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오 국무장관의 이번 방북은 북한이 신속한 비핵화에 나설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후속 협상이 탄력을 받게 될지 여부도 이번 방북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정상회담이 열린 지 23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지요?
기자) 네, 당초 예상 보다 다소 늦어졌는데요, 정상회담 이후 미국 내 분위기를 감안할 때, 세 번째 방북 길에 오르는 폼페오 장관의 어깨는 매우 무거울 겁니다. 우선,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와 시한 등 `알맹이’가 빠졌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된 점입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번 방북을 통해 알맹이를 채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미 언론의 보도도 잇따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NBC’ 방송의 보도로 시작해 `워싱턴 포스트’ 와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CNN’ 방송 등 유력 매체들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공식 확인된 건 아니지만, 북한이 여전히 핵 물질을 생산하고 있고, 핵 시설을 개선하고 있으며, 보유한 핵무기와 시설을 감추려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이번에 이런 비판과 의구심을 잠재울 수 있을까요?
기자) 그러려면 적어도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먼저,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과 이에 상응한 체제 안전보장 조치, 그리고 이런 조치들의 시간표에 합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그리고 관련 시설들의 목록을 제출해야 할 겁니다. 폼페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여기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또 다른 한 가지는 뭔가요?
기자) 북한의 초기 행동입니다. 미국은 당초 북한이 핵무기 일부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폐기하고, 해외로 반출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핵화 의지를 입증하는 확실한 징표가 될 수 있고, 추후 협상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이유였는데요, 만일 성사된다면 중요한 돌파구가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서해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와 한국전쟁 미군 유해 송환도 이뤄지게 될까요?
기자) 엔진시험장 폐기는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일입니다. 또 유해 송환 역시 절차가 상당히 진행된 만큼 폼페오 장관의 이번 방북에 맞춰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 두 가지와 비핵화 초기 조치는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의지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척도가 될 겁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하기로 한 만큼 뭔가 진전이 기대되는 면이 있지 않나요?
기자) 북한의 최고 지도자 면담 일정이 방북 전에 확정된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 만큼 북한도 폼페오 장관의 이번 방북을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서한 형식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도 김 위원장에게 서한 형식의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었나요?
기자) 없습니다. 주목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곧 방북 길에 오르는 폼페오 장관을 통하지 않고 며칠 먼저 메시지를 보낸 사실입니다. 북한 측이 미리 준비할 일이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조속한 행동을 촉구하면서,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미-북 간 새로운 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자신이 취할 조치의 내용을 알렸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한 인터넷 매체는 오는 9월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던데요?
기자) 이런 전망은 이미 제기돼 왔는데요,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한 언론보도가 나온 건 처음입니다. 정상국가 지도자의 위상을 추구하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유엔총회 참석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뉴욕 만남이 이뤄지려면 비핵화가 뚜렷한 진전을 이뤄야 할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