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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오, 이집트서 중동 정책 연설...베네수엘라 마두로 집권 2기 시작


10일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 중동 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10일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 중동 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이집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정책 방향을 밝혔습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 정책과는 다른, 미국의 전통적인 역할을 되찾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비판 속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0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이 독립 후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부정 선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이집트에서 연설했군요?

기자) 네. 2년여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중동 정책 큰 줄기들이 차례로 방향을 바꿨는데요.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는 거냐, 개괄적인 내용을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10일 설명했습니다. 중동국가 순방중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있는 아메리칸대학교에서 연설했는데요.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폼페오 미 국무장관] “In just 24 months, actually less than two years, the United States under president Trump has reasserted it’s traditional role as a force for good in this region.”

트럼프 행정부가 일한 지난 24개월 동안, 미국은 중동에서 전통적인 역할을 되찾는 조치들에 주력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역할은, 중동에서나 어디에서나, ‘선을 지키는 힘(force for good)’이라고 폼페오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에는 미국이 중동에서 적절한 역할을 못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전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서, 많은 악영향이 생겼고, 지역 내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고 폼페오 장관은 말했는데요. 미국이 역할을 못하는 동안 이란의 도발이 확대되고,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도 활개치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트럼프 행정부가 나서고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이 중동에서 제 역할을 못해 부끄러웠던 시절은 끝났다고 말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폼페오 미 국무장관] “The age of self-inflicted American shame is over, and so are the policies that produced so much needless suffering. Now comes the real new beginning.”

이전 미국 지도자들이 중동 방문 때마다 협력과 지원을 약속하면서, 말로만 ‘새 시대’을 외쳤는데, 이제는 미국과 중동 관계의 진정한 ‘새로운 시작’이 열리고 있다고 폼페오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제 역할을 찾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 정책 방향을 바꾼 게 어떤 것들이죠?

기자) 대표적인 게 시리아 철군 결정, 그리고 이란 핵 합의 탈퇴입니다. 지난 연말, 트럼프 대통령이 IS 격퇴전에서 승리했다면서 시리아에서 미군을 불러들인다고 발표했고요. 그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테러지원활동을 지적하며, 2015년 맺은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했습니다. 미국은 나머지 합의 당사국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란에 핵 관련 제재를 복원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시리아 미군 철수 문제는 지금 국제사회에서 큰 논란거리 중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IS와 싸움에서 이겼다고 했지만, 현지에서 IS세력은 여전한 수준이라고 프랑스를 비롯한 동맹국들이 지적했는데요. 여기에 대해 폼페오 장관은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녹취: 폼페오 미 국무장관] “But this isn’t a change of mission. We’ll remain committed to the complete dismantling of ISIS’s threat, ongoing fight against radical Islamism in all of it’s forms.”

미군 철수가 임무 변화를 뜻하는 건 아니다, “미국은 IS의 위협을 철저하게 제거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는데요. 다만, 이라크나 다른 지역을 제외한 “단 한 곳, 시리아에서는 과거와 다른 방식을 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에 정책적 모순은 없다”고 폼페오 장관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철군에는 IS뿐 아니라 다른 문제도 있죠?

기자) 네. 미국의 IS 격퇴전에 협력해온 소수민족, 쿠르드 민병대의 안전을 보장하는 문제가 있는데요. 미군이 빠지면, 쿠르드 민병대를 테러집단으로 지목한 터키가 공격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폼페오 장관은 관련국가들과 “협의 중”이라고만 설명했는데요. 앞서 이라크 방문 현장에서는 “터키가 테러 집단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것을 이해한다. 우리는 터키를 매우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 연설에서, 대이란 정책은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이란은 중동 평화 최대 위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헤즈볼라'를 비롯한 무장세력의 폭력을 이란 당국이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미국은 특히, 이란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는 데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시리아에서 이란이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에는 미국 정부가 일체의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연임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0일 카라카스의 미라플로레스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임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0일 카라카스의 미라플로레스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5월 치러진 조기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마두로 대통령이 10일 취임식을 열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합니다.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임기는 6년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국제 사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베네수엘라의 이웃국들인 중남미 12개국과 캐나다가 지난주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들 국가 외교 장관들은 마두로 대통령 정권 당시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붕괴되고, 지난 대선 과정에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마두로 대통령 두 번째 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은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기 위해 이날(10일)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난 대선 과정에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 부정선거 논란이 일고 있는 겁니까?

