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이라크를 예고 없이 방문했습니다. 미-중 무역회담이 다음달 초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어서 사우디 정부의 개각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를 방문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전 예고 없이, 26일 오후 이라크 서쪽에 있는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방문했습니다.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동행했는데요. 연말에 가족들과 함께 지내지 못하고 파병활동 중인 미군 장병들을 격려했습니다. 약 3시간 반 동안 머물면서 군인, 군무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거나 환담했고요. 연설도 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연설을 했습니까?
기자) 이라크를 깜짝 방문한 이유는 장병들에게 감사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슬람 수니파 극렬테러조직인 IS의 세력을 위축시킨 전과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이라크 주둔군 연설] “The other reason I’m here today is to personally thank you and every service member throughout this region for the near elimination of the ISIS territorial caliphate in Iraq and in Syria.”
미군 장병들의 노고 덕분에,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 점령지가 거의 제거됐다고 말했는데요. 2년전 취임 당시에만 해도 IS가 이 지역에서 ‘지배적(dominant)’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뿐 아니라 시리아에서도 IS가 거의 제거됐다고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발표한 시리아 철군 결정에 쏟아지는 비판을 방어한 것으로 미국 언론은 해설하는데요. “이라크에서는 미군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면서, “시리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면 이라크에 있는 기지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시리아는 이라크와 이웃나라이기 때문에, 미군이 철수해도 시리아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진행자)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말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시리아에 미군을 보냈던 이유는 IS의 거점을 되찾자는 것이었지, 내전중인 나라를 완전히 다시 세워주려는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시리아 재건에는 이제 정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면서, 미군의 역할은 완수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시리아 재건에 비용이 많이 드는데, 미국이 그것을 감당할 게 아니라, 다른 부자나라들이 내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비용 문제도 중요하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에서뿐만 아니라, 미군이 세계 곳곳을 대가 없이 지켜주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이라크 주둔군 연설] “If they want us to do the fighting, they also have to pay a price - and sometimes that’s also a monetary price - so we’re not the suckers of the world. We’re no longer the suckers, folks. And people aren’t looking at us as suckers.”
미국이 그들을 위해 싸워주길 원하는 나라는 비용을 내야 한다, 물질적인 비용을 포함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미국이 그 동안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호구(suckers ·이용당하는 사람)’ 취급을 받아왔다며, 직설적인 어휘를 사용해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이라크를 방문한 배경, 그리고, 예고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뭔가요?
기자) 취임 후 2년이 가까워 오는데, 분쟁지를 한번도 가지 않았다는 비판이 부담이었다고 주요 매체들은 해설하고 있습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분쟁지역을 방문할 때, 사전 예고를 하지 않았는데요. 보안과 경호 문제 때문입니다.
진행자) 미군 장병들을 만나고 연설한 외에, 다른 일정은 없었나요?
기자) 아델 압불 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만나려던 계획이 취소되고, 대신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보도됐는데요.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도 바그다드를 방문하지 않고, 서부 지역을 택한 것은, 각국이 시리아 미군 철수 대책을 논의하는 중에 방문 일정이 너무 정치적으로 비치는 걸 피하기 위해서라고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다음달 베이징에서 무역회담을 연다고요?
기자) 네. 이달 초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상회담에서 90일 동안 ‘무역 전쟁 휴전’에 합의한 미-중 두 나라가, 다음 달 초, 처음으로 대면 협상에 나설 전망입니다. 제프리 게리시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차관급)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이 1월 둘째 주에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26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는데요. 데이비드 멀패스 재무부 차관도 협상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쪽에서도 이런 내용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상무부는 27일 대변인 브리핑에서 1월에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점은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중국 측 협상단은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차관)이 단장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양쪽 대표단장이 모두 차관급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지난주, “중국과 실무회담이 다음달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을 때는 장관급 무역·통상 협의가 점쳐졌는데요. 격이 낮아진 겁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에 풀기 어려운 쟁점이 많이 있어서, 차관급 회담으로는 합의 도출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진행자) 어떤 쟁점들이 그렇게 어려운가요?
기자) 가장 큰 게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 문제입니다. 이 회사 2인자인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의 대 이란 제제 위반 관련 혐의로, 이달 초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가, 현재는 보석 상태로 범죄인 인도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화웨이 측과 중국 정부는, 아무런 혐의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합니다. 미국이 무역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요. 게다가 미국 정부는 화웨이에 대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화웨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검토중인가요?
기자) 화웨이와 ‘ZTE(중싱텅쉰)’ 장비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 보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 초 서명해 발효시킬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앞서 미국은 연방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군대에서 중국산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알려진 행정명령은 민간분야까지 적용되는 건데요. 미국 전체에서 중국산 통신장비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조치를 추진하는 근거는 뭔가요?
기자)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를 적용할 것으로 보도됐는데요.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해 상업을 통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 법규입니다. 여기서 ‘국가 비상사태’란 안보 문제인데요. 앞서 정부에서 화웨이와 ZTE 장비를 사용 금지한 이유도, 중국이 이들 장비를 통해 중요한 정보를 빼내갈 수 있다는 안보 우려였습니다.
진행자) 화웨이나 중국 측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행정명령 계획에 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습니다. 다만, 미국이 “아무 증거없이 추정만으로 범죄를 만드는데 국가 안보를 활용한다”고 비판했는데요. 화웨이도 공식 논평에 응하지 많았습니다. 다만, 화웨이는 미국과 주요국가들의 퇴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 5G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대폭 개각을 단행했군요.
기자) 네,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27일, 외무장관 등 정부 요직을 대폭 개각했습니다. 사우디 정부의 이번 개각은 석 달 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 피살 사건으로 국제사회에서 사우디의 평판이 크게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입니다. 살만 국왕은 또 사우디의 경제와 안보를 감독하는 2개 위원회의 개편도 명령했는데요. 두 조직 모두 사우디의 실권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위원장으로 있는 곳입니다. AP 통신은 왕실과 가까운 인물들을 지명함으로써, 빈살만 왕세자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사우디의 새 외무장관에는 누가 임명됐습니까?
기자) 네, 오랫동안 재무장관직을 역임했던 이브라힘 알아사프 장관이 사우디의 새 외무장관직을 맡게 됐습니다. 퇴임하는 아델 알주바이르 외무장관은 지난 2015년, 작고한 사우드 알파이잘 사우디 왕자의 뒤를 이어 외무장관직에 올랐는데요. 국제 외교무대에서 온건한 성향을 갖고 있다는 평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의 새 외교 수장을 맡게 된 이브라힘 알아사프 장관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알아사프 장관은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Aramco)'와 사우디 왕실의 재정 자금을 담당하는 투자 회사의 이사직도 맡고 있는데요. 아람코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요. 미국 덴버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은 경제통입니다.
진행자) 이번 개각에서 또 어떤 인물들이 발탁됐습니까?
기자) 언론과 교육 장관직도 교체됐는데요. 신임 언론 장관에 투르키 샤바네 TV 진행자가, 교육장관에는 하마드 알셰이크씨가 지명됐고요. 사우디 왕실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국가수비대장에는 압둘라 빈반다르 왕자가 지명됐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주목되는 인물들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엄격한 이슬람국가인 사우디에서는 음악회나 오락 행사 같은 게 금지돼 왔는데요. 하지만 몇 년 전 빈살만 왕세자가 이를 허용하고 홍보하기 위한 조직을 신설해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이번 개편에서 이 기구의 수장으로 빈살만 왕세자의 최측근인 투르키 알셰이크 씨가 지명됐습니다.
진행자) 빈살만 왕세자가 이때만 해도 서방 세계에서 사우디의 개혁을 이끌 지도자로 비춰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빈살만 왕세자를 비판해오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가 지난 10월 초,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안에서 사우디 정보요원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됐는데요. 빈살만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미지가 급속히 추락했습니다. 현재 사우디 정부는 빈살만 왕세자가 사건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며 연루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