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 카드로 국면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제재 문제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판단이 성패를 결정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다시 구체적으로 언급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11월에 미-북 고위급 회담이 두 차례 무산되고, 북한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마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핵화 협상 답보 상태가 장기화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2차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두 달 전과 달라진 게 없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게다가 이번 발언은 실무 수준에서의 논의를 토대로 나온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어쩌면 큰 의미를 두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확인한 건 국면 전환에 중요한 동력이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해 “아주 우호적’ 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전언과,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우정과 존중’을 표명했다는 백악관의 발표도 이례적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도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적극 추진하는 것 같은데요?
기자) 한국 정부는 당초 미-북 2차 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 이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미-북 양측이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기 전에는 경제협력 등에 대한 남북 간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방문에 관심을 보이면서, 비핵화 협상의 추가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한 데 따른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내년 초 2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북 핵 외교 일정의 윤곽이 드러났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현재로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이은 미-북 고위급 회담, 그리고 미-북 2차 정상회담 개최가 유력합니다. 미-북 고위급 회담은 폼페오 장관의 5차 방북 형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올해 안에 이뤄질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가능성이 좀더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드러내 왔습니다. 따라서 서울 방문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고무됐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일이 촉박한 점을 감안할 때, 해를 넘길 것이란 전망도 많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이 `빈손 귀국’ 가능성을 무릅쓰고 서울행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
진행자) 김 위원장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이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통해 “비핵화를 제대로 한다면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바꿔 말하면, 비핵화 이전에는 제재가 유지될 것임을 확인한 겁니다. 반면, 김 위원장도 제재 문제에 대한 진전 없이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제재 문제에 절충점이 마련되지 않으면 서울 방문 여부는 계속 불투명한 상태로 남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했을까요?
기자) 지난주 만남에서 별다른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 자리에서 추가 비핵화 의사를 밝히면, 이를 토대로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추가 비핵화 조치를 약속하더라도 실제 행동은 미국의 상응 조치와 연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제재 문제에서 돌파구가 없으면 정상회담을 해도 실질적인 비핵화 이행은 제 자리 걸음을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