기자) 당시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마두로 대통령이 68%의 득표율로 20%가량 득표한 엘리 팔콘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정부가 유권자들에게 식료품을 지급하겠다며 표를 매수하는 등 불법 선거 운동이 자행되면서, 주요 야권 후보들이 선거에 불참했습니다. 투표율도 46% 정도에 그쳤는데요. 팔콘 후보는 선거 결과를 승복할 수 없다며 재선거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국 정부 역시 같은 입장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시 선거에 앞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요. 현재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절차 훼손 등의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제사회의 이런 비판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마두로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기 하루 전날인 9일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베네수엘라의 비극은 미국의 경제 테러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주도로 베네수엘라 정부를 전복하려는 쿠데타 세력이 있다면서 이들과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 때 베네수엘라는 남미의 최대 부국이라는 소리를 듣던 나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산유국으로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우고 차베스 이전 정부 시절 하루에 원유를 350만 배럴씩 생산했습니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살인적인 경제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은 당시의 3분의 1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경제 상황이 지금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베네수엘라는 지금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와 식량, 의료품 부족으로 사실상 경제가 파탄 난 상황입니다. 더구나 굶주림에 쓰레기를 뒤지고 약탈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치안까지 불안정한 상황인데요. 이런 가운데 올해 또다시 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은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이 1천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가가 폭락했다고 해서, 국가 경제가 이렇게 파탄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많은 전문가는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정권이 지난 10여 년간 선심성 정책을 펼치는 등 잘못된 국정운영으로 석유자원을 낭비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당국의 개입으로 만성적인 식량, 의약품 부족 등의 현상을 초래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가 심각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사람들도 급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엔은 지난 2014년 이후 베네수엘라 국민 300만 명이 나라를 떠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집권 사회당에 맞서 정권 퇴진 운동을 벌였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지도자가 현재 마두로 정권에 의해 체포, 복역 중이거나 해외로 나간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일 야당인 민주사회진보연합의 펠릭스 치세케디 후보가 약 38%의 득표로 여권 후보인 에마뉘엘 라마자니 샤다리 전 내무장관을 누르고 승리한 후 승리의 브이자를 만들고 있다.
10일 야당인 민주사회진보연합의 펠릭스 치세케디 후보가 약 38%의 득표로 여권 후보인 에마뉘엘 라마자니 샤다리 전 내무장관을 누르고 승리한 후 승리의 브이자를 만들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콩고민주공화국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 선거관리위원회가 10일 오전, 지난달 30일 치러진 대선에서 야당인 민주사회진보연합의 펠릭스 치세케디 후보가 약 38%의 득표로 여권 후보인 에마뉘엘 라마자니 샤다리 전 내무장관을 누르고 승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첫 민주적 정권 이양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고요. 블룸버그 통신은 콩고 야당 지도자가 대선에서 '충격적인 승자'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된 게 독립 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과 그 아들인 조셉 카빌라 현 대통령이 세습을 통해 장기 집권했고요. 또 카빌라 부자 이전에는 역시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 모부토 세세 세코가 독립 후 1997년까지 장기집권했습니다. 치세케디 후보는 이날 대선 승리를 선언하면서, "그 누구도 야당이 승리하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이제 우리는 카빌라 대통령을 더 이상 적이 아니라 민주주의 정권으로 이양하는 협력자로 봐야 한다"며 단합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달에 치러진 선거 결과가 상당히 늦게 나왔군요.

기자) 네, 당초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대선 결과를 지난 6일 발표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더딘 개표 작업 등을 이유로 일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선 결과가 조작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다른 후보들은 선관위의 발표를 받아들였습니까?

기자) 에마뉘엘 샤다리 후보는 카빌라 대통령이 후보자로 지목한 범여권 후보인데요. 이번 대선에서 약 24% 득표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샤다리 후보는 선관위의 발표가 나오자 대변인을 통해, 선거 결과는 국민의 뜻이라며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야당 후보인 마르탱 파율루 후보는 35% 득표로, 치세케디 후보와 매우 근소한 표차로, 2위에 머물렀는데요. 파율루 후보는 치세케디 후보가 카빌라 대통령과 밀실 합의를 했다며 선거 쿠데타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요 후보가 승복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절차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콩고민주공화국 헌법재판소가 10일 안에 치세케디 후보의 당선을 인정해야 하는데요. 만일 헌재가 승리를 확인하면, 치세케디 후보는 콩고민주공화국 역사상 최초로 투표를 통해 권력을 잡은 지도자가 됩니다. 하지만 콩고 로마가톨릭 교단 측이 약 4만 명의 선거감시단을 자체 파견해 선거 과정을 관측한 결과 파율루 후보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발표하는 등 주요 단체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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