아직 살아있다”며, ‘F-35’ 도입을 포기하지 않을 뜻을 얼마 전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소식 한가지 더 살펴보죠. 개각 이야기가 있네요?
기자) 네. 타이완 내각이 11일 총사퇴 했습니다. 총리 격인 라이칭더 행정원장이 이날 행정원 전체회의를 열어 일괄 사표를 받았는데요. 전면 개각을 위해서 정부 각 부처 책임자들이 동시에 물러난 겁니다. 라이 행정원장 후임으로는 쑤정창 전 행정원장이, 같은 날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행정원장 이·취임식에는 차이잉원 총통이 직접 참석했고요, 쑤 신임 행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줬습니다.
진행자) 전면 개각의 이유는 뭐죠?
기자) 차이 총통 집권 후반기의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조치라고 중앙통신과 연합보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이 해설했습니다. 지금 차이잉원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만만찮은 난제들에 직면해있는데요. 대외적인 문제는, 앞서 설명해 드린 중국과의 대치가 가장 크고요, 대내적인 문제는 정부 지지율 하락입니다. 이번에 정부를 이끄는 얼굴들을 바꿔서, 여론의 지지를 조금이라도 지탱하려는 겁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정부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정부 출범 당시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11월말 ‘지방공직인원선거(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이 참패했는데요. 2016년 차이 총통 취임 후 첫 전국 단위 선거여서, ‘중간평가’ 성격이 컸습니다. 여기서 민진당이 크게 졌다는 건, 타이완 전역의 주민들이 정부와 집권 세력에 등을 돌렸다는 건데요. 독립 추구로 중국과 갈등을 키워온 차이 총통의 주요 정책이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의미로 주요 외신들이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새로 구성되는 타이완 내각, 미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기자) 차이 정권의 기존 기조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쑤정창 신임 행정원장이 민진당을 대표해 미국을 상대한 경험이 많기 때문인데요. 10여년 전에 천수이볜 총통 아래서 행정원장을 한 차례 했습니다. 당시 중국에 대해서는 자주노선, 미국에 대해서는 친선 강화, 두 갈래 축으로 민진당 천수이볜 정부의 대외 정책을 지휘